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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해, 새 날, 새 마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y 바람꽃

2025.1.1. 맑음

창 밖으로 바라본 겨울햇살은 눈이 부실만큼 화창했으나 정작 살갗을 스치는 찬바람은 코끝이 시리도록 싸늘했다.

오늘은 1년이라는 한 해 중 가장 처음 시작하는 첫 날이다.

오늘을 위해 그동안 한쪽 눈 감고 미뤄왔던 가스렌지도 닦고 사무실 책상도 정리하고 오랜만에 세차도 하는 등 자질구레한 일들을 급하게 해치웠다. 개운한 마음으로 즐겁게 새날을 맞이하기 위해 미리 부산을 떨었다.

사실 시간을 다투는 일이 아니었으므로 끈질긴 게으름에 밀려 찰싹 달라붙어 있던 핑계를 이참에 겨우겨우 털어냈다. 남편은 몇 번 얘기해도 시큰둥하더니 웬일로 마음이 동했는지 드디어 세면대 배수관과 화장실 채수구 청소를 해 주었다.

괴롭고 힘들었던 시간이나 나를 짓누르는 무거운 기억들을 살며시 뒤로하고 일부러라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도록 애쓴 보람이 있었다.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는 문구가 떠올랐다.

오늘 떠오른 해도 어제의 해와 같고 오늘 역시 어제와 다르지 않은 날이지만 새해, 새 날을 핑계로 새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를 부여하여, 오늘부터는 어둡고 오래된 마음과 묵은 때를 탈탈 벗어버리고 더 잘 보내고 싶다는 각오를 다지는 내 모습에 딱! 어울리는 말인 것 같았다.


1년을 기준으로 한다면 어제 역시 2024년의 한 해를 보내는 끝날이므로 그동안 수고해 준 해넘이와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서쪽 수평선이 제일 잘 보이는 근처 바닷가로 나가 마지막 배웅을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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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처럼 다이어리도 새 것으로 준비하고 조금 더 정성들여 하루를 보냈다.

또한 오늘은 햇님도 새 날의 햇살이고 새 도화지에 그리는 첫 장이므로 해맑게 떠오르는 순진무구한 해돋이를 바라보며 올 한해를 예쁘게 잘 그려보자고 각오를 다졌다.


다이어리 첫 장에 나의 이름을 쓰고 새해계획도 세웠다.

나의 관심 주제는 매번 '영어 공부, 악기 연습, 독서하기'가 빠지지 않는다. 올해도 큰 테두리는 별로 변함이 없지만 나이를 먹다 보니 자연스럽게 추가되는 항목이 있었다.

우선 건강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어느 누가 봐도 나는 오히려 마른편인데도 최근 몇 년 사이에 두통과 탈모, 어깨 및 무릎 통증, 콜레스테롤 증가로 인해 계속 병원을 제 집처럼 들락거렸다.

코로나 시기 이전만 해도 매일 운동을 너무 많이 해서 몸에 탈이 날 정도였는데 지금은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운동하기가 쉽지 않아 계속 핑계 아닌 핑계의 무덤에 갇혀 몸에서 이상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을 살짝 무시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의 올해 계획 1번은, '콜레스테롤 수치 정상으로 떨어뜨리기!' 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추가된 계획은 '글쓰기'이다.

우연한 기회에 동아리에서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지 벌써 1년 반정도 되었는데 다행히 아직까지 지치지않고 열심히 진행 중이다. 글쓰기에 대한 장점과 매력이 너무 많아서 올해도 계속 도전하고 여전히 놓지 않고 싶은 계획 중 하나이다.

영어는, 회화하기와 좋은 글로 마음을 다스리기 등 두마리 토끼를 잡아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영어 필사 100일의 기적’이라는 중고 책을 구입했는데 첫 장을 펼쳐 보니 책을 파신 분도 나와 성격이 비슷한 스타일인지 앞장 딱 2장만 쓰고 나머지는 깨끗했다. 난 최소한 2장 이상만 써도 전혀 모르는 사람을 이기는 셈이 된다.

혹시 작심삼일이 되더라도 다시 시작하고 또 다시 시작해서 '올 한해도 그럭저럭 잘 해냈다~~!' 고 말 할 수 있도록 파이팅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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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에 걱정도 많고 온갖 잡생각이 많은 내가 올해는 ‘성철스님의 명언’을 되새겨보며 마음을 다스려보고자 한다. 명언의 내용을 보면, 세상을 살면서 '건강'만 챙겨도 걱정할 일이 거의 없는 것 같다.


- 다들 너무 걱정하지 마라.


걱정할거면 딱 두 가지만 걱정해라.

지금 아픈가? 안 아픈가?

안 아프면 걱정하지 말고 아프면 두 가지만 걱정해라.

나을 병인가? 안 나을 병인가?

나을 병이면 걱정하지 말고 안 나을 병이면 두 가지만 걱정해라.

죽을병인가? 안 죽을병인가?

안 죽을병이면 걱정하지 말고, 죽을병이면 두 가지만 걱정해라.

천국에 갈 거 같은가? 지옥에 갈 거 같은가?

천국에 갈 거 같으면 걱정하지 말고 지옥에 갈 사람이 걱정해서 뭐하나?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희생된 모든 분들을 마음 깊이 추모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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