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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봄

겨울 끝은 어디에~~

by 바람꽃

내일이 3월 말인데도 여전히 바람 끝은 매섭고 차갑기만 했다.

오늘 일기예보에서는 '윗지방에 때 아닌 눈보라도 내렸다'고 한다.

봄꽃들은 이미 화사한데 꽃샘추위는 어디에 꽁꽁 숨어서 심술을 부리는 건지..

아무리 칼바람이 불어대도 지금은 당연히 온 사방이 '봄'임을 느끼며 서투른 시 하나 남겼다.


또 봄!


꽃피는 춘삼월, 때 아닌 눈보라 속에도

봄의 기운은 매서운 동장군을 슬며시 밀어내고

조금씩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었나보다


바람은 여전히 차갑지만 햇살은 조금 더 따스해졌다

연이은 추위 속에 봄이 더디오나 궁금했는데

결국 질긴 겨울을 온 몸으로 이겨내고 있었다


키 큰 나무 그늘 사이로 수줍게 고개 내민 새순들도

따사로움에 한껏 기지개를 켠다

또 봄이다!


이미 봄!


옷깃을 여며야 할 만큼 칼바람이 불었지만

길을 나서는 옷차림은 한 겹 가벼워졌고

어느새 새하얀 매화는 가녀린 꽃망울을 내밀고 있었다


새하얀 목련이 수줍은 듯 여린 속살을 내비추고

뽀송뽀송 애기 피부 같은 노오란 개나리와

삐죽빼죽 고개 내민 동그란 새싹들이 하나둘 싹을 틔었다


맑은 하늘 아래 포근한 햇살 스며들면 꽃향기 취하듯

한 계절 얼어있던 작은 마을도 꿈인 듯 잠결인 듯 하나둘 깨어난다

이미 봄이다!


바로 지금 봄!


훈훈한 바람결에 몽롱한 꽃향기 진하게 날리면

남은 겨울 자락은 보일락 말락

희미한 꽁지만 남긴 채 저만치 사라지고


풋내 가득한 봄내음을 끌어안은 너른 마당엔

마른 나뭇가지위에 걸터앉은 꼬마 새들이 시끄럽게 재잘재잘

유유히 날개 짓하던 화려한 나비 살랑살랑 나를 유혹한다


눈부신 햇살 한 줌 머물며 ‘똑똑’ 봄소식을 전하면

잔뜩 움츠려있던 내 마음에도 환한 미소 한가득 쏟아진다

바로 지금이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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