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by 요조

수많은 감정 중에 '불안'이라는 감정이 있다. 이것은 정말 특이하다. 모든 감정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불안에는 불안을 겪게 되는 계기만 있을 뿐 명확한 이유가 없다. 불안감을 안겨주는 대상이 명확하게 있다고 해도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해결방법을 찾긴 어렵다. 또한 감정을 컨트롤하기 위해선 그 감정이 시작된 시초까지 거슬러 올라가 그것과 맞닥뜨리는 과정이 필요한데 불안감은 내가 이 감정에 대한 정보가 불명확하기 때문에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 예시로 우린 모두 죽음을 두려워하고 죽음이 점점 우리 앞에 다가오는 것에 불안함을 느낀다. 하지만 우린 죽음 뒤에 무엇이 있는지, 죽음의 느낌은 어떠한지, 죽음이 내게 무엇을 가져다주는지 지금 살아있는 사람 모두는 절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죽음을 두려워하고 불안해한다. 명확하게 알지 못해 불안감을 더 느낄 수밖에 없다. 이처럼 불안감은 참 골치 아픈 감정이다.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에서 다가오는 감정이며 한번 잠식되면 끝도 없이 전파되기도 한다.

하지만 불안은 여타 감정보다 더 우리와 밀접하게 붙어있다. 어쩌면 인간이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인 행복과 사랑, 희망보다 더. 그 이유는 우리의 삶 자체가 미지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시간의 흐름은 변함없이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한 방향으로 흐른다. 우린 화살표에서 삼각형의 맨 앞에 뾰족한 점 위에 서 있고, 그곳이 현재이다. 미래는 우리가 어떤 방법을 써도 알 수 없다. 때문에 우린 늘 불안감을 안고 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쩌면 불안은 인간의 실존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죽음이라는 도착지에 도달하기까지 불안감을 이겨내고 어떻게 편안에 이를 수 있을까. 우린 매일 불안과 싸우고 있다.

모든 생각과 철학은 나의 안위를 위함에서부터 시작된다. 모든 생각과 철학은 내 마음속 깊게 자리 잡은 불안을 이겨내기 위함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겨울이 담고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