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댕이 소갈딱지’
어릴 적부터 종종 들어왔던 말이다.
속이 좁고, 얄팍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가리킬 때 흔히 쓰였다.
왠지 모르게 그 말이 싫었다.
어떤 날은 나 자신에게 하는 말 같기도 했으니까.
그런데, 얼마 전 밴댕이에 대한 진짜 이야기를 들었다.
그물에 잡힌 밴댕이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금세 숨을 거둔다고 한다.
처음엔 ‘정말 소심해서 그런가’ 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공기에 닿는 순간부터
밴댕이의 몸은 급격히 상하기 시작한다.
그것은 타고난 생리적 조건 때문이었다.
연약한 탓이 아니라,
그저 그렇게 태어난 생명체였을 뿐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나 자신이 겹쳐졌다.
나는 왜 사소한 일에도 쉽게 무너질까.
왜 남들처럼 대수롭지 않게 넘기질 못할까.
어릴 적부터 몸이 약했고,
자잘한 병이 늘 따라다녔다.
작은 스트레스에도 속이 뒤집히고,
마음보다 먼저 몸이 반응했다.
알고 보니,
나는 밴댕이처럼
세상과 부딪히는 방식이 조금 달랐던 거였다.
그래서 이제는,
나를 탓하지 않기로 했다.
연약함을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약한 부분은 조심히 다루고,
강한 부분은 기꺼이 펼치기로 했다.
누군가에겐 작은 일도
나에겐 큰 일일 수 있고,
누군가의 기준에 나는
충분히 열심히 살아가는 중일지도 모른다.
밴댕이도 바다에선 자유롭고 아름답다.
그 존재 자체로, 완전하다.
그러니 나도,
나다운 방식으로
단단해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