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의 루틴은 무척이나 단단했습니다 아침낚시- 출근- 퇴근낚시 -장봐서 저녁한잔 그러다가 방학오면 집이나 지으러 가고 원정낚시가고 뭐 그랬더랬죠 그날도 어김없이 용접반 아이들과 푸닥거리를 한참 하고있었는데 60 군트럭이 교실 마당에서 회차를 하는것이었습니다 그러더니 번쩍이는 갈매기무리.. 툭 튀어나온 인격의 원사쯤되어보이시는 분과 학교 관계자가 저에게 찾아왔죠 이유인즉슨 '반경 다섯시간 거리에 알루미늄을 용접할수있는 곳이 없다 군대용 솥에 많은 구멍이나서 밥먹이는데 큰 애로가 있다 좀 도와줘라" 이런 요지였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있던 지역은 스리랑카에서 논산처럼 육군 신병교육대가 있던곳이었거든요 주임원사님의 말하는 태도가 쫌...군대있을적 훈육관이 떠올라서 거절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냄비들과 함께 차에실린....때가 꼬질꼬질한 츄리닝 차림의 이등병들이 보였습니다....
"아...이....불쌍한 자식들 일단 솥 내려보세요"
그렇게 저도 들어갈만한 거대한 솥 여섯개가 학교마당에 내려졌고 또다시 주임원사님의 압박이 왔습니다
"이거 없으면 밥 못먹이는데 언제까지 끝납니까?"
부탁하러 왔는데 압박을 주는 이런 태도가 어이없기도 했지만 군인들이 "밥"을 못먹는다니까 마음이 약해져가지고는 그만 "두시간 있다가 오세요 " 라고 말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매너있게 구멍난곳을 찾아서 표시라도 좀 해오던가.... 그을음이라도 좀 닦아서 가지고 오던가...그을음이 가득한 알루미늄 솥에 물을부어 새는곳을 찾고 갈고 뭐 어찌어찌해서 냄비 수리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그만...
외국인이 군대 냄비를 고쳐줬다는게 고마워서였을까요 아니면 신기했을까요 원스타 신교대장님께서 친히 콜라를 세병 사들고 냄비를 찾으러 온것입니다 고생한 아이들에게 콜라를 나눠주고 저에게 자기가 해결해 줄수있는 일을 물었습니다
(제가 현역었다면 진심 드래곤볼 일곱개 모아둔 그런 상황)진성 낚시병자였던 저는 사람들의 관심없는 평화를 원했고 더이상의 낌블라는 사양이었기때문에 생각없이 바로 말했습니다
"대장님 저에게 군부대 낚시 프리패스권을 주십시오"
"ok 앞으로 너 군부대 낚시 가능"
그렇게 저는 스리랑카 육군 신교대에서 매일 낚시를 하게됩니다 여기가 좋은게 일단 군부대라서 민간인들이 아예 없어 조용하고 부교식 보트램프라서 수심이 일정하다는점 단점으로는 아침저녁으로 대대병력들이 낚시포인트에 조깅하고 단체로 샤워하러 온다는점이겠군요 (나름 집어가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
여기서 구렁이급 장어도 많이뽑고 틸라피아도 많이 뽑았습니다 신교대장님 허락맡고 낚시하니까 신병들은 감히 저랑 눈도 못마주치고 대위 소령 이런분들이와서 나름 낚시 애로사항도 가끔 물어봐주고 그랬습니다
그날도 새벽이었는데 낚시가 무척이나 당기는 날이었습니다 가볍게 대낚 세대만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세대를 차례대로 펼치기 시작하는데 오늘이 무슨날인지 쉴새 없이 틸라피아들이 올라오는것이 아니겠습니까?
손바닥 만한놈부터 팔뚝싸이즈에 다자란놈까지 정신없이 20수정도 했을까요? 다른 채비 걷다가 그만 은빛 별빛 은성낚시대 하나를 틸라피아가 끌고가버린것이었습니다 물고기가 낚시대 채간걸 당해 보신분들은 다 아시죠? 그 잔잔한 수면위를 가르는 그....짜증의 파동....애처로움.... 급하게 릴을 던져서 대낚을 걸어보려했으나 이미 릴 사정권밖으로 나가버렸고 믿을 만한건 옆에서 근무서는 초병들이었습니다
"님 천원 드릴게 저 낚시대 회수가능?"
"쏘리 저기 낌블라(악어)있음"
아...스리랑카에서 은빛별빛 내 낚시대를 어디서 구한단 말입니까 순간 배팅을 거절하지 못하게 크게 쳐야한다고생각했습니다
"님 그럼 만원 오케이?"
초병 둘이 근무서고 있었는데 고참병이 바로 군장푸르고 총을 거치하더니 팬티바람으로 호수에 뛰어들었습니다백미터도 넘게 헤엄치더니 한손으로 낚시대를 잡아서 가지고 왔어요
"아직도 있어 있어 있어! 있다고!!"
그렇게 저는 자연에서 보기 힘들다는 5짜 틸라피아를 만나볼수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