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공기마저 욕심 부린다고
느끼는 날이 있다
오늘처럼
이미 호흡이 충분한데도
더
조금만 더
숨을 들이키는 그런 날
가슴 가득하게 숨을 가두고도
자꾸
공기를 탐낸다
폐가 터질 것처럼 넘치게 공기를
밀어 넣고도
멈추지 못하고
더
조금만 더
욕심 부리다보면
폐는 찢어질 것 같은데
뇌로는 산소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지
뇌는 공기를 계속 마시라고
더 마시라고
명령하고
폐는 그걸 감당 못하는 상태에 이른다
결핍이 무한으로
충만함을 역전하는 모순 상태
그래서 괴로운
행복을 갈구하며 점차
행복에서 멀어지는 몹시 괴로운 상태
잠시
숨을 참아볼까
지금 내가 가진 공기를
폐에 가두어
더 들이마시지도 내뱉지도 않고
하나
둘
셋
그래
참아본다
흡, 하고 멈추는 게 아니라
가진 숨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느낌으로
하나
둘
셋
고요히 머물러본다
조금씩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부엌 싱크대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 톡
창밖 골목으로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
목소리
누군가 틀어놓은 드라마 소리
음악소리
이불 바스락거리는 소리
새 소리
바람 소리
후, 이윽고 내뱉는 숨
끝까지
비우면
다시 시원하게
폐로
뇌로
공기가 들어찬다
신선해
그러고는 조금 쉽게 숨이 흘러간다
삶이
흘러간다
돈도 사람도
실컷 욕심만 부리다가 하나도 얻지 못해
괜히 심술이 치밀어 오른 날
공기라도 욕심을 부려 본
오늘 같은 날
이런 날도 흘러간다
이렇게 또 하나 배우며
잘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