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감기
월요일은 늘 분주합니다.
해야 할 일도 많고, 같이 일 하자며 찾는 사람도 많구요.
할 일이 있고, 찾아주는 사람이 있을 때 고마운 줄 알아라고 하지만, 일에, 사람에 치이다 보면 지치기 쉽상이지요.
일이 조금 정리되고, 전화가 잦아 들어서,
밖에 나가 바람을 쐬었습니다.
춥지만 상쾌하더군요.
민은숙 작가님의 시집은 그런 느낌이었어요.
브런치를 통해 만난 작가님이 손글씨까지 직접 적어서 보내주신 책을 바빠서 읽지를 못하고 있었지요.
그래도, 보고 싶어서 가방에 꼬옥 넣고 다녔습니다.
그래야 틈 나는 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보통 지하철을 타든, 이동할 때 시간이 나고 한숨 돌리는데,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음악을 들으며 오랜만에 지하철에서 책을 펼쳐 들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지만, 대부분이 휴대폰을 보고 있는데 간만에 이렇게 책을, 시집을 보니 새로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정연진 작가님의 왓슨빌은 여러 곳에서 추천도서로 선정될 정도로 유명한 책이었는데,
민은숙 작가님도 약력을 보니 여러 곳에서 상도 받으시고 활발히 활동하시는 문인이셨어요.
이 시집의 출판사인 시산맥에서 2021년에 작품 활동을 시작하셨네요.
저도 2022년에 등단을 하고 출간을 해보긴 했지만, 이렇게 활발히 활동하시는 것을 보니 부럽기도 했습니다.
분홍 시집을 펼쳐니, 여러 편의 시들이 4장에 나뉘어 수 놓아져 있네요.
분홍 감기부터 찾아가 읽었지요.
전에 윤동주 시인 님 시처럼 제 브런치에 옮기고 싶기도 했는데, 허락을 받고 그리 해야 할 것 같아, 한 문장만 옮깁니다.
“떨림은 천진한 아이 같아서
배반할 줄 모른다.“
그 외에 ‘롤 하는 남자’ 라는 시를 보고는 제 얘기인 줄 알고 깜짝 놀랐지요. LOL League of Legend 라는 유명한 게임입니다.
그리고 ‘챗 GPT’ 와 ‘메타버스’ 라는 시도,
제가 관심을 많이 가진 소재였는데,
작가님만의 경험과 생각이 잔잔하게 녹아 있어,
새로운 관점으로 만나보게 되어 좋았습니다.
“쳇,
고장 난 질문들이 분열해도
. . .
그의 유혹은 사이버 공간에서만 해사한 꽃이다“
라는 구절이 참 센스 있으면서도 와 닿네요. ^^
‘오픈 채팅방’ 이라는 시도 그런 맥락에서 좋았어요.
첫 번째 시인,
”꽃, 수를 놓다“
에서 작가님의 감수성을 느낄 수 있었어요.
삶의 쉼표가 되는 이런 시가,
많은 분들에게 읽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시처럼 아름다운 한 주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