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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 Jan 25. 2024

우비 순트

정연진 작가님


개인적으로 팬이 된, 정연진 작가님이 책을 보내주셨습니다 ^^


이번 책의 제목은,


‘우비 순트 (Ubi Sunt),

삶의 방향타를 잃고‘


였습니다.


‘우리 앞에 있던 그들은 어디에 있나’

라는 한 문장과 함께 였지요.


우비라고는 우산인가

정도 밖에 생각이 미치지 않은 저에게,

검색은 필수였지요.



그런데, 나중에 책을 다 보고 나니, 책 뒷면 표지에 설명이 친절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우리 앞에 있던 그들은 어디에 있나?’


작가님은 스승의 타계로 충격을 받고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셨다고 합니다.

고단하게 학업을 이어갔던 과거, 어려운 시절에 힘이 되었던 친구와 스승을 떠올리고,

잊고 지냈던 지인들에 대한 기억을 담으셨지요.


‘상실과 회복의 인생 여정’

으로 요약되는 책 내용으로,


상실감 앞에서 고통 받으며 그것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용기이자, 삶의 의미

라고 말씀하신 것이 와 닿았습니다.


저 또한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아가며,

지치고 힘들 때, 어려운 일에 봉착할 때,

마음을 다잡고,

시간이라는 치유와 함께 삶을 긍정으로 바라보며 살려고 하는데, 역시 좋아하는 작가님과는 이렇게 얼굴 한번 보지 않아도 생각과 마음이 통해서 신기합니다.


그리고, 제가 작가님처럼 모시던 한 분이 일찍 돌아가셨을 때 느꼈던 감정이 떠올랐지요.


https://brunch.co.kr/@6dad664f134d4c4/661


동시에 하나의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Donde voy"


스페인어로, 번역하면,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정도가 될 것입니다.


한국 노래 중엔 GOD의 ‘길’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노래이기도 하지요.


힘든 시기가 되면, 문득 우리는 과거를 되짚어보고, 추억에도 빠져 보게 되지요. 그리고, 지금 내가 서 있는 곳과 앞으로의 방향이 맞는지 생각해 봅니다.


이렇게 앞으로도 살아가는 게 맞는지

를 말이지요.


그리고, 같은 곳에서 비슷한 일을 하며, 자신보다 오래 있는 분의 삶을 보고,


‘난 앞으로 저렇게 살기 싫은데.’

라는 생각까지 들면, 현실의 불만족과 함께 고민하고, 다른 길을 찾아보게까지 됩니다.


아무 생각 없이 하던 대로, 그냥 살아지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살면, 결국 자신이 원치 않던 모습으로 살게 되니까요.


그런 뒤늦은 후회를 줄이고자, 우리는 고뇌하고 지나 온 길을 돌아보는 거라 봅니다. 후회 없는 인생은 쉽지 않지만, 고통스러울 수 있는 고민이 내 인생을 어느 정도는 바꿔줄 수 있기도 해서입니다.


https://youtu.be/lZKJ1MiZ0Yw?si=v0N6kRQR8FTBLQoq


그리고,

예전에 머물렀던 장소를 지나며,

지나간 사람들과 생각하는 옛 ‘시’가 있지요.


바로 고려 말 문인이었던 길재 선생님이,

조선 건국의 시기 한양 천도 후,

모두가 떠난 개경을 보며 읊은 고시입니다.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匹馬)로 돌아드니,


산천(山川)은 의구(依舊)하되 인걸(人傑)은 간 데 없다.


어즈버 태평연월(太平烟月)이 꿈이런가 하노라.‘


저 또한 예전에 제가 머물렀던 집,

다녔던 회사 건물, 함께 갔던 식당을 보면,

변화된 그 장소를 보며 세월의 흐름을 느끼고,

동시에 과거를 회상하며 추억에 잠기기도 합니다.


당시 있었던 일과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시간이 흘러 해가 뉘엿뉘엿 져 가기도 하지요.


이 책은 저에겐 말씀 드린 음악을 들으며, 시와 함께 보기 참 좋은 책입니다.




작가님은 영문학을 전공한 연구자답게,


영어 책도 미국에서 출판하시기까지 하셨습니다.


대단하십니다.

배워야겠어요.


제가 쓴 책이

교보문고에서 검색되는 것도 신기한데,

작가님처럼 아마존에서 검색되면 정말 보람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번에 쓰신 책에 제 필명과 함께 좋은 말씀을 남겨주셨습니다. 이번 영문판에선 제 실명을 공개하시며 감사한 말씀을 남겨 주셨습니다 ㅎㅎ 잠시 당황했지만, 제 이름이 평범해서 누가 알아보지도 못할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더 영광일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


좋아하는 인기 작가님이 자필 사인과 글귀를 적어 책을 보내주셔서 무척 감사해서, 메일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답장을 받았는데 기쁘더군요.


여분의 책도 보내주셔서 주변 분들에게 나눠 드렸는데, 좋아하시고 제 이름이 언급된 걸 보시고 놀라시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이런 게 글 쓰고, 함께 하는 글 친구와의 인생 사는

재미인가 합니다.


좋은 글이 많지만,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으로 시작하신 글이 참 좋았습니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그리고 더 와 닿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


I hope for Nothing. I fear Nothing. I am Free.


작가님이 마지막에 쓰신 묘비명은,

옮겨 적진 않겠습니다 ^^;

(나중에 서점에서 만나셨으면 하는 바램을 담아 봅니다.)


그리고 제가 쓰고 싶은 묘비명도요.


언젠가 적절한 때가 있겠지요.

지금은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한 템포 쉬어가고,

진정한 제 길을 가기 위해 좀 더 고민하고, 살아가려 합니다.


인생은 살만한 것이고,

앞으로도 제법 많은 날을 살아갈거니까요.


날씨는 추워도,

따스한 봄을 향해 가는 지금.

가장 추운 바닥을 치고, 아름다운 정상으로 가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무탈하고 건강한 하루하루 되셨으면 하구요 :)



https://brunch.co.kr/@6dad664f134d4c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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