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꼭 써야 하는가

by 윤성

일을 꼭 해야 하는가


그렇다

먹고 싶은 걸 사 먹기 위해 일을 꼭 해야 한다

안락한 집에 머물기 위해 일을 꼭 해야 한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들을 꾸리려면 어느 정도의 돈이 필요하니

돈을 벌기 위해

일을 꼭 해야 한다


운동을 꼭 해야 하는가


그렇다

지치지 않고 일을 하기 위해 운동은 필수다

원하는 곳을 여행하기 위해

맛있는 음식을 잘 먹기 위해 운동은 필수다

늙어서도 원하는 곳에 다니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기 때문에

운동을 꼭 해야 한다


체중 조절을 꼭 해야 하는가


그렇다

뚱뚱하면 숨이 찬다

말을 길게 이어가기조차 힘들다

또 사람들로부터 기분 나쁜 말들,

예컨대 돼지나 뚱땡이 같은 소리를 들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표준 체중의 사람들을 만나기도 점점 꺼려질 것이다

그러니 체중 조절 또한 꼭 해야 한다


친구가 꼭 있어야 하는가


이건 아직 잘 모르겠다

마음 먹고 노력한다고 친구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친구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친구가 없은 지 오래된 나는 잘 모르겠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늙어가는 지금이 좋다 충만하다

친구가 생긴다고 덜 외로울 것 같지 않고

가족들만큼 의미가 깊은 친구를 사귈 자신도 없다

그러니 친구가 꼭 있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글은 꼭 써야 하는가


망설임 없이,

그렇다

글을 쓰는 게 나에게 돈이 되는 일이 되면 좋겠다고 늘 갈망한다

글을 쓰며 뇌가 운동을 하고

글을 써서 칼로리가 소모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글은 나에게 가장 가까운 친구이다

가족들에게 못하는 이야기도 글로는 풀어낼 수 있다

글을 쓰며 나의 마음을 스스로 들여다보고

못된 인간들에게 받은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기도 한다

글을 시작할 때의 마음과 끝 맺을 때의 마음이 다르다

어떤 글은

울면서 시작해 웃으면서 마치기도 한다

그러니


글을 꼭 써야 한다

나를 위해

내가 행복하기 위하여























keyword
작가의 이전글파란점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