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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 Feb 11. 2023

소고기를 좋아한다면 꼭 한번 가볼 만한 맛집

왕십리 대도식당

소고기는 어렸을 적엔 자주 먹지 못하는 음식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비싸니까.


집에선 주로 삼겹살을 구워 먹었고,

밖에선 냉동 삼겹을 사 먹었다.

(삼겹살은 늘 맛있다. ㅎㅎ)


식당에서 먹으면 1인분에 3만 원 이상이기 때문에, 만 원대의 삼겹살보다 확실히 부담이 된다.


삼겹살 2-3인분 먹을 돈으로, 소고기 1인분을 먹는 정도가 되기도 한다.


좋은 날에 도와준 후배에게 소고기 사줬다가 20만 원이 넘은 적도 있었고,


여러 명이어서 소고기 회식을 하면 100만 원이 넘는 금액이 나온 걸 본 적 있기 때문이다.


삼겹살은 반값 아니면 1/3 값이니 가성비에서 비교가 된다.


하지만, 누구 말마따나,

‘소고기는 법카로 먹을 때가 제일 맛있다.’


(누가 지었는지 참 잘 지었다.)


를 믿고, 한 번씩 회식 때 소고기를 먹는다.




그날 회식 장소 공지를 보고 놀랐다.


회사 근처도 아니고, 지하철이나 택시를 타고 이동하자는 거였다.


‘그냥 근처에서 먹지.

회사 근처에도 소고기 맛집 많은데,

돈 없어서 못 먹지.‘


궁시렁 궁시렁하면서도, 내 돈 내고 먹는 것도 아니고, 어른들이 좋다고 가자고 하시니, 끌려갔다.


(실제로 광화문 근처에도 소고기 맛집이 많다.

갈비탕을 소개할 때 등장한 을지로 우촌도 있고,

광화문 등심, 르메이르 더미, tower 8 지하에 있는 뚝심 한우, 인사동 최대감네 등등


이렇게 주변에 소고기 맛집이 많은데, 왜 굳이 퇴근 시간에 지하철에 사람도 많고, 차도 막히는데 이동을 하는지)


하지만, 식당 근처로 가자 맛집의 스멜이 왔다.

골목에 큰 식당과 빼곡한 주차 상황을 보고 감이 왔다. 여기 맛집이구나.


(역시 어른들과 여자 말은 들어야 하는건가)


무려 수요미식회 1회에 나왔다고 하니, 프로그램 론칭하면서 첫 회 시청률이 중요하니, 첫걸음에 그동안 준비한 것 중 가장 자신 있는 것을 내놓지 않았겠나 싶었다.


근처 마장동이 고기 시장으로 유명해서 가서 먹어도 봤는데, 거기서 신선하고, 질 좋은 고기를 가져오는지 몰라도, 원래 맛있는 한우. 그 이상이었다.


(사진 : 네이버 ksnaggo87 님 블로그)


잘 되는 식당은 보면, 한 가지 재료와 음식에 워낙 자신이 있으니, 메뉴판이 크게 복잡하지 않고, 고민할 필요 없이 대표 메뉴를 먹으면 된다.


꽤 비싼 식당임에도 찬은 별로 없었고, 파무침과 채소가 다였는데, 법카를 믿고, 혼자 5인분은 먹었던 것 같다.




아마 대문 사진을 보시면서 글의 제목과 음식 사진이 맞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셨을 거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고 하지 않던가.


이미 아시거나 눈치채신 분도 있으시겠지만,


이 집은 한우 등심과 깍두기 볶음밥을 대표 음식으로 내놓고 있다. (깍두기 볶음밥 4500원)


원래 고기를 먹고 불판에 밥을 볶아 먹으면 맛있는데, 이 집 깍두기 볶음밥은 뭔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


고기를 실컷 먹고 배가 많이 불렀는데, 한 입만 먹고 말려고 했는데, 결국 달렸고 소화제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글을 쓰려고 오랜만에 검색해 봤는데,

한우 생등심이 4.6 만원이라니.


물가가 장난이 아님을 다시 한번 느낀다.


이 정도면 제목을 바꿔야 하나 싶지만,

(소고기를 좋아한다면, 살면서 한 번쯤은 가볼 소고기 집)


제목이 너무 길어지면 조금 그렇고,

살면서 한번 가기엔 아쉬워서 그냥 놔둔다.


너무 잘 되서 강남 삼성점을 비롯해, 체인이 되었는데, 회식으로 가보았지만 역시 본점이 제일 나은 것 같다.


회식을 하며 알게 되고, 예전에 아주 특별한 날, 소중한 사람들과 같이 갔던 기억이 난다. 무척 좋아해서 돈 쓰는 것이 아깝지 않았다.


웃음과 담소.

소고기는 사랑이라 했던가.


아 아침부터 소고기 글 썼더니 배 고프네요.

밥 먹어야지.


여유 있는 식사가 있는 주말 보내세요 ^^



대도식당 왕십리본점


서울 성동구 무학로 12길 3

0507-1360-9772


https://naver.me/5Ce7DGmP


(사진 : 네이버 체크세탁소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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