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년동안 스리랑카 지방에서 용접교사로 봉사활동을 한적이 있습니다
열대의 낭만이란..참....
시골마을이었는데 집에서 학교로 출근하는길에 엄청큰 저수지가 있었고 진성 낚시병자인 저는 아침저녁으로
출퇴근낚시를 했었드랬습니다 저수지는 학교 설립자가 파준 저수지였는데 아무리 시골동네라도 "낚시클럽"같은 모임이 있어서 맴버들만 낚시가 가능했지만 저야 뭐 나름 "선생"에 "외국인" 이었기때문에 무난히 낚시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주된 어종은 틸라피아라고 불리우는 역돔이 밤낮으로 주구장창 나왔고 밤에 돼지비계걸면 팔뚝굵기의 이무기만한 장어들이 부시리잡는 파핑대를 콱콱 휘어지게 했었습니다 (나중에는 그 장어를 위해 수족관을 운영하기도 했었드랬죠) 무튼 그날도 어김없이 지각하는녀석들에게 지렁이 캐오는 벌을 내리고 받은 지렁이를 들고 의기양양하게 낚시포인트로 향했습니다 개도국에서 그것도 시골마을에서 은빛 별빛이 빛나는 은성 세칸대 딱 펼치면 그야말로 BTS팬미팅 수준의 관심이 몰리기 때문에 저수지 뒤편 나름 소류지를 포인트로 정하고 조용히 찌맞춤을 했습니다
담배한대 딱 물고 의자에 앉아서 오늘저녁은 메기냐 빠가냐 냉장고에 쏘주는 남았나 그러고있는데 술취한 아저씨가 비틀 비틀 오더니 알아들을수없는 현지어로 "낌블라 낌블라 낌블라"를 계속 중얼거리는것이었습니다 개도국 하루의 피로를 낚시로 푸는 저에게 주취자라니요... 술냄새 ...땀냄새...아...아저씨.....
이 아저씨는 계속 "낌블라 낌블라 낌블라"를 중얼거림과 동시에 제 낚시가방도 들춰보고... 낚시의자도 만져보고 미끼로 가져온 새우도 냄새맡고 ........아 너무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고요와 평화를 위해 택한 낚시인데 술취한 아저씨의 방해라니...좋은말로 타일러도 "낌블라" 화를내도 "낌블라" 결국 경찰을 부르겠다고 인상 팍쓰면서 엄포를 놓으니 그아저씨는 그제서야 유유히 자리를 떠났습니다 떠나는 와중에도 고개를 돌리며 이별의 ""낌블라"를 잊지않고 떠나시더군요 너무 힘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다시금 낚시에 집중한지 10분정도 지났을까요 담배를 겨우 한개피 다 태워갔을 그때....
민물찌 뒤로 살포시 저보다 큰 "악어" 한마리가 떠올랐습니다
스리랑카어로 악어는 "낌블라" 입니다
싸우면 질것같아서 낚시대고 뭐고 다 버리고 튄기억이 납니다
다행히 낚시대는 다음날 무사히 회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