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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 Dec 17. 2022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 강산에


날도 추운데, 일단 힘 내시라는 의미로 이 노래를 올립니다.


https://youtu.be/tLfPWyfHfWg


그리고,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냥 거꾸로 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삼천포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가보기도 했습니다 ^^)




택시를 타면, 진짜 바쁠 때가 아니면, 기사님께 이렇게 이야기한다.


“천천히 가주세요.”


5분 빨리 가려다 50년 먼저 가기도 싫고,

(현실이 힘들어도, 개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을 믿는 편입니다.)

거칠게 운전하면 속도 불편해서 그리 얘기하는 건데,


반응이 재밌다.


“허, 내가 택시 운전 하다 하다 천천히 가달라고 하는 사람은 또 첨 보네.“


보통 빨리 가주세요 하기 때문에 그러신 것 아닌가 싶다.


그런데, 다들 진짜 그렇게 급해서 빨리 가달라고 할까? 조급증과 택시에 타고 있으면 요금이 계속 올라가기 때문이라 그런 것 아닌가 싶다.


내 경우 천성 상 조급증은 없는 편이고 초조한 걸 싫어해서 되도록 미리 움직인다. 보통 너무 느려서 문제이고, 공항엔 3시간 전에 도착한다. 택시 탈 일은 거의 회사 일이라 법카 쓸 때라 그런 것도 같다.




요즘 지하철은 좋아져서, 환승하기 편한 탑승 차 번호가 표시되어 있다.


1분 1초가 아깝고, 오래 걸을 필요 없이 최단 거리로 갈 수 있도록 해주니 효율적이다.


그런데, 난 그 환승이 편한 칸을 피해 다니는 사람이다.


편리하고 좋으니 사람이 몰린다. 그래서 자주 타는 노선에서는 제일 이동이 불편한 칸을 알고 거기로 간다.


조금 일찍 나와서, 운동 삼아 좀 더 걷자는 주의다.


제일 이동이 불편한 칸에도 사람이 많으면 어떡하냐고? 안 타고 보낸다. 다음 차도 그러면? 그 다음 차. 강남 2호선에서 잘못 걸려 3대를 보내도 희망이 안 보일 땐 반대로 돈다.


정말 어쩔 수 없을 때 아니면 절대 꾸역꾸역 타지 않는다.


 회사를 오래 다녀 ‘좀 쉬어야 하나’ 싶을 때 코로나가 터져 다행히 유연근무제가 정착되었다.


재택근무만 하고 대면 회의나 보고가 있을 때만, 일주일에 하루 이틀 사무실에 나올 수 있다면 정년 넘어서도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그때까지 써줄지는 회사 맘이지만.


출퇴근 시간도 제일 몰리는 9-6를 피해 선택할 수 있어, 최대한 사람들이 없는 시간 대에 지하철을 타곤 한다.




퇴직 임원 분들께도 도움을 받았거나, 배울 게 있었던 분들에겐 몇 년이 지나도 연락을 드린다.


특히, 명절이나 연말 연초에. 코로나 시기라 잘 찾아뵙지 못했지만 그 전엔 1년에 한 번 정도는 뵙고 식사를 했다.


한 분이 내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넌 내가 임원이어서 평가하고 승진시켜줄 수 있을 땐 아부도 안 하고 같이 밥 먹자고 해도 슬슬 피하더니, 퇴직하고 나서도 연락 계속하는 걸 보니 신기하다.


옆에 착 달라붙어서 키워줬던 놈들도 퇴직하고 나면 안면 싹 바꾸고 연락해도 바쁘다고 잘 만나주지도 않는데.“


‘그건 상무님이 사람 잘못 보고 인생을 잘못 사셔서 그래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게 입 바른 말 했다간, 삐져서 앞으로 못 볼 수도 있어서,


“제가 그렇죠 뭐.”

라고 말하고 만다.


사람은 과거에서 배운다는데,

역사를 공부해보면 폭군을 죽이거나, 죽게 만든 사람 중에 좋을 때 옆에서 아첨하며 자리 차지하고 호의호식한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뻣뻣해서 옳은 말만 해서 듣기 싫은 소리 하는 사람보다, 입 안의 혀처럼 구는 사람이 좋을 수밖에.


그래서 역사는 반복되나 보다.




요즘 방송이나 주위에서 험한 말을 많이 듣는다.


“이를 갈고 준비하라.”

“칼을 갈아라.”


”무를 갈아라.“ (이건 아닌가 ^^;;)


참 갈 것도 많다.


“씹어 먹을 듯이 마주 보고 달려들어라.”

“찢었다.”


뭘 그렇게 갈고 찢고 씹어먹는지. 너무 험하다.

자극적으로 어필하고 관심을 끌려는 것 같기도 하고

열심히 하자는 의미 같은데 가끔 듣기 불편하다.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고, 때와 사람을 만나면

열심히 할 땐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럴 시기와 일이 있다.


하지만 마음을 계속 그렇게 태우다 보면 몸도 타서 재가 될 수 있다.

(열심 : 熱心 - 마음을 태울 정도로 한다)


무리해서 몸이 버티지 못해서 병이나 그 이상으로 가기도 하고, 보상 심리로 이상한 쪽으로 튀어 사람이 맛이 가버리기도 한다.


음주 운전, 마약, 도박 등등 종류는 너무나도 다양하다. 방송, 뉴스에서도 종종 보게 되지만, 주위에도 많다.


잘하고 싶은데 열심히 하지 말라는 말이냐?


아니다. 나도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던 때가 있었다. 독서실에서 밤에 제일 늦게 나오며 공부할 때도 있었고, 집은 잠깐 가서 씻고 눈 붙이고 나올 정도로 일한 적도 있었다.


매사 열심히 하는 것 좋다.


다만, 그러다 자신이나 주위를 챙기지 못해서, 명을 다 살지 못하고 앞서 가지 말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나는 불같이 화끈하게 살다가 일찍 가련다 주의일 수 있다. 자기 인생 그렇게 산다는데 무슨 말을 하겠나.


다만, 자신이 그렇다고 남에게도 그런 삶을 강요하고, 그렇게 살지 않는다고 한심하게 쳐다보면 안 될 것 같다.


모두가, 항상 그렇게 살 필요는 없다. 다들 자신만의 삶의 방식과 사정이 있다. 너무 경쟁 위주로 흐르고 획일적으로 한쪽으로 몰아붙이는 세상은 좀 아닌 것 같다.


거꾸로 사는 한 사람의 조금은 다른 생각으로 봐주십시요. 세상은 다양하잖아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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