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딸과 함께 언덕을 걷고 있었다.
날도 덥고, 표정도 살짝 지쳐 보였다.
그래서 툭, “사랑해”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딸이 나를 보며 말했다.
"갑자기?"
순간 멋쩍은 웃음이 났다.
딸의 그 한마디엔 어쩐지 많은 감정이 담겨 있는 듯했다.
사랑받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걸까,
아니면 평소 표현을 자주 안 해서일까.
오후엔 아이가 치킨이 먹고 싶다고 해서 시켜주었다.
기분이 좋아졌는지
나에게 와서 안기며 말했다.
"아빠, 사랑해!"
나는 똑같이 말해보았다.
"갑자기?"
딸은 웃으며 말한다.
"아빠, 내가 혹시 서운하게 한 게 있다면… 미안해."
그 말에 순간 가슴이 먹먹했다.
사실 내가 더 미안했는데.
사랑은 표현하지 않으면,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말 한마디, 안아주는 행동 하나로
마음은 풀리기도, 따뜻해지기도 한다.
‘갑자기’라는 말은
그만큼 사랑이 예상치 못한 순간 찾아왔다는 뜻이고,
서툴지만 전하고 싶다는 마음의 표현이기도 하다.
오늘은 내 아이 덕분에
사랑이 어떻게 전해지는지를 배웠다.
그리고 말로 사랑을 표현하는 게
결코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