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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 Jan 13. 2023

잊혀진 계절

김소연 - 싱 어게인 (sing again) 2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당신을 생각해요.“


김현식 님의 ‘비처럼 음악처럼’이 생각나는, 비 오는 금요일 아침입니다.


감성에 젖기 좋은 오늘 같은 날, 오래만에 음악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JTBC 싱 어게인은 사실 잘 모르던 프로였습니다.


제일 처음 접했던 건 이무진 님의 ‘누구 없소’ 였죠.

첫 소절이 늘 중요하다고 말씀 드렸는데, ‘여보세요’ 단 네 글자로, 와우 소리가 나오게 만들었죠.


대단했습니다.


이승윤 님도 대단했고, 락커 정홍일 님도 엄청났죠. 그 폭발력.

(이 분들 노래도 나중에 다뤄야겠네요.)


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김소연 님의 ‘잊혀진 계절’ 이었습니다.


(아, 이무진 님의 누구 없소는 남기지 않을 수가 없네요. 많이들 들어보셨겠지만, 아직 못 들어보셨거나 다시 듣고 싶으신 분을 위해 남깁니다.)


https://youtu.be/Fb2vc5QjrN4




잊혀진 계절은 원래 이용 님의 원곡이라고 합니다.


사실 그전까진 들어보지 못한 곡이었어요.

저로서도 옛날 곡이었던 셈이죠.


그런데 말이 없던 스무 살 낭자께서 부르는 이 노래에서, 제 옛 추억이 생각나다니. 음악의 힘이란 참 위대합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헤어짐이란 정말 그런 것 아닐까요.


누군가가 잘못해서 헤어지기도 하지만,

사소한 오해들이 쌓여서, 서로를 이해하는 노력이 부족해서, 이럴 거면 우리 여기까지 하자.

하고 헤어질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함께 했던 따뜻한 시간들은 잊혀진 채, 차가운 말만이 비수가 되어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죠.


당시에는,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라는 말처럼,


이해되지 않는 그런 말들이 뜻 모를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이유도 모른 채 그냥 좋아서 함께 한 시간이, 또한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한 채 잦아지는 다툼으로 결국 끝나가는 이야기일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만났을 때, 옛날 이야기를 하다 보면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로 그땐 왜 그랬나 싶기도 하는 것처럼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헤어지던 그날, 함께 밝게 웃던 모습이 아니라,

이별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만들었던 그 쓸쓸했던 표정.


제 잘못으로 헤어졌다고 생각하지만,

그때 붙잡지도, 뭐라고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헤어졌던 그날이 생각나서 슬프네요.


헤어지고 난 후,

내 부족함에,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는 아쉬움에,

한참을 차 안에서 울었던 것 같습니다.

바보처럼요.


뒤늦게 후회하지 말고, 있을 때 잘하지 그랬어라는 말에, 뭐라 변명할 수 없지만, 서글픈 마음은 한동안 계속되었던 것 같습니다.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계절이 지나, 다시 그 친구와 함께 했던 계절이 돌아오지만, 함께 걷던 길과 자주 가던 곳에도 혼자 멍하니 서 있네요.


이제는 오래전 일이라 눈물은 나지 않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라는 가삿말이 많이 와닿습니다.


한번 들어보시며 옛 추억에 잠시나마 잠겨 보셨으면 합니다. 저처럼요.


https://youtu.be/QU9FYPK4L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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