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배령
춘천 가는 기차를 탄 지도 꽤 되었네요.
예전엔 훌쩍 떠나기 좋은 곳이 춘천이었는데요.
춘천은 참 아름다운 곳이죠.
소양강의 석양을 보며, 이 곳에서 서울로 출퇴근을 하면 어떨까 생각까지 해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레고랜드가 들어선 중도가, 춘천 사람들에겐 경치 좋은 소풍이나 나들이 장소였다고 하는데요.
개발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였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춘천은 저에게 평온하고 자연 속의 도시 같았죠.
춘천이 고향인 친구와 이 곳에 놀러 간 적이 있었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홀로 훌쩍 떠나서 낯선 도시에 가보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그곳을 잘 아는 친구와 동행하면 안내도 해주고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청량리에서 ITX를 타고, 남춘천 역에서 내려서 걸어간 곰배령은, 역에서 500 미터 거리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죠.
춘천에 가면 당연히 닭갈비일 거라 생각했는데 조금 의외였어요. 나중에 알았지만 닭갈비나 막국수는 편하게 먹을 수 있으니 같이 간 친구가 신경 써서 좋은 곳으로 데려가 준 것이었죠.
춘천 KBS 맞은편의 깔끔한 건물에 위치해 있어 찾기도 쉽고 깨끗한 보였습니다.
역시 방송국 옆에 맛집이 많아요. 시청이나 구청 옆에 상권이 발달해 있는 것처럼요.
강원나물밥 정식을 먹었는데, 강원도 토속음식전문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찬도 좋고 음식들이 참 깔끔했어요.
춘천 분들이 가족 생일 등에도 오는 곳이라고 하니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강원나물밥정식 : 2.4 만원
곰배령 한정식 : 3.2 만원
곰배령 특정식 : 4.2 만원
배 불리 먹고 택시를 타고 공지천으로 가서 유유히 산책을 즐겼죠.
잘 먹고 좋은 풍경을 보며, 좋은 사람과 함께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 행복한 일도 없습니다.
깨끗하고 여유로운 자연의 춘천에 살다, 복잡한 서울에 살며 힘들어 하기도 했던 그 친구는, 서울 도심에서 산책할 때보다 한결 표정이 좋아 보였어요.
역시 사람은 자기 고향이 편하고, 자연 속에 있을 때가 행복하다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한참 걷다 보니 이번엔 MBC가 보였어요.
걷다 보니 방송국에서 방송국으로 찍었네요.
춘천 가자고 여러 번 이야기 할 때, 바쁘기도 해서 미뤘는데, 진작에 와볼걸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으면서도 힐링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으니까요.
한참을 걸으면서도 여유롭고 행복했던 기억.
춘천은 저에게 아름다운 자연이자, 사랑으로 남아 있습니다.
곰배령
강원 춘천시 춘천로 19
0507-1393-5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