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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 Nov 23. 2022

봄날

BTS 그리고 PSY

방탄소년단이 처음 나왔을 때 방시혁이 탄생시킨 소년단이라는, BTS 본인들도 좋아하지 않았다는 이름을 보고,


그냥 흔한 보이 그룹 중 하나인 줄 알았다


걸그룹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아저씨가 보이 그룹을 좋아할리는 없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대형 기획사가 아닌 big hit entertainment에서 데뷔했기 때문에 크게 주목을 받지도 못했던 것 같다.


그런 BTS가 지금은 진짜 big hit 해서, 대한민국 3대 기획사 SM, YG, JYP를 뛰어넘는 HYBE로 만들어 버렸다. 시가총액 면에서는 하이브가 3대 기획사 시총을 모두 합한 것보다 높으니 정말 대단하다.


2022. 11. 23 기준 시총

1) 하이브 약 5.8 조원

2) SM  약 1.8 조원
3) JYP 약 2.2 조원
4) YG 약 7800억 원

2) + 3) + 4) = 약 4.8 조원


아미라는 막강한 팬덤을 바탕으로 2030 부산 엑스포를 추진하는 이 도시를, 콘서트로 보랏빛으로 물들여 버린 모습을 보고 그 영향력을 실감했다.


개인적으로 박효신의 노래를 가장 좋아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대세는 임영웅이고, 가장 세계적인 대한민국의 아티스트는 BTS라고 본다.


임영웅의 멋진 감성 표현은, 이미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와 ‘보라빛 엽서’에서 다뤘으니, 이번엔 내가 좋아하는 BTS의 노래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BTS가 최선두에 있고, 블랙핑크 등 K pop artist들이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그보다 앞서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한국 가수는 싸이였다.


‘강남 스타일’


YG에서 독립해서 지금은 P Nation이라는 대단한 가수들과 함께 자신만의 기획사를 만들 정도로 잘 나가고 있는 싸이.


콘서트는 가보지 못했고, 행사에 와서 형제 자매님 하며 신나게 노래 부르는 것을 보고 잘한다고 생각했고, 내 기억엔 ‘챔피언’ 같은 신나는 노래만 각인되어 있었다. 그리고 진짜 군대 두 번 다녀온 특이한 가수 정도.


그런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뜨고 있다는 것을 말춤 영상을 보면서는 잘 몰랐는데, 미국 유명 방송에 출연하고,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여러 나라의 상점이나 길거리에서 싸이의 노래가 흘러나와 무척 신기해하며 실감했다.


그런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지금의 BTS는 훨씬 더 뛰어넘고 있는 것 같다.

CJ에서 주관하는 뮤직 어워드엔 MAMA와 같은 국내에서 K pop을 펼쳐 가는 데서 인정받는 수준이 아니라, 미국과 영국 등 글로벌 차트에서 최고 순위를 차지하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같이 공인받은 상들을 연이어 수상하는 등 대단하다.




솔직히 ‘피 땀 눈물’ 같은 곡은,

나 같은 아저씨에게, 이 대단한 그룹의 곡이 정말 좋네라는 느낌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그냥 듣기 좋네. 요즘 스타일은 이런가 정도의 생각이었다.


그러다 ‘봄날’이라는 노래를 만났다.


나에게 봄날이라는 노래는 자우림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였다. 감성적인 흐름의 노래로 즐겨 듣는 노래였다.


그런데, BTS의 봄날은,

한 줄 요약으로,

너와 나의 감정과 그리움을 추운 겨울과 봄날의 따스함으로 너무나도 잘 표현한 것 같다.


허공을 떠도는

작은 먼지처럼

날리는 눈이 나라면

조금 더 빨리 네게

닿을 수 있을 텐데


‘보고 싶다’로 시작하는 초반 랩 부분도 리듬감 있고 참 좋았지만,

이 ‘허공을 떠도는’으로 시작하는 파트가 내 귀를 사로잡았다.

비교하긴 조금 그렇지만, 유명한 가왕 조용필 님의 ‘허공 속에 묻힐 그 약속‘ 보다 더 깊이 다가왔다.


지민의 파트인데 그의 음색과 아주 잘 어울리는 가사로, 내가 먼지나 눈이라면 너에게 빨리 닿을 수 있을 텐데라는 감성이,


하루만 너의 고양이가 되어 니 품에 안기고 싶어 하는 감정보다 더 감성적으로 다가왔고,


심지어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김광석 님의 ’먼지가 되어‘보다 더 세련된 감성으로 느껴졌다.




추운 겨울 끝을 지나

다시 봄날이 올 때까지

꽃피울 때까지

그곳에 좀 더 머물러줘

머물러줘


앞에서 말한 소절이 이 노래에서 처음으로 다가왔던 부분이라면, ‘추운 겨울 끝을 지나’로 시작하는 이 부분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이 부분을 듣기 위해 이 노래를 듣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이 파트에는 겨울의 차가움이 너무 잘 묻어 있다. 추운 겨울의 쓸쓸함은 물론, 그럴 때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체온으로 함께 하는 따뜻함의 추억까지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차가운 겨울을 지나, 따스한 봄날이 올 때까지 머물러주고 함께 해달라는 간절한 바람이 느껴진다.


사실 아이돌 노래를 들을 때면 그냥 신나는 노래나 중독성 있는 부분이 있다 싶은 정도였지 이런 깊은 감정을 느끼기는 쉽지 않았다.


2NE1의 ‘그리워해요’나

‘지금 내가 하는 얘기 널 아프게 할지 몰라 아마 죽도록 날 미워하게 될 거야 ‘라는 주옥같은 첫 소절로 시작하는 ’Lonely' 정도가 감성적이었는데,

이 BTS의 봄날은 나에게 그 감성을 뛰어넘는 감정을 느끼게 해 줬다.


나같은 사람에게까지 이토록 세련되게 감성적으로 다가오는 걸 보니 이 노래의 힘과 BTS가 왜 그토록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춥고 힘든 시절, 함께 하며 따뜻한 손을 함께 맞잡고 걷던 그 친구가 생각난다. 이런 감성을 기억나게 해 줘서 고마울 뿐이다.


어서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어 맘 편하게 노래방에서 봄날을 열창하길 기대해본다.


그리고,

정국이 월드컵 송 dreamers를 부를 때 멋있기도 했는데 자랑스러웠다. BTS 흥해라!


https://youtu.be/xEeFrLSkMm8


(사진 출처 : 네이버 까페 배달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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