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트롯 2 - 1:1 데스 매치
미스터 트롯 2 방송을 보지 못하신 분은 제목이 뭔가 싶으실 겁니다.
(보신 분들은 ‘훗’ 하고 계시죠? ^^)
지난 번 무대에서 ’낭만에 대하여‘ 라는 노래를 부르신 아나운서 김용필 님이, 이번 라운드에서 김정수 님이 부르셨던 ‘당신’ 이라는 곡을 불렀습니다.
1:1 대결에서 승자는 올라가고 패자는 내려가는데,
15-0 이라는 압도적인 투표 결과를 얻고 승자가 되었습니다.
https://brunch.co.kr/@6dad664f134d4c4/208
중년의 아나운서가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을 하고, 같이 살아 온 아내를 향해 진심을 다한 노래를 불렀습니다.
한번 더 노래를 부를 기회가 있다면, 부르겠다고 하신 곡이었어요. 말하자면, 준비된 곡이었던 거죠.
첫 소절도 좋고, 흐름도 너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어지는 고음과 툭 떨어지는 다음 음까지도.
내 가슴에 묻혀 꿈을 꾸는 그대여
야위어진 그댈 바라보니 눈물에 솟네
이 대목에서는 찡했습니다.
큰 수술을 받으신 어머니가 다행히 회복하셨지만, 젊으셨을 때 했던 고생이 남아 있으시기도 해서, 나이 들어 야위어진 뒷 모습을 봤을 때가 떠올랐어요.
더 잘해 드려야 하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표현이 조금은 쑥스러워서 잘 못했던 것 같아요. ‘살아계실 때 잘해드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라는 말처럼 더 잘하고 챙겨 드려야겠습니다.
고왔던 여자의 순정을 이 못난 내게 바쳐두고
한마디 원망도 않은 채 긴 세월을 보냈지
하이라이트는 이 대목이었던 것 같아요.
고왔던 여자의 순정. (그 사랑스러움.)
이 못난 내게 바쳐두고. (감사하고, 미안하고.)
한마디 원망도 않은 채. (묵묵히 내 옆을 지켜주고 외롭고 힘들 때 힘이 되어주면서도, 부족한 내게 원망도 하지 않은.)
긴 세월을 보냈지
여기서 터졌던 것 같습니다.
몇 번 반복해서 들으니 처음보단 조금 덜한데, 처음 들었을 땐 정말 임팩트가 있었어요.
윤복희 님의 ‘왜 돌아보오’를 부른 하동근 님도 애절함과 동시에 트롯 현역의 ‘기술 들어갔다’는 표현처럼 멋진 무대를 선보였지만, 결과는 0표였죠.
하지만, 이 대결을 통해, 김용필 님이 ‘진’을 차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가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진솔한 감정과 표현이 무척 좋아서 임영웅 님이 엿보이기도 했지요.
거기에 더해, 현역부의 기교를 배워서 잘 적용한다면, 잘하는 일반인을 넘어 정말 아나운서 관두고 현역 트로트 가수가 되어도 잘 되실 것 같습니다.
‘진’을 놓고 겨룰, 진해성 님 같은 분들이 정말 잘하시지만, 뭐랄까요. 많이 보고 들어서 익숙해져 버렸다고 할까요. 아무래도 대중음악에서, 새 얼굴이 갖는 장점이 있잖아요.
그런 점까지 잘 살리면 ‘미’에 그치지 않고, ‘진’에 도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즌 1에서 진솔한 표현의 임영웅 님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졌던 것처럼, 그런 모습이 보이기도 했거든요. 주 시청자 층인 저희 어머니 같은 분들도 벌써 많이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좋은 노래를 놔두고 말이 길었네요.
들어보시죠 ^^
https://youtu.be/XL0aqIfXOv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