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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 Feb 23. 2024

투키디데스의 함정 (2)


앞의 글 투기디데스의 함정 (1)에서 이어집니다.


https://brunch.co.kr/@6dad664f134d4c4/742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Thucydides Trap)은 패권국과 도전국 간 구조적 긴장을 뜻합니다.


스파르타와 아테네가 맞붙은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고대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가 서술하며 사용한 틀에서 착안한 것이지요.

 

쉽게 말하면 왕좌를 지키고자 하는 챔피언과 그 자리를 뺏으려는 강력한 도전자 간 긴장과 싸움을 말하는 것입니다.

누가 강한지 실제 겨뤄봐야 아는 것이고, 그래서 전쟁은 필연적, 피할 수 없다고 (inevitable) 까지 말합니다.

 

그래서, 현재 '냉전'은 끝났지만, 미국과 중국의 ‘열전’ (무력전쟁)의 가능성은 적지 않다고 말씀하고 계신 것이지요.

 

앨리슨 교수만 전쟁의 가능성을 말한 것은 아닙니다.

이전 글들에서 말씀 드린대로, 백악관 국가안전보좌관 Jake Sullivan 도 그의 기고문에서,

대만, 동중국해, 남중국해 그리고 한반도에서 전쟁의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지요.

 

석학과 행정부 brain이 전쟁의 가능성을 이렇게 염두에 두고 있으니 당연히 전쟁 준비와 simulation도 하고 있겠지요.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도 그렇게 해서, 승산과 피해 정도를 여러 번 simulation을 해서 확인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simulation을 몇 번 돌려 보았는데, 한 국가의 승률이 많이 낮아서 놀랐다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지요.

 

앨리슨 교수는 가장 유력한 도화선으로 대만을 꼽고 있습니다.


남중국해는 미국과 함께 가는 필리핀이 있고, 동중국해는 (센카쿠 열도, 댜오위다오) 일본과 갈등이며,

한반도는 바다를 건너 있고 직접 당사자로 북한과 우리 대한민국이 맞닿아 있습니다.

아무래도 통일은 역사의 필연이라고 말하는 시진핑의 강한 의지나 실제 군사 훈련이나 갈등의 빈도로 봤을 때도,

대만 양안 전쟁의 가능성이 가장 높지요.

 

이 대목에서,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통일은 필연인가요?

우리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주변국의 역학관계 또한 중요하다는 사실을 우리의 사례 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형인 전쟁 국가와 패권 국 간 경쟁의 역학구도가 영향을 많이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앨리슨 교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우리나라의 6 25 전쟁과 비교하며 설명합니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크림반도를 빼앗겼고, 지금은 동쪽 땅을 빼앗겼지요.


장기전으로 이어지면 러시아의 내분이나 국민들의 반발로 푸틴의 입지가 더 좁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실은 영토가 전쟁터가 되고, 서방의 지원이 줄어들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대반격에 실패하고, 우크라이나의 통제선이 2022년 11월부터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지요.

마치 6 25 전쟁 당시 1951년 38선 부근 사실상 전선이 고정되고 2년이 더 지나 정전협정이 체결된 것과 유사합니다. (1953년 7월 27일)

 

더욱이, 올해 미국 대선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반대하고 있는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우크라이나는 더 위험한 상황으로 가겠지요. 사실 지금도 무기를 포함한 군수 물자가 떨어져서 밀리고 있는데 말이지요.

승리가 확실시되는 푸틴이 러시아 대선에서 이기고, 푸틴과 트럼프의 이권을 바탕으로 한 밀월관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영토 수호 의지로 어떻게 버틸 수는 있어도, 단기간 내에 빼앗긴 영토를 수복하고 러시아 군을 쫓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위에서 말씀 드린 6 25 전쟁의 교착상태와 같이 2025년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고 까지 말합니다.

 

가자 전쟁은 양상이 다소 다른데, 이스라엘이 네타냐후 총리와 우파의 입장과 상황에 따라 작전 성공을 선언하는 날이 오기는 할텐데,

테러와의 전쟁으로 남아 있는 IS 전쟁과 비슷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소탕 자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았지요.


하마스의 제거가 어려운 것은 그들이 재생산되기 때문입니다. 지금과 같은 무차별 파괴가 원한과 증오를 만들어서 입니다.

그래서 미국 국방장관도 이스라엘의 고강도 작전의 전략적 실패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과거 팔레스타인해방기구 (PLO)를 제거하고자 레바논을 침공해 몇 달 동안 점령했던 1982년에도,

레바논 점령이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철수했지만, 이를 계기로 반 이스라엘 이슬람 시아파 무장 단체인 헤즈볼라가 부상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레바논, 요르단, 이란과의 갈등으로 번지면 미국은 전면전에 연루될 수 밖에 없겠지요.

이라크 전쟁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가 될 것이어서, 미국이 직접 개입하지 않고 위험의 억제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수십만의 미군이 동원된다면, 중국은 그 상황을 어떻게 볼까요?

그리고 어떤 행동을 취할까요?

 

중국의 사정을 보면,

잘 아시는 바와 같이 2008년 금융 위기로 미국과 유럽이 주춤할 때, 그야말로 약진했습니다.

외국인인 우리도 중국에 갈 때마다 다르다고 모두들 입을 모아 이야기 하는데, 현지 중국인들마저도 중국의 성장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이름만 대약진 운동이었던 때와는 달리 정말 약진했습니다. 고층 건물로 대표되는 외관 뿐만 아니라, 경제 성장률과 GDP 그리고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전자 상거래 등의 신산업에서의 두각도 보였습니다. 이제 시대는 관 주도의 탁상 행정이 아닌, 시장의 자율과 욕망이 창의와 발전을 견인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부작용도 있어서 조심해야 하겠지만요.

 

그러나, 2022년 시진핑이 3 연임을 통해 사실상 평생 지도자 자리를 확보하고, 코로나 대유행을 지나며 봉쇄와 같은 조치를 취하며,

권위주의와 통제가 중국의 기민함을 약화시켰습니다. 차이나 Peak니, 부동산을 필두로 한 경제 침체 등의 말이 나오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볼 수 있지요.

 

이렇게 중국이 주춤할 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했습니다.

구 소련 연방의 향수에 젖어 있고, 제국을 꿈꾸는 푸틴은 미국의 경고를 가볍게 무시했습니다.

이것은 침략이 아니라 해방 작전이라는, 우크라이나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침략이었지요.

 

자국에 쏠려 있던 관심이 우크라이나로 쏠리는 것은 중국에겐 큰 이익이었습니다. 중국이 미국에게 가장 바라는 것이 방치이지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은 금상첨화, 하늘이 내려 준 뜻밖의 선물이라고 까지 시진핑이 생각할 거라고 합니다.


미국이 2001년 9.11 테러 이후 20년간 중동에서 테러와의 전쟁에 매몰된 것이 중국에게는 행운이자 기회였던 셈이지요.

미국 입장에선 다른 데 신경 쓰고 기운 쏟다가, 강적의 성장을 견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어떤 분은 미국 기업이 중국 진출과 장사를 위해 로비한 것이 중국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말씀 하십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미국 기업도 중국이 결국 버려서 지금은 뒤늦게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고 하지요.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를 비롯, 무력 충돌 가능성과 이해관계의 차이, 의견 불일치와 오해가 쌓이며,

불안과 갈등을 키워오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작년 11월 미국에서 만났습니다.


이전 정상회담에서 마주 앉은 지 1년 만의 만남이었지요. 결국 입장의 재확인이었지만, 그래도 hot line 가동과 소통 채널 복원에 합의하며 고조된 긴장을 누그러뜨렸습니다.

 

하지만, 이후엔 다시 갈등의 불씨가 피어 오르고, 중국 외무성 대변인과 백악관 대변인 등의 거친 언사가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말 싸움과 경제 전쟁, 화폐 전쟁까지만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나라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지리적, 외교적 여건 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에 공장을 갖고 있는 것을 비롯, 미중과 교역을 빼거나 영향을 받지 않고 business를 한다는 것도 우리 기업에겐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나라의 주요 교역국이 미중이라는 것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말싸움이 주먹싸움으로 번지듯, 무력 충돌의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습니다. 끝은 핵전쟁이라는 catastrophe 겠지요.


1945년 당시 미국의 핵탄두 2발로도 일본은 즉시 항복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지금의 파괴력과 살상력은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겠지요. 핵탄두 뿐만 아니라 전투기나 탱크 등의 무기들도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칠 것입니다. 자세히 묘사하거나 숫자를 쓰지는 않겠습니다.

 

1914년 오스트리아 황태자 암살이 1차 세계대전의 불씨가 된 것처럼,

남중국해나 동중국해의 충돌 혹은,

곧 열릴 대만 선거에서 반 중국 총통 선출 등이 전쟁 가능성을 높일지 잘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2027 시진핑 4 연임을 앞두고 대만 침공 시나리오와 함께,

향후 10~20년 간 미중 간 전쟁 위험이 크다는 전망이 있으니 잘 대비해야 우리도 피해를 받지 않거나,

받더라도 최소화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지혜로운 외교와 강한 국방력을 포함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때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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