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잔혹 실화 (2) - cameo
아래 글에서 이어집니다.
https://brunch.co.kr/@6dad664f134d4c4/490
아마 이 창업자 고문도, 이 전공을 싫어하는 이유가 이런 것이었을 거다.
마음대로 속된 말로, ‘조지고’ 싶은데, 그랬다간 형사 사건으로 비화하고, 그 외에도 언론 타게 만들거나 고용청 신고 등으로 괴로워지고 싶지 않아서였을 거다.
하는 짓을 보니 이미 전에 경험을 해서 해당 전공자에 의해 데어본 적이 있거나, 최소 주위에서 듣거나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전공 친구들이 사회 생활 잘 못한다, 부적합하다. 라고 말하기도 하고,
다루기 힘들다, 주관이 강해서 말을 잘 안 듣는다. 그러면서 말은 많다 라고도 한다.
나도 말이 많아서, 이렇게 글을 많이 쓰고 있는걸까?
현실에선 말이 별로 없다. ㅎ
다행히 15년 이상 직장 생활을 이어오고 다른 활동도 잘 하고 있어, 이런 말에 동의하지 않지만, 솔직히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다.
대학 졸업할 때가 되어 회사 면접을 볼 때도,
타 전공 친구들과 단체 면접을 볼 때와,
같은 전공의 친구들과 단체 면접을 볼 때 분위기가 아주 많이 달랐다.
타 전공 친구들과 면접을 볼 땐 자신을 어필하려고 갑자기 노래도 부르고 춤을 추기도 하고, 사근사근 좋은 말도 잘하고, 자신의 의욕을 보여주려는 적극적인 모습들이 많았다.
그래서 놀라기도 했다.
내가 할 수 없는 범주의 행동들이었고, 주변에서도 잘 보지 못한 모습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회사를 오래 다니며 많이 다듬어져서 조금 흉내는 내는데, 제대로 따라하지는 못한다. 내 기준으로 후하게 점수 줘서 51점 정도.
그 이하였으면 진즉에 짤렸을테니깐 흐
회사 이름으로 N 행시를 지어오는 등의 모습이,
면접장에 가서 기다리는 동안, 심심해서 같이 앉아 있는 친구들이나 인솔하는 사람들에게,
“근데, 이 회사 뭐 하는 회사예요?“
이런 한심한 질문이나 하며, 또 거기서 주워 들은 말을 면접에서 썰 풀던 나와는 참 많이 달랐다.
같은 전공 친구들과 단체 면접을 볼 때, 예를 들면,
“우리 회사 왜 지원했습니까?”
“고시 떨어져서 취직이나 하려고요.”
라는 무성의한 대답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그 와중에도 전공을 살려서 논리적으로, 사전 조사를 통해 준비된 대답을 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다만, 전체적으로 사근사근하지는 않았다.
나같은 경우 다른 직무에도 관심이 있어서, 다른 곳에서 다른 전공자들이 하는 걸 보고 배우고 느낀 게 있었다.
아마 같은 전공자들 사이에서도, 운 좋게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직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실제로 한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갔을 때 일이다.
SKY 한 명씩 그리고 그 다음 학교라 불리는 곳의 한 명,
다음으로 내가 최종 면접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면접 대기하며 소속 학교를 들어보니, 솔직히 학벌 면에서 내가 제일 딸려서,
‘S대까지 있는데, 난 들러리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다들 곧이 곧대로만, 그리고 어찌 보면 건성건성 대답을 하는 걸 보고, 다른 회사 면접에서 비 전공자들과 그룹 토의 면접을 하며 경험치가 쌓인 내가,
어쩌면, ‘비교 우위’라는 걸 이들 사이에서 가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바로 그 S 대 분은,
“나 잘난 놈인데 어쩌다 보니 꼬여서 시험 안 되어서 일단 여기에 이렇게 앉아 있게 되었네요.
알아서 뽑아는 주세요.
솔직히 열심히 할지는 모르겠고, 어쩔 수 없이 돈은 벌어야 해서 다닐건데요.
회사 다니면서 고시 준비 더 할 수도 있고, 돈 모으면 때려치우고 고시 준비 다시 할 수도 있어요.“
거의 이런 분위기였고, 다른 분들도 비슷했다.
그런 상태에서, 다른 면접에서 배운 필살기를, 대기하며 배운 것과 함께 써 먹으니,
제일 기대가 없던 나였던지라 사장님이 조금 놀라시는 눈치였다.
‘자식, 열심히 하네. 의지가 있구나.’
약간 그렇게 생각하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면접 마치고 만난 김에 고생했고 답답한데 같이 맥주나 마시자 해서 함께 면접에 들어갔던 사람들과 한잔 마셨다.
오늘 처음 봤고 서로 잘 알지도 못하지만, 같은 전공이고, 면접 후기와 함께, 발가벗겨지는 면접의 힘든 이야기를 같이 겪은 사람들끼리 나누었다.
정보 공유도 할 겸 면접비로 받은 몇 만원도 있으니 그렇게 맥줏집에 옹기종기 앉았다.
그런데 앉은 자리에서 이야기를 하다, 어느 순간 다들 내가 붙을 것 같다고 말해서 놀랐다.
“우와, 면접을 어디서 그렇게까지 준비했어요?”
하며 놀라는데,
‘아니, 형님들이 밑에서 그렇게 깔아주는데, 나라도 나를 뽑겠소.
다른 데 가서 상대나 사회학과 그런 친구들 면접보는 것 한번 보시요. 나같은 건 쨉도 안 됩니다.“
라고 술 마신 김에 말할 뻔 하다, 참았다.
실제로 내가 뽑혔다.
후에, 그 면접 자리에 배석했던 경영본부장님이, 알고 보니 같은 대학 선배셨는데, 뒷 이야기라고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때 원래 내정자가 S 대 아니면 K 대 친구였는데,
다른 친구들이 건성건성 대충 대답하는데, 자네가 열성적으로 임해서 뒤집힌 거였어. 윗분들이 고민 많이 한 결과야. 그러니까 열심히 해.“
속으로 생각했다.
‘면접 때 진짜 열심히 하는 친구들을 못 보셨네요, 상무님’
그리고, 나도 같은 전공 친구들과 토론을 하다 보면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 필수 과목인 논리학에 근거해서, 객관적인 증거를 갖고 말해도, 짜증스러운 대화인 경우가 많았다.
더군다나, 억지 궤변도 늘어 놓고, 말 꼬리 잡기도 많이 했는데, 말 잘하는 것이 기본 역량이라 그런지 뚫린 입으로 주구장창 남의 말 안 듣고 쾌속 질주하는 경우도 많았다.
중간 고사 전날 밤새고 외워서 답안지 쓰려고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잠깐 야식 먹자고 해서 간 자리에서 이슈되고 있는 사회 문제 토론하다 날 밤 새서 시험을 망친 적이 있었다.
지금은 그래서 빡 받아서 말 많이 하는 것도 스스로 주의하고, 상대방이 그런다 싶으면 대화를 정리하는 스킬이 늘었다.
즉, 전공자인 내가 이럴진대, 해당 전공자가 아니면서 돈 주고 사람을 써야 하는 입장에서, 이렇게 자기 말 많고 따지기 좋아하는 사람이 좋게 보일 리가 없었을 거다.
더군다나, 고용하는 사람이 가방 끈이 짧거나 공부를 못 해서 막무가내로 지르면서, 그러면서도 상대방이 말 들어주고 굴복해 주길 바라면 당연히 갈등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성질까지 급하고 인성도 좋지 않다면 싸우는 일이 다반사다.
여기 때려 치우면 갈 데 없냐?
설마 산 입에 거미줄 치겠냐?
하며 들이박아 버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기획력이 없다 라는 표현도,
답답하고 유연하지 못하다. 전체를 보는 눈이 부족하다. 뭐 그런 말을 나름대로 약간은 돌려서 말한 것 같다.
우리나라 최고 대학이라는 S대 문과에서도 가장 높은 과였고, 기업에서도 기획 업무 잘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쉽게 수긍하지 못하는 해당 전공자도 있을 것 같다. 나처럼.
이 몽둥이 찜질 아저씨 머릿 속에는 ‘그냥 맘에 안 든다’ 라는 표현과 거의 비슷하다고 본다.
이렇게 싫어하는 전공자가 있었지만, 이 고문님은 또 반대로 어린 여성은 좋아했나 보다.
이상한 인간들은 나이 먹어도 왜 이렇게 한결 같은지. 돈 욕심 등이 많으면 그 쪽으로도 욕심이 많기도 하다던데 이런 일들을 보면 진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70대 사이비 교주가 20대 여성을 성추행, 성폭행 하다 감옥에 10년 정도를 다녀오고도, 다시 그 짓을 해 사회적으로 난리가 나고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데, 정상적인 나라라면 적어도 100살은 넘어야 나올 것 같다.
그때도 안 죽고 나와서 똑같은 짓을, 그 나이에 반복한다면 그건 진짜 그런 나쁜 짓 쪽으로는 신(?)이라고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제발 그런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안 그래도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고, 그마저 신입보다 경력 채용으로 전환되며 ‘공채’라는 것도 사라진 곳이 많다.
그러니 면접은 커녕, 서류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신입 지원을 했을 때도 서류에서 탈락한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훨씬 더 많다고 알고 있다.
AI 시대에,
AI 역량검사 (역검이라고 줄여 부른다) 라는,
사람도 만나기 전에 컴퓨터 (혹은 기계) 선에서 물 먹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공부도 대학 혹은 그 이상에서 할 만큼 하고, 단군 이래 최대 스펙을 경신하고 있는 친구들이 취직조차 힘들어 하는 시대다.
그런데, 어린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산점’ 혹은 서류는 일단 통과시켜 준다니.
(아래 글로 이어집니다.)
https://brunch.co.kr/@6dad664f134d4c4/4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