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초콜릿 당분간 안 먹는다
대한민국 vs 가나 2-3 (ft. 불매운동 아님)
2022 월드컵 예선 H조 2차전.
안타깝지만 가나에 2-3으로 패했다.
(1무 1패)
일본의 무역 보복 이후 일본 맥주를 거의 마시지 않는다. 그렇게 좋아했는데도.
당 떨어질 땐 편의점에서 자주 사 먹던 가나 초콜릿도 당분간 못 먹겠다.
사실 가나 팀보다 심판이 더 밉다. 마지막에 코너킥 왜 차지도 못하게 하나. 가나 선수가 누워 있어서 추가 시간을 좀 더 줘도 되는 거였는데.
조금 무리한 말이긴 하지만, 심판이 상대편이면 답이 없다. 벤투 감독이 격렬하게 항의하고 레드카드를 받았지만, 잘했다. 감독으로서 납득하지 못할 상황에 대해 시원하게 따졌다.
사실 그런다고 결과가 변하지는 않지만, 그 또한 결국 받아들여야 하기에, 이 경기를 통해 또 하나를 배운다.
이런 일은 얼마든지 앞으로 있을 수 있고, 결국 실력으로 그전에 골을 넣어서 심판의 편파 판정 따위 무력화 시킬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것.
전반 초반 분위기는 우리 쪽에 더 좋았다.
김민재도 우려와 달리, 선발 출전해서 든든했고, 우리 선수들이 경기를 좀 더 주도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분위기 좋을 때 골을 넣어야 하는데, 흐름이 넘어가면 우리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수도 있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민재가 부상에도 불구하고 출전해서 정말 열심히 뛰어주었지만 스코어가 말해주듯 수비 집중력 부족이 있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불안은 현실이 되어,
전반 24분 가나 살리수에게 첫 골을 허용했다.
침통함도 잠시, 흐름을 탄 가나는 계속 공격을 이어갔고,
전반 34분 네덜란드 아약스의 미드필더 쿠두스가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전반에 제발 한골이라도 넣고 끝났으면 좋겠다는 기대와 달리, 그렇게 전반이 종료되었다. 직전 경기 막판에 2골을 몰아 넣은 세르비아와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때까지는.
후반전이 시작되고 심기일전한 우리 대표팀은 공격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우리의 U 20 MVP, 라 리가 마요르카의 이강인이 이전보다 조기 투입되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2-0으로 뒤진 상태에서, 이를 뒤집기 위해 더 공격적인 양상으로 바뀐 것이 느껴졌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던 추격 골이 터졌다.
후반 12분 K 리그 득점왕 조규성이 골을 터뜨렸다.
이강인이 측면에서 올려준 공을 헤딩으로 그물망에 꽂아 넣었다. 들썩들썩했다.
동점골을 기다리는 시간도 오래 필요하지 않았다.
후반 15분 조규성이 두 번째 골까지 터트리며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따라 잡힌 상대 선수들과 가나 응원단의 침울해지는 모습이 보였다. 이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우리 대한민국 대표팀은 기세를 올려 공격을 이어가고, 더 강력하게 상대를 압박했다. 그 과정에서 미드필드 빌드업의 중심 황인범이 부상을 당해 머리에 붕대를 하고 경기장에 다시 들어왔다. 가슴 찡하고 안타까운 붕대 투혼.
하지만, 추가골과 승리에 대한 염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인생은 참 마음대로 안될 때가 있다. 부상도 개의치 않고 그렇게 열심히 뛰었는데.
후반 23분 가나의 두 번째 골을 기록했던 쿠두스에게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3-2)
이후 황의조를 투입해서 투톱으로 밀어붙이고,
조규성의 멋진 슛 그리고 이강인의 정확도 높은 프리킥 등이 나왔지만 모두 가나 골키퍼 아티 지기에게 막혔다.
(아티 지기 골키퍼는 96년생으로 스위스의 FC 세인트 갈렌에서 뛰고 있다고 한다. 전에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도 뛰었음. 우리 황희찬이 뛰었던 팀)
계속 크로스를 올리고, 코너킥을 통해 위협적인 상황이 연출되었지만, 안타깝게도 기다리던 골은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 코너킥은 앞서 말한대로 차보지도 못한 채 경기는 끝났다.
아쉽긴 하지만, 선전한 경기였다.
3-2라는 황금 스코어로 제3자에게는 재미있고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줬다. 전 경기 세르비아 - 카메룬 3-3 경기 못지 않게 흥미로웠다. 다만, 우리가 패해서 안타까울 뿐이다.
아쉬움은 잊어버리고, 발견된 미비점을 보완해서 포르투갈 잡는 것만 생각하고 준비해야겠지. 대한민국 파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