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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꽃 Apr 12. 2024

꽃비

꽃비가 나린다

어깨가 잔뜩 움츠러드는 차가운 기운을 밀어내고 

환한 햇살 가득한 봄의 기온이 따스함을 몰고 오면 

    

메마른 나뭇가지에서 하나 둘 수줍은 꽃망울이 피어나고 

툭 치고 지나가는 무심한 바람결에 

살랑살랑 가벼운 꽃잎이 꽃비가 되어 내린다     


성급히 기지개를 켠 여린 꽃봉우리는 

슬쩍 스치고 가는 여린 기척에도 

하늘하늘 꽃비가 되어 첫눈 내리듯 흩날린다   

  

겨울 끝자락에서 주춤하던 서늘한 기온은

먼 길 떠나는 길손처럼 긴 여운을 남기고

저만치 사라져가는 까만 그림자 위에 

오색 꽃잎들을 휘감아 몰고 간다  

 

오래된 벚나무 아래 연분홍빛 꽃비가 소리없이 떨어지면 

밤새 하얀 눈송이 쌓이듯 예쁜 꽃길이 되고

꾸벅꾸벅 졸고 있던 차들은 금새 꽃 마차가 된다 

     

꽃비는 오늘도 하늘하늘 머나먼 여행을 떠나고 

하얀 눈 닮은 어린 꽃잎은 나풀나풀 작은 나비를 쫒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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