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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희 MBRI Oct 20. 2023

同病相憐 미얀마-러시아 同舟

2022년 9월 

전투기 수입 등 국방분야 협력 관계에 한정됐던 미얀마-러시아 양국 관계가 광범위한 경제부문 협력까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쿠데타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다는 동병상련을 넘어 영구 우호관계라는 한 배에 올라탔다. 국내 여론 환기와 고립된 국제 관계 극복이라는 난제 앞에서 양국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형국이다. 경제계 일부에서 농담처럼 회자된 러시아어 학습 필요성이 현실로 다가온 요즘이다. 


군정, 러시아와 석유, 원자력, 국제금융 등 전방위 협력 시스템 구축  


석유 부문 

군정은 8월 1일 ‘SAC 명령 127/2022호’를 통해 러시아산 석유 수입, 저장, 유통을 위한 ‘러시아산 연료유 구입 운영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발표했다. Bloomberg는 8월 17일 자 기사를 통해 연일 석유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가운데 신설된 위원회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위한 제반 절차를 관할하게 됨에 따라 9월 중으로 러시아산 석유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군정 쪼 민 툰 대변인은 8월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이하 총사령관)이 7월 러시아를 방문했을 당시 원유 수입 협상을 성공적으로 타결했으며 9월부터 단계적으로 러시아산 원유가 수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이는 고품질의 연료유를 저렴한 가격에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향후 러시아, 중국과 석유 공동 탐사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얀마-러시아 간 에너지 분야 협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쿠데타 이후 Total, Chevron 등 다국적 에너지 기업들이 미얀마 철수를 잇따라 발표함에 따라 향후 미얀마 가스전 개발 계획에 차질이 생기며 가스 생산량 부족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국제 연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연료 확보 어려움뿐만 아니라 4.3 조치로 인한 수입대금 결제 어려움 이슈까지 겹치며 미얀마 에너지 시장은 갈수록 전망이 어두워져 가고 있다. Fitch Solutions는 미얀마 석유가스 리포트를 통해 미얀마 석유가스 산업은 여전히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2031년까지 그 전망은 밝지 않다고 분석했다.


원자력 부문

석유 수입뿐만 아니라 원자력 부문 협력도 시작됐다. 총사령관은 군정 과학 기술부 장관과 함께 7월 12일 러시아 원자력 기업 Rosatom을 방문하여 미얀마-러시아 간 원자력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금융 부문 

극심한 외환 부족 사태에 직면한 미얀마는 러시아 은행이 주도하는 금융정보 전송시스템 (System for the financial messages, SPFS) 도입을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 당국과 업무 협력 방안 마련을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미얀마중앙은행(이하 CBM)과 러시아 중앙은행(이하 CBRF)은 SPFS 시스템 연동을 위한 인프라 및 네트워크 구축, 은행 계좌 개설, 현지 통화와 외환 취급 절차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가 2022년 2월 26일 SWIFT 시스템에서 퇴출됨에 따라 CBRF는 2014년부터 자국이 구축한 금융 거래 플랫폼인 SPFS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미국과 EU를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제재를 받고 있고 달러화 부족에 시달리는 미얀마 군정이 SPFS를 활용할 수 있으므로 양국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8월 3일 운나 마웅 린 군정 외무장관과 회담 후 "정부 간 무역경제협력위원회는 올 하반기 개최될 회의에서 러시아 MIR 결제 카드 사용을 논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MIR 카드는 2014년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실시함에 따라 CBRF가 마스터카드 브랜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개발한 카드 결제 시스템이다. 러시아 외무장관의 언급에 따르면 이미 양국 금융 당국 간에 두 차례 논의가 있었으며 미얀마 MIR 카드 도입 윤곽이 어느 정도 확립된 것으로 보인다. 


제철 부문

군정은 2021년 10월, 러시아와 기술 협력을 통해 2017년부터 가동이 중단된 샨주 소재 제2 철강공장(Pang Pet 철강 공장)을 2023년부터 재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군부재벌인 MEC와 러시아 국영기업 Rostec의 자회사 Tyazhpromexport이 2009년 합작으로 설립했던 제2철강 공장을 다시 러시아의 지원으로 재가동하기로 한 것이다.  


미얀마-러시아 주요 인사들 교류방문 확대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 8월 3일 미얀마를 공식 방문했다. 미얀마 총사령관이 러시아 무기공장을 방문한 지 2주일 만이다.                                                                           

  양국은 회담을 통해 미얀마-러시아 우호 확대, 양국 정부 간 친선방문 교류 확대, 국방 분야 협력 강화, 무역과 경제 분야 협력 및 관광 분야 협력 방안 등 양국 간 관계 전반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국 간 수교 75주년을 맞이하는 2023년에 양국 우호 협력관계 증진을 상징하는 기념식을 개최하고 러시아 주재 미얀마 영사관 2곳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의 미얀마 방문은 이제 양국 간 협력관계가 경제, 사회 전분야로 확대될 것이라는 양국 간 교감을 보여주고 있다. 

SAC 부위원장이자 군정 이인자인 소에 윈 부사령관과 미얀마 군부대표단은 2022년 국제 육군경기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으며 8월 26일 포민 러시아 국방차관과 면담을 통해 양국 군사 교류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총사령관도 2022년 6월과 7월 두 차례 러시아를 방문했다. 6월 19일은 안보회의 참석 목적이었고, 7월 11일은 러시아 국방장관 및 관계자들과 회담이 그 목적이었다. 특히 7월 회의에서 양국 군 간 우호 및 군사기술 협력 증진 방안, 러시아에서 국방력 경쟁 및 훈련 참여 방안, 미얀마 정세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사령관은 2017년 이후 매년 러시아를 방문해 왔으며 러시아산 무기 수입과 양국 간 군사 분야 협력 의지를 강조해 왔다. 

미얀마 총사령관은 9월 5일부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 중인 동방경제포럼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 중이며 9월 7일에는 총사령관과 푸틴 대통령의 첫 번째 회담이 개최될 예정이다. 러시아 당국은 총사령관을 "임시정부의 총리이자 군 총사령관 (Prime Minister of the Provisional Government and Commander-in-Chief of the Armed Forces)”이라고 지칭하며 푸틴 대통령과의 첫 번째 면담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6월에는 군정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주요 5개 부처 장관들이 러시아에서 개최된 제25회 상페테르부르크 국제 경제포럼, SPIEF22에 참석하여 러시아와 에너지 및 금융 분야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4월 27일에는 타타르스탄 대통령이 2021년 6월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의 타타르스탄 방문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미얀마를 방문했을 때 러시아 최대 트럭 제조업체인 Kamaz의 대표도 동행하여 군정과 트럭 생산에 관해 논의했으며, 3월에는 군정 내무부 장관이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하여 군사 및 사이버 보안 장비 조달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러시아, 일관되고 공개적으로 미얀마 군정 지지 입장 표명    

     쿠데타 발발 직전인 2021년 1월, 러시아 국방장관이 미얀마를 공식 방문하여 미얀마-러시아 간 군사 및 군사 기술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미얀마는 러시아산 Pantsir-S1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Orlan-10E 감시용 드론, 레이다 장비 등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쿠데타 직후인 3월 27일 개최된 미얀마 군의 날(Armed force day) 행사에 알렉산더 포민 러시아 국방부 차관이 참석하여 미얀마 군정에 대한 러시아 정부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차관은 당시 행사에 참석한 중국, 인도, 태국, 베트남 등 8개국 축하 사절 인사 중 최고위급 인사였다. 러시아 국방부 차관은 미얀마 총사령관을 만난 자리에서 미얀마-러시아 간 군사안보 협력 관계가 더욱 깊어지고 있으며, 러시아는 미얀마를 아세안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이자 전략적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방문을 통해 러시아는 미얀마 군사정권과 협력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러시아 국방부 차관 방문 2개월 후인 2021년 5월 마웅 마웅 쪼 미얀마 공군사령관이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러시아 최대 헬리콥터 무역박람회인 'HeliRussia'에 참석했다. 

2021년 10월 27일에는 러시아-미얀마 우호협력협회 제1부 회장 아나톨리 불로치니코프를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경제 협력 대표단이 미얀마를 방문하여 미얀마 전력, 석유가스 탐사 및 생산 분야에 대한 러시아 투자, 금융부문 협력, 시멘트와 철강 공급, 비료, 제약, 정보 기술 등의 분야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을 증진시켜 나가자고 논의했다. 

쿠데타 이후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로 미얀마 군부를 비난하며 제재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러시아는 미얀마 쿠데타가 ‘전적으로 내부적 문제(purely domestic affair)’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군부와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미얀마 쿠데타 문제를 다루는 UN 안전 보장 이사회에서도 미얀마에 대한 제재나 규탄 성명 채택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해 오고 있으며, UN의 대 미얀마 무기 금수조치에도 반대하는 등 친 군정 행보를 유지해오고 있다. 러시아는 미얀마 군정에 더할 나위 없는 우군인 것이다. 


미얀마 군정,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러시아 지지 표명 

미얀마 군정은 러시아의 미얀마 쿠데타에 대한 지지 선언에 대한 보답과 우호 협력 차원에서 2022년 2월 24일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러시아를 전격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쪼 민 툰 군정 대변인은 VOA와 인터뷰를 통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공격은 러시아가 주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라고 언급하며 러시아가 여전히 "세계 평화를 위해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강대국임을 보여줬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얀마 군정의 러시아 지지 표명으로 미얀마는 아시아에서 러시아의 가장 우호적인 파트너 국가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쿠데타 이후 양국 간 경제 및 무역 교류는 아직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지 않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을 기점으로 양국 정부 간 교류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국제사회 제재와 외교적 고립이라는 동병상련을 겪고 있는 양국이 상호 관계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안보와 경제적 유대 강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 나가고자 하는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얀마와 러시아 협력 관계 소사 

1948년 미얀마 독립 이후 미얀마는 새로운 냉전 경쟁 관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비동맹 외교 정책을 따랐다. 당시 미얀마 정부는 공산주의 세력의 반란을 우려하여 당시 소련과의 관계 설정도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양국이 1948년에 외교 관계를 맺었지만 1951년까지 두 나라 모두 상대방의 수도에 대사관을 개설하지 않았을 정도였다. 미얀마는 소련이 은밀히 공산주의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소련은 미얀마가 서방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1955년 누 Nu 총리가 소련을 공식 방문한 이후 니키타 흐루쇼프 Nikita Khrushchev 소련 당 서기장이 같은 해 미얀마를 방문하며 양국 간 관계가 개선의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1962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네윈 장군이 중립적인 버마식 사회주의를 표방함에 따라 소련과의 관계도 피상적인 수준에 그친 것으로 평가된다. 네윈 정부 붕괴 이후 1988년 쿠데타로 집권한 탄쉐 정부가 국제사회의 비난과 고립 속에 무기 현대화 등을 추진했으나 당시 구소련이 붕괴되며 미얀마 군정은 중국으로부터 무기를 구입하는 등 중국과 군사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할 수밖에 없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미얀마가 국제사회 제재 대상이 되고 외교적으로 고립된 당시 러시아는 미얀마 군부와 유대 관계를 계속 유지해 왔으며 푸틴이 러시아 대통령으로 취임한 2000년부터 양국 관계가 본격적으로 개선되고 교류가 확대되기 시작했다. 특히 1990년대 말까지 중국과 긴밀히 무기 거래를 해 온 미얀마 군부는 중국산 무기의 품질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었으며, 특히 중국이 국경지대 미얀마 반군에 무기 공급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가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0년 들어 아시아 진출을 도모하던 러시아의 새 대통령 푸틴과 미얀마 군부가 전략적 협력 관계를 도모하게 된 것이다. 

2001년, 미얀마와 러시아는 군사 및 기술 협정을 체결했고, 미얀마 군정은 러시아로부터 MIG-29 전투기 10대를 구입했다. 이후 양국은 미얀마 장교들이 러시아에서 군사 훈련을 받는 등 군사 교류를 시작했다. 현재까지 러시아에서 군사 교육을 받은 미얀마 장교는 7,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반군을 지원하는 중국에 대한 반감과 더불어 중국 무기 의존도를 낮추고자 본격적으로 러시아와의 교류를 확대해 나가기 시작했고, 러시아도 EU에 대응할 목적으로 창설된 유라시아경제연합(Eurasian Economic Union, EAEU 구 소련 연방 소속 국가들의 연합체)을 아세안으로 확대시키고자 하는 과정에서 미얀마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양국 간 협력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양국 군사 협력 분야 

미얀마 군부는 미얀마 군 현대화를 위한 장기계획에 따라 러시아를 미얀마 군 현대화의 주요 파트너국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미얀마 군부는 2000년대 초반부터 러시아산 MiG-29 전투기 30대, Yak-130 훈련기 12대, Mi-24와 Mi-35P 헬리콥터 10대, Pechora-2M 대공 미사일 시스템 8대 등을 구입해 왔고, 2019년에는 Su-30 전투기 6대 구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러시아산 무기 및 장비 유비 보수를 위한 합동서비스 센터가 미얀마에 설립될 정도로 미얀마는 러시아산 무기를 많이 도입하고 있다. Irrawaddy는 2022년 7월 4일 자 기사를 통해 미얀마 군부가 발주한 러시아 Su-30 전투기 6대 중 첫 2대가 2022년 3월 미얀마 군에 인도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장관은 2021년 1월 미얀마 방문 당시 판시르-S1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과 오를란-10E 감시 드론, 레이더 장비 등을 공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며 쪼 민 툰 군정대변인은 2021년 8월 러시아가 미얀마 방공시스템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공군 간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2020년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는 2000년부터 2020년까지 미얀마의 중국산 무기 수입액은 16.99억 달러 (43%)이고 러시아산 무기 수입액이 15.8억 달러(40%)로 2위를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니케이 아시아는 2021년 2월 9일 자 기사를 통해 미얀마 군부와 러시아 간 국방분야 협력 관계 강화는 미얀마 최대 무기 공급국가인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전망 

The Diplomat는 8월 5일 자 기사를 통해 미얀마와 러시아의 관계를 ‘외면받는 자들의 연대(Pariah Solidarity)’라고 표현하며 미얀마 쿠데타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가 양국 간 결속과 협력을 강화시켰다고 평가했다. 관영 언론 GNLM은 8월 4일 자 기사를 통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총사령관의 회담을 보도하며 "양국은 주권 국가로서 외부 간섭 없이 국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상호 지원하는 영구 우호국 및 영구 동맹국으로서 노력한다”라고 소개했다. 군정이 미얀마와 러시아가 전례 없는 우호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2021년 미얀마 쿠데타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양국 간 관계를 더 긴밀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서구사회의 경제 제재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미얀마와 장기적으로 러시아 경제권역을 아시아로 확대해 나가기 위해 미얀마를 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자 하는 러시아 외교 전략이 맞물려 양국은 협조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갈 전망이다.      

중국계 언론사인 South China Morning Post도 8월 18일 자 기사에서 미얀마와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 하에서 관계가 깊어졌고, 군정이 권력을 유지하는 한 양국 관계는 더욱 긴밀해질 것이라는 동아시아 전문가 Maria Siow의 발언을 소개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와 다국적 투자 기업들의 잇따른 철수, 외국인 직접 투자 급감으로 인한 외환 부족과 짜트화 급락, 인플레이션 등 사면초과에 빠진 미얀마 군정은 지나친 중국 의존도를 줄이면서 동시에 미얀마에 우호적인 투자처를 시급히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동병상련을 겪고 있는 러시아는 더할 나위 없는 듬직한 파트너인 것이다. 

     서구사회는 미얀마 군정에 대한 압박과 외교적 고립을 통해 민주주로의 복귀를 강제해 나가고자 하지만 군정은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를 보란 듯이 더욱 강화해 나감으로써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에 적극적으로 대항해 나갈 전망이다. 

미얀마 우정국은 9월 5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미얀마-러시아 호랑이 보존 포럼'을 기념하여  우표를 발행했다. 현 미얀마-러시아 관계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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