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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 Nov 10. 2022

보라빛 엽서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지난 며칠 동안 브런치에 글을 올리며 신기한 경험을 했다.


글을 올리고 조회수와 독자 분들이 많이 보신 내 글의 순위를 확인할 수 있는데,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라는 노래를 다룬 글로 인해, 조회수가 상당히 올라가고, 이 글의 순위가 쓴지도 시간이 지나가는데 계속 상위권에 있는 것이다.


노래 자체에 초점을 맞춘 글이고, 임영웅 님이 감동을 주신 부분을 같이 언급했을 뿐인데, 임영웅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신 분들이 많이 봐주신 덕분이었다.


이 분의 인기를 실감했다.

브랜드 파워 1위, 많은 광고 이상으로 피부에 와닿았다.


그래서 이번엔 작정하고 내가 좋아하는 이 분의 노래를 다뤄볼까 한다.


이 분이 경연에서 부른 노래 중에 이상하리만치 생각나고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 가사가 있다.


오늘도 가버린 당신의 생각에

눈물로 써 내려간 얼룩진 일기장엔

다시 못 올 그대 모습 기다리는 사연


사실 이 노래의 첫 소절은 좋긴 했지만,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의 첫 소절과 같은 임팩트는 없었다.

잔잔하게 쌓아가다 후렴으로 가는 평범하게 좋은 노래 정도였다.


후에 원작자인 설운도 님이 부른 영상을 보았는데 솔직히 나에게는 그냥 그랬다. 설운도 님도 트로트 4대 천왕으로 불릴 정도로 대단한 분인데도 그랬다.


임영웅 님이 이 노래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 것 같다.

마치 ‘잘 봐. 내가 이 노래가 어떤 노래인지 알려줄게.’ 하며 부르고 귀를 사로잡고 귓가에 맴돌게 했다.


특히, 편집해서 부른 부분 중, 후렴 부분을 거의 무반주 형태로 부른 부분이 가장 좋았다. 목소리 그대로의 힘과 감정이 실려 있었고,


오늘도 가버린’ . . .

당신의 생각에’ . . .

눈물로 써 내려간’ . . .


이 ‘. . .’에 해당하는 이어주는 중간 세 음이 이상하리만치 좋았다. 고조 전 멈춤과 여운이 있어서일까.


아무리 좋은 부분이라도 보통 반복하면 지겨워지고, 몰입이 떨어지는데 그렇지 않고, 같은 가사지만 변화도 있어 더 좋았던 것 같다.


되려 이 노래를 다시 반복해서 들었으니 이 부분을 몇 번을 들었겠으며, 몇 번을 흥얼거렸겠나.


원작자인 설운도 님도 방송에 비친 모습을 보면,

‘허, 자식, 좀 하네. 잘 따라 부르네.‘하는 것이 아니고, 나보다 낫네하는 모습으로 보이고 고마워했을 것 같아 보였다.


그때 그 감동으로 작사, 작곡한 곡을 임영웅 님에게 준 것은 아닐까?




당신이 얼마나 내게 소중한 사람인지

세월이 흐르고 보니 이제 알 것 같아요


도입부는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에서의 이 부분이 참 좋은 것 같다. 보통 후렴구가 중독성 있는 경우가 많은데, 나에게는 이 첫 소절이 그랬다.


그 의미 또한 너무나 쉽고 평이한 표현인데, 노래 가사란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하고 돌아보게 한다.


보통 함께 한 사람의 소중함을,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함에 젖어 잊기 쉽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작은 것 하나에 ‘아, 이 사람이 내 곁에 있어서 참 좋고 고맙다.‘라고 새삼 느낄 때가 있다.


내가 신경 쓰지 않던, 편하게 입고 다니는 셔츠의 보풀을 없애주겠다고 정리해주던 모습이 그렇다.


그리고 어리석게도 그 사람이 옆에 있었을 땐 몰랐다가, 헤어지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같이 가던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을 때, 오순도순 함께 챙겨주고 먹여주던 때가 그립다.


요즘 즐겨보는 ‘나는 솔로’라는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고독 정식만큼이나 처량하다.

그래서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떠나고 후회하지 말고.


고마워요 행복합니다
왜 이리 눈물이 나요


마지막마저 이상하리만치 가슴이 찡했다. 별빛같이 영원한 사랑, 옆에 있어줘서 고맙고 함께 행복하게 해 줘서 눈물마저 난다는 표현.


나를 참 잘 챙겨줬던 누나가 생각난다. 군대 간다고 방황하던 시절 곁에서 많이 다독여주었었지.


입영일 전날 기차역에서 헤어지고 다시 입구에 와보니 한편에 처량하게 앉아 울고 있는 모습에, 달려가서 안고 한참을 울었다.


어렸을 적부터 고생을 많이 해서 눈물이 없던 나였는데, 고마움과 아쉬움에 그랬던 것 같다.


이 노래 덕분에 그 시절 첫 휴가 나와서 매일 같이 있었던 추억을 떠올려본다.


https://youtu.be/XTYwPfh-mog



https://youtu.be/oQW9lY1ZA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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