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주일이었다.
월요일 오전, 영화를 보았고 '돈의 속성'을 읽고 느낀 점을 이야기했다.
화요일 오전, 일주일에 한 번 오프라인 출근을 했다. 뷰티제품을 판매하는 일을 하기에 주 1회 미팅을 한다.
수요일 오전, 도서관에서 올해 진행할 사업에 대한 미팅을 가졌다. 기록활동가로 활동 중인데 올해 만날 분들은 꽤 먼 곳에 사는 분들일 듯하다.
목요일 오전, 신용산으로 뷰티제품 관련한 교육을 받으러 갔다. 가끔 있는 본사 교육이다.
금요일 오전, 한 달에 한번 모여서 몇 시간 동안 집중해 글을 써보자고 모이는 모임에 다녀왔다.
토요일 오전, 삼성동에서 세 시간가량 글쓰기와 SNS수익화 과정에 대한 모임이 있었다.
토요일 모임을 마치고 남편을 만났다.
남편 회사가 삼성동에서 가까워 같이 귀가하기로 했다.
난 매우 지쳐 있었다.
아마도 이번 주 수요일에 도서관에 다녀온 뒤부터 지치기 시작해서
목요일부터는 헐떡대면서 스케줄을 소화했다.
금요일 저녁에는 청소고 뭐고 다 제쳐두고 11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토요일 모임에 참석할 수 없을 듯했다.
남편 얼굴을 보니 숨이 쉬어진다.
쌀국수를 먹으러 갔다.
국물이 깔끔하다.
일주일 동안 먹는 것 중에 가장 맛있다며
숙주와 양파절임을 추가해 배가 꽉 찰 정도까지 먹었다.
남편 회사 지하에 일주일간 주차되어 있던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나 이번 주 정말 바빴어."
매일 있었던 스케줄을 쏟아냈다.
남편은 조용히 듣더니 한마디 했다.
"와, 온도차가 크다."
"그렇지? 자기 말을 들으니까 내가 이번 주에 유독 힘들고 피곤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아."
"매일매일 가는 곳의 성격이 달라도 너무 다르네."
"그러니까! 영화 본 날이 가장 편했고, 사무실 출근할 때와 도서관 갈 때는 분위기가 너무 달라. 옷도 다르게 입고 가잖아. 튈까 봐. 금요일의 글쓰기 모임은 편한 모임인데도 앞의 스케줄 때문에 지쳐서 피곤했고, 오늘 모임은 엄청 에너제틱한 분들이 모였는데 발산할 에너지는커녕 겨우 참석했다니까."
혹자는 질문할 것이다. 왜 그렇게 사냐고. 뭐 하나를 내려놓으라고.
아직은 뭘 내려놓는 게 맞는 건지, 이 모든 것을 연결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하는 건지 답을 모르겠다.
이렇게까지 확장된 건, 글쓰기를 시작하면서였다.
단지 글 쓰는 게 좋아서 쓰다 보니
도서관을 참새 방앗간 드나들 듯 다니게 되었고, 도서관의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려고 노력했다.
'시민기록활동가 육성 과정'에 지원한 계기로 도서관에서 만드는 책 작업에 작가로 참여하게 되어,
'사할린 동포 인터뷰'와 '6.25를 겪은 여성 인터뷰', '광탄 주민' 인터뷰를 진행했다.
동시에 뷰티 일을 병행하면서 온오프라인의 사업을 구축해 보는 중이다.
오후에는 학습지 교사로 일한다.
그럼 떼돈을 버는 거 아니냐라고 얘기하겠지만, 시작 단계 혹은 봉사가 반인 일이자 시간당 수당 정도의 수익이라 뭐 하나 고르기도 어렵다. 그저 어서 모든 일에 능숙해지기를 바랄 뿐.
우리 교회 사모님은 그러셨다.
"집사님이 재능이 많아서 그래."
풋, 브런치만 둘러봐도 온도차가 다른 일을 멋지게 해낸 능력자들이 많은데
거기다 대면 난 새발의 피? 정도랄까?
아직 나의 재능이 뭔지 몰라 찾고 있다고 해야 한달까?
아무튼, 온도차가 다르다는 신랑의 한마디가 크나큰 공감이 되어 계속해서 전진해보려 한다.
지금은 내 그릇을 넓히는 시기라 생각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