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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삼일'

책 읽기

by 바람꽃

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2015년도 말쯤, 직장인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어느 여교수님의 강의를 들었는데 강의 내용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해 주셨던 말씀이 여전히 생생히 남아 있다.

'평상시에 들고 다니는 작은 손가방 안에 다른 건 몰라도 책은 항상 가지고 다닌다'고. 그리고 유학 가게 되었을 때 '책 볼 여유는 있어도 화장 할 시간이 없어서 눈썹과 입술 문신을 했다'고 했다.

그냥 남 일이려니 하고 웃고 흘렸을 이야기였지만 애들도 어느 정도 크고 무엇인가 변화를 필요로 했던 시기여서인지 그 말들이 왠지 귀에 쏙쏙 꽂혔다.

그때 부터다. 읽든 안 읽든 가방에 책 한 권씩 담고 다니기 시작한 해가!


특히나 잠을 깊이 잘 못자는 나의 입장에서는 온갖 잡생각으로 뒤척이는 새벽에 잠잘 수 있는 좋은 방법을 고민하다가 책이라도 봐야겠다 싶어 독서를 시작한 것이 벌써 수년이 넘었다. 물론 지금까지 해마다 엄청 다독을 한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그래도 여유가 있을 때는 도서관을 자주 찾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가끔 책이 무거워서 들고 보기 힘들 때도 있지만 책을 읽는 동안만은 마음의 평온을 되찾게 되고 잡생각이 많을 때는 독서 만한게 없다고 생각한다.


독서의 묘미를 알기 전에 도서관에서 근무한 적도 있었는데 "책을 많이 보시겠네요?" 라는 질문에 "회계부서인지라 책을 구매해 주면서 신간도서 커버는 많이 봤어도 책 읽을 시간은 별로 없었어요~" 라는 핑계를 대기 바빴다.

책을 좋아하게 된 시점이 아주 어렸을 때였으면 나 스스로 공부라도 잘 했던지, '세 아이들이 한창 자랄 때였으면 내 덕분에 애들 성적도 쑥쑥 올랐을까?' 하는 의문도 드는데 지금은 일부러 책 들고 다니면서 옆에서 뽀짝거려 봐도 애들이나 남편은 여전히 TV나 핸드폰을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너무 늦은 시작인가?' 싶어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았다.


한때는 1년에 100권이라는 숫자를 채우기 위해 얇은 책을 읽는 꼼수를 부려 보기도 하고, 가끔 재미있는 책을 발견하면 더 속도를 내서 읽는 해도 있었지만 오히려 한꺼번에 많이 읽으니 막상 기억을 하려고 하면 내용이 뒤죽박죽 섞이기도 하고 작가 이름조차도 외우기 쉽지 않아 제대로 독서를 하고 있는 건지 의심이 들기도 했다.

올해는 '80권 읽기'가 목표다. 애들도 다 크고 어느 정도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책을 가까이 하려고 마음먹으니 이제는 나이가 훼방을 놓는다. 조금만 집중해도 눈이 너무 시리고 방금 읽은 책도 뒤돌아서면 등장 인물의 이름도 자주 잊어버리는 등 부작용이 많다.


나는 주로 소설을 자주 읽는데 특히 동물을 좋아해서 고양이와 관련된 책들은 일부러라도 찾아 읽는다. 동물이 등장하는 책은 부담이 없고 위로도 되고 기분 좋게 읽을 수 있는 책 중의 하나이다.

내 경험상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것도 시간 때우기 안성맞춤이지만 오히려 자투리 시간을 모아서 책을 읽고 나면 잔잔한 여운과 감동, 뿌듯함 등 남는 것이 많아서 여러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품에 안은 듯 즐거움과 재미가 더 쏠쏠하게 느껴졌다.


새해가 되어 독서하기 계획을 세운 분이 있다면 다음과 같이 '발동 걸어보기'를 추천한다.

-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동물, 요리, 여행, 식물 등) 선택하거나,

- 관심 있는 작가나 장르에 따라 골라 보기(나는 초기에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에 푹~ 빠졌었다.)

- 읽은 책의 맨 뒷장에 소개되어 있는 같은 작가의 책 또는 비슷한 스타일의 책을 골라 보기도 좋고

- 가장 흔한 방법은 베스트셀러나 스태디셀러, 그리고 얇은 책이라도 우선 선택해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한번 재미있는 책에 꽂히면 다음 내용을 빨리 알고 싶어 마음이 조급해지거나 복잡한 머릿속에 여러 감정이 스며들면서 마음이 촉촉해지는 마법에 걸릴 수도 있다.

새해 첫날부터 계획을 세웠다가 벌써 '작심삼일'이라는 유혹에 빠졌다면 음력 설을 핑계로 다시 시작 해 보고 그도 놓쳤다면 새 달 1일 등 어느 날에든 의미를 부여하기 나름인 것 같다.

'나는 소중하니까~!'

포기하고 실패해서 실망하거나 좌절하기보다 다시 또 새 마음으로 툭툭 털고 일어나 새로 시작하는 마음을 가져보길 권장한다.(나 자신에게 하는 말임)

사실 나도 편독하는 쪽이라 매번 습관을 바꾸려고 노력하는데도 잘 안 되고 있다. 올해는 소설책보다도 역사서나 자기계발 서적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


며칠 후면 설명절과 긴 연휴가 기다리고 있어 미리 도서관에 가서 고양이 책을 비롯해 관심 있는 책을 몽땅 대출 해 놨다.

다들 즐거운 명절이 되시길 바라며, 오랜 시간 기다리기 지루한 차 안이나 누군가를 기다려야하는 헐렁한 시간을 활용해 조용한 카페에 앉아 '볼까 말까' 망설이는 사람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책의 매력에 빠져드는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p.s 위의 의견은 지극히 개인적인 저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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