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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 Aug 31. 2023

사랑이란 그런거지


회사 후배가 한 모임에 갔다가 호감이 가는 분을 만났습니다.


그런 걸 요즘 말로 자만추라고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 하는 것 같습니다. 서늘해져만 가는 가을 추 (秋)에 잘 어울립니다.


회사에선 제가 연애 수필 작가인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 작가 앞에서 신나서, 오랜만에 느낀 설렘에 대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행복하게 이야기 하는 후배. 오랜만에 무척 밝아 보이네요. 일할 때는 늘 울상이었는데 말이죠. 역시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해야 표정이 좋습니다.


연애 이야기를 주로 하다, 남의 연애 이야기를 들으니 무척 재밌더군요. 이 맛에 다른 분들이 제 글을 읽어주시는 것 같구요. 이래서 좋은 작가는 좋은 독자이기도 해야 한다는 말이 있나 봅니다.


옛날 생각도 나고, 흥미롭게 듣다 보니 마치 제가 겪은 것처럼 느껴져서,

8월의 마지막 날, 9월의 초입에 고이 적어 띄워 보냅니다.




사랑이란 말야.

처음 만나서도 내 이상형이고 나와 맞는 사람이란 걸 단번에 느끼게 되지.


아닌 사람이라면 바로 실망하고 집에 갈 궁리만 하게 될 텐데, 너와 함께 하다 보면 집에 갈 시간마저 잊고 말아.


들키지 않으려 애써 외면해도 자꾸 시선은 너에게로 향하고, 멀리 떨어져 있다가도 어느새 서로의 근처로 이끌리듯 가게 되지. 마치 자석처럼 말이야.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난 너만 보이고, 넌 내 얘기에 푹 빠졌었지. 우리 둘만 있었던 것처럼.


그렇게 기분 좋게 설레는 불편함은,

우리 사이 잘 맞는 오케스트라를 닮은 케미스트리 속에서 멈추지 않는 웃음으로 사라지고.


아쉬운 이별 후엔 함께 했던 시간을 생각하며 미소 지어. 그리고 너에게 어떻게 연락할지 생각해 본다.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다 용기를 내어 보낸 짧은 문자.

어제 잘 들어갔느냐는 말에 밝게 화답해 주는 너.

그리고 커피 한잔 하자는 귀여운 답장.


시작되는 사랑의 설렘으로 맘이 급해진 우린 당장

만날 약속부터 잡았지.


아무거나 잡히는 대로 입고 나가던 내가,

몇 번이고 옷을 갈아 입어보고, 머리를 매만지는 날

발견하며 웃음 짓는다.


널 만날 시간이 다가올수록 가슴은 점점 더 두근거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시간은 더디게 가는 걸까.

조바심에 자꾸 시계를 쳐다본다.


지나치는 사람들 속 멀리서도 널 알아볼 수 있고, 예뻐 보이려 정성 들여 화장한 이쁜 니 모습에 반해버리고 한순간 멈춰선다.


너도 나와 같은 마음일거라는 기쁜 동질감에, 손을 흔들어 밝은 인사를 건넨다.


서로에게 한 발짝씩 더 다가가, 시시콜콜한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오래 이야기를 해도 뭐가 그렇게 궁금한 게 많은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우리는 함께 했어.


헤어지는 게 아쉽고, 계속 보고 싶은 너.

핸드폰 속 니 사진을 보고 있으니 더 보고 싶어 진다.

다시 만나고 싶고, 같이 있고 싶은 마음만 깊어가네.


어깨를 나란히 하며 걷다,

수줍음에 찌릿하게 손을 조심스레 잡고,

그러다 안고 있으면 떨어질지 몰라.


너와의 첫 키스는 예고 없는 태풍처럼 휘몰아치다, 이내 서로를 받아들이며 자연스레 하나가 된다.


사랑하기 좋은 계절 가을.

그렇게 다시 사랑이 시작되나 보다.




더위로 지친 8월은 잊고,

설렘이 있는 서늘한 9월이 되셨으면 합니다.


좋은 소식도 있어 남겨 둡니다.


9월 28일 목요일부터 시작되는 올해 추석.

10월 3일 개천절이 화요일이라,

10월 2일 월요일에 연차를 써야 하나 했는데,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어 6일 연휴가 생겼네요 ^^


그 다음 주인 10월 9일 월요일도 한글날 휴일이라,

토일월 3일 연휴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가기 딱 좋은 시절이네요.


인생은 살만한 것 같습니다 :)

이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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