48개월 인생의 희망
잠자리에 누워 시영이랑 책을 몇 권 읽었다.
엿장수 할아버지한테 고무신 들고 가서 엿 바꿔 먹다 엄마한테 혼나는 내용.
초집중하여 듣던 시영이가 두 가지 질문을 한다.
엄마 저거 다 팔렸어? - 아무래도 엿인 듯.
엄마 우리 집에 저거 있어? 아무래도 고무신인 듯.
엿을 모르는 아이의 엄마다, 나는...
물론 나도 고무신으로 엿 바꿔 먹은 세대는 아니지만... 고백하자면 내가 살던 봉천동엔 엿장수가 왔었더란다. 책 가지고 오면 엿 준다고....
불을 끄고 침대에서 뒹굴대며 함께 찬양을 부르다가
문득 시영이가 말한다.
"엄마 나는 항상 기뻐~"
늘 나도 알지 못하는-아니 모른다고 하고 싶은- 뭔가를 갈구하며 우울한 내게는 정말 충격적인 말이었다.
이 아이가 하나님을 잘 믿어서 그런가, 오늘 내가 좀 잘해줬나 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궁금했다. 조심스레 "시영이는 왜 기뻐"라고 물었다.
"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다는 희망에 말이야"
토씨하나 다르지 않게 정말 저렇게 말했다.
48개월 인생에게 희망이란... 아이스크림
아름답다.
덕분에 달콤하고 덕분에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