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였을 때,
넌 웃는 것만으로도 이미 효도를 다 한 것이다.
작고 보드라운 얼굴로 방긋 웃을 때마다
세상이 다 내 편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생각해보면
아이 덕분에 평생 웃을 웃음을
그 짧은 시기에 다 웃어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매일이 기적 같았고,
네가 울고 웃는 그 모든 시간이
나의 가장 밝은 날이었다.
그런데 아이는 자랐고,
웃을 일은 점점 줄어들었다.
이제는 “엄마, 아빠”보다
작은 화면 속 세상이 더 친근해 보인다.
우린 어느새 용돈을 주는 존재가 되었고,
대화는 줄어들고, 사랑의 표현은 더 줄어들고,
요구사항만 늘어난다.
가끔은 서운하고, 가끔은 씁쓸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그 모든 순간에도
나는 여전히 너로 인해 행복했고,
지금도 여전히 행복하다.
너라서 고맙고,
네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