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태우고 친정 가는 길.
친정에 가기 전에 아빠 산소를 먼저 들러
인사를 드려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바로 아빠 산소로 가면 되는 건데
아이들의 기분부터 생각하게 되었다.
굳이 데리고 갈 필요가 있을까?
다음에 나 혼자 갈 때 그때 들려볼까?
가는 순간 내내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생각을 해댔다.
곧 있음 아이들 방학도 끝나고
학교를 다니다 보면 외할아버지 산소 가는
빈도도 점차 줄어들겠지.
그렇다면 오늘이 어쩌면 인사드리기
좋은 날일수도 있겠다.
복잡한 생각은 하지 말고
단순하게 생각하자 맘먹었다.
가는 차 안에서 아이들에게
외할버지 뵙고 외갓집 가자!
라고 하니
아이들은 별 반응 없이
"응"이라고 대답하고 각자
핸드폰을, 창밖을 바라보았다.
아이들은 듣지도 않는데
나 혼자 담담하게
이젠.. 외할아버지 보려면
외갓집이 아닌 이 길로 가야겠구나.
말이 끝나자마자
울컥 눈물이 차올랐다.
그렇구나..
아빠를 보려면 낯익은 길이 아닌
낯선 길로 아빠를 뵈로 가야 한다.
가는 내내 아이들 모르게 눈물 훔치느라
운전하느라 손이 바빴다.
아빠 묘 근처엔
불그스름한 흙이
흩뿌려져 있었다.
누가 봐도 얼마 안 된
묘 같아 보였다.
저곳에 아빠가 묻혀있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하염없이 흘렸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친정 가면 뵐 수 있는 아빠..
나와 아이들이 가면
웃는 모습으로 강아지들 왔냐며
반겨주던 아빠의 모습은 사라져 버리고
덩그러니.. 이름 석자 새겨진
아빠의 비석만이 우리를 반겼다.
이젠..
우리 아이들에게 아빠는
외할아버지가 아닌 조상신이 되어버렸다.
아빠..
엄마 사시는 동안엔
안 아프게 해 주시고
가족모두 평안하고 건강하고
하는 일 모두 잘되게 해 주세요.
아빠..
그동안 고생 많으셨고. 감사했어요.
이곳에서 편히 쉬세요..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추스르며
아빠산소에서..
조상신에게 빌듯,
주문을 외우듯 읊조렸다.
아빠는 그렇게..
좋은 아빠..
좋은 남편..
좋은 사람에서...
이제 이름으로만 존재하는
조상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