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막 떠남과 선택 - 떠나는 딸
숨을 죽이고 서울로 상경하기 4개월 전 운을 떼기 시작했다. 서울에 가고 싶다고. 항상 나를 향해 웃어주고 나를 챙겨주던 딸내미가 타지에 간다고 말하니 그네들의 눈망울은 커져갔다. 현실을 부정하며 정말 서울로 올라가는 게 맞는지 되새김질하는 질문들이 걱정과 서운함을 한 아름 지고 가는 듯했다.
'사랑'을 위해서지만 '기회'를 잡고자 하는 마음도 있음을 알리며 어느덧 나의 반쪽이 되어버린 너와 함께 서울상경소식을 알렸다.
당신은 아직도 그날을 말하다가 술잔을 오래 내려다본다. 술잔에 맺힌 이슬이 눈가에 맺힌 눈물인양 다시 돌아오라고 소리 없이 아우성친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나이기에 차마 못 보낸다고 눈에 쌍심지를 켜보지만 이미 결의한 앙다문 입과 매서운 눈매에 꼬리를 내리며 보내고 말았다.
딸을 보내는 시간이 나의 허파,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마음일 거라고는 알지 못했다. 항상 들려오던 그 웃음소리가 사그라들 때쯤 매일 보는 그 얼굴이 사진 속으로만 기억되며 그 상처는 서서히 메말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