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가 되려다 '아이고'가 되었다.

by 유쾌한 주부저씨

머리가 제법 긴듯하여

맘에 드는 여자 연예인 헤어스타일을

캡처해 놓고 미용실을 찾았다.


자주 방문하는 미용실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디자이너를 내세워

예약제로 운영하는 미용실일 테니

실력은 어느 정도 있겠지

라는 믿음을 가지고 방문을 했다.


디자이너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이런 식으로.

잘라달라고 했다.


예를 들면 아이유 단발스타일이라고 하면

이런 식으로 층을 내주고 어쩌고 저쩌고..

이러면서... 서로 조율해 가면서...

응응~~ 그 느낌~!!


확신에 찬 모습으로 디자이너분은

고개를 끄덕이며 내 머리카락을 잘랐고

자를 때마다 아이유처럼 하시려면...

이런 말을 덧붙이면서 자르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내 옆 빈자리 의자가 채워지며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헌데 디자이너분께서

자꾸 내 머리에 가위질 한 번씩 할 때마다

"아이유처럼 하시려면.."

또 한 번 자르며

"아이유 같은 느낌 내시려면.."

가위질과 함께 아이유이름이

입 밖으로 나온다.


옆에 손님이 아이유 말이 나올 때마다

내쪽을 보는듯하다..


흐음..... 갑자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나의 디자이너분께서는 이상한 느낌 못 받았나 보다


입으로 뻐끔뻐끔 작게 소리를 내었다..


"아이유라는 말은 하지 말고 해 줘요~"

"네네? 아이유요??"

차암 크게도 말한다.


입을 닫지 않는 나의 전담 디자이너분은

전혀.... 나의 눈치도 못 받아들이시고

미용이 끝날 때까지,

드라이가 끝날 때까지,

아이유란 이름을 놓지 못했고

다 끝나고 내 머리를 봤을 땐

내 머리는 아이유가 아닌

아이고가 되어있었다.


물론!! 넙데데한 내 얼굴이

머리스타일보다 많은 오류가 있다는 건

내 익히 알고 있다!


머리야 어차피 길면 되고

상관없지만

옆에서 듣고 있던 손님의 오해를 풀 수가

없어서 참 난감했다.


저기욥~옆에 손님~~~

제가 아이유랑 똑같이 만들어 달라는 게 아니구욥

그냥 머리스타일을 이렇게 비슷하게 해 주라는

뜻이었어요!!


진짜에욥..

이 나이 먹은 아줌마 주책은 있어요~

이렇게 붙잡고 이야기해 주고 싶었지만

방실방실 웃으며 카운터 앞에 계산을

기다리고 있는 디자이너를 보면서

총총총 걸어가 계산하고 나왔다.


엘리베이터에 타자마자

거울을 봤다.

아이유는 없다.

아이고만 있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