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감성 테마시
오후 6시에
동네에 있는
‘오후 4시’라는 카페를 즐겨 갔다.
오후 4시,
그 시간이 품은 느슨함이
숨 가쁘게 살아온 나를
조용히 쓸어주어서 좋았다.
교사로 있던 시절,
오후 4시는
긴 숨 비로소 토해내며
시간이 느슨해지는 걸 느끼는 시간이었다.
학생들을 보내고
책상을 정리하며
슬며시 콧노래가 스미던 때.
나는 그 무렵
오후 4시의 인생을 지나고 있었다.
삶의 시계가 더 돌아
이제는 오후 6시,
일몰 무렵이다.
부챗살처럼 길게 스며드는 석양빛이
애잔하면서도 단단하다.
두매두매 걸어온 시간을 돌아본다.
서두르지 않은 걸음,
끝내 놓치지 않은 마음.
그 마음들이 엮여
지금의 결을 이루었다.
몸이 낯선 신호를 보낼 때면
잠시 염려에 머물기도 하지만
괜찮다.
바쁜 시간을 지나
여유 속에서 여물어진 알짬이 있으므로.
두매두매한 시간이 농축되어 만들어진
삶의 알짬을 품고,
앞으로의 시간을
긴 호흡으로
따박따박 걸어가고 싶다.
두매두매 : 순우리말. 행동이나 태도가 야무지지 못하고, 어수룩하나 정감 있는 모습을 나타내는 말.
알 짬 : 순우리말. 여럿 가운데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이 되는 부분, 요점, 알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