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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 May 17. 2023

사랑방 칼국수

충무로 토종닭


지난 글에서, 충무로의 푸짐한 해물 맛집을 소개 드렸지요.


https://brunch.co.kr/@6dad664f134d4c4/474


이번엔 그 글에서 언급했던 토종닭 맛집 이야기입니다.


음식은 맛도 맛이지만, 추억을 먹는 곳이라는 그 곳.


역시,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는 건가요?



이 가게를 맛집 여행 매거진에서 한번 다뤄야 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참 공교롭게도 얼마 전 이 곳을 오랜만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주말 오후였지요.


일이 있어 주말에 을지로에 나갔는데, 희한하게 그 쪽으로 발걸음이 옮겨졌습니다.


맛집, 좋은 식당은,

같은 건물 안에 있는 구내식당 내려 가서 밥 먹는 것도 귀찮아 하는 인간을,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가게 합니다.


강남에 살거나 근무하시는 분들이,

재미있게도 강북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정감있는, 오래 된 삶의 공간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북촌 한옥 마을 골목길과 삼청동 그리고 인사동까지 이어지는 길이 대표적인 그런 공간이지요.

광화문을 중심으로 서쪽에 위치한 서촌도 골목 골목, 특히 예전 공무원 분들의 삶이 묻어 있습니다.

요즘은 TV 음식 소개 프로그램 때문에 미식의 거리 중 하나가 되기도 했지요.


그리고 인사동에서 낙원상가를 지나면 나오는 익선동은 문래동처럼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변한 곳이고,

지금은 조금 퇴색했지만 그래도 중심지일 수 밖에 없는 종로로 이어집니다.

 

종로에서 조금 걸어 오면, 을지로와 명동이지요. 코로나로 명동에 사람이 줄어든 때도 있었지만,

요즘은 외국인 관광객 분들도 많이 오시고 있고, 명동보다 상대적으로 땅값이 싼 을지로에 호텔과 같은

숙박시설도 꽤 있습니다.


명동에 명동성당이 있다면, 을지로와 충무로로 이어지는 길에는 영락교회가 있지요.

인쇄소 길과 영화인의 거리가 함께하는 충무로에도, 그 분들 뿐만 아니라 쌍용 등 여러 회사들의 추억도 깃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곳에 오시면 감회가 새롭다는 말씀을 하시는 어른들이 많지요.


브런치를 하는 분들 중에, 지방에 계신 분들도 많으신 것 같아, 겸사 겸사 적어 봅니다 ^^


오늘은 음악 소개 DJ도, 연애 수필 작가도 아닌, 여행 가이드가 된 기분이네요 ㅎ







사랑방 칼국수 집 안은 좁습니다.

다닥다닥 붙어 앉아서 먹어야 하지요.


그래도, 인심만은 후합니다.

일단, 가격부터 착하지요.


요즘 식당 가서 괜찮은 밥이라도 먹으려면 만원은 기본이고,

맛집이라면 만원은 훌쩍 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명한 냉면집 냉면은 1.2만원을 넘기도 하고,

제가 좋아하는 갈비탕은 1.4만원 혹은 1.6만원 이상을 받기도 합니다.


이 곳에선 칼국수는 7천원이고,

저는 백숙 백반을 먹었습니다.


요즘 물가 때문에 올라서 1인분에 9천원이라니 참 착한 가격입니다.

대문 사진과 마지막 사진이 백반 사진입니다.


여러 사람이 가시면 통닭 백숙과 토종닭 메뉴도 한번 드셔 보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보통 점심 식사로 간 적이 많았는데, 어른들이 저녁 식사를 이 곳에서 하자고 하셔서 갔을 때는,

백숙과 토종닭을 먹었습니다.


어떤 특별한 조리법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담백하면서 왜 그렇게 맛있는지.

소스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함께 하셔도 좋습니다.


치맥보다 건강한 맛의 닭 백숙 맛집.


힙지로답게 이번에 갔을 땐 어린 친구들이 많은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세대 공감이 오래 된 음식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 인심 덕에 추가 공깃밥은 무료입니다.


세상이 점점 더 팍팍해져서 추가로 시키면 천원씩 더 받는 곳도 늘어나고 있지요.

이젠 영국의 한식당처럼 추가 반찬은 돈을 받는 곳도 많습니다.

너무 추가를 많이 시키셔서,


'와, 너무 하네. 저 정도는 돈을 더 받아야 하는 거 아니야.'


싶을 때도 있어 이해는 되지만,

그 정도로 뽕을 빼려는 분들은 적습니다.


아쉬운 세태입니다.


밥을 처음엔 적게 주시는데 부족하시면 추가해주시니,

마음 편하게 더 달라 하시면 되겠습니다.


주인 할머니의 한결같은 말씀이 왠지 정감있게 들리네요.


"맛있게 드셨어요?

또 오세요~"




사랑방칼국수


서울 중구 퇴계로27길 46

02-2272-2020


https://naver.me/xJNav0w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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