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10주년을 축하드립니당~~^^'
내가 브런치스토리를 접한 지는 아직 2년이 채 안되었다.
학창 시절에 손 편지나 글짓기 쓰는 것 빼고는 나이 50이 넘도록 제대로 된 글을 써 본 기억이 별로 없다.
최근에 직장을 옮기고 친목 도모를 위해 발을 담궜던 동아리 모임에서 우리 고장의 역사 유적지를 다니며 짧은 소감문과 단순한 시를 쓰는 정도로 글쓰기를 다시 시작했는데 간단한 글 몇 줄 남기는 것조차도 뒷골이 당기는 고통을 느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하지만 다행히 포기하지 않고 작년부터 브런치스토리에 가입하여 나의 평범한 일상들을 기록하면서 올해는 창작 소설까지 도전하고 있다.
매월, 동아리 회원들을 만나면 서로 ‘작가’라는 호칭으로 부르기는 하지만 사실 글을 쓴 지도 얼마 되지 않은 햇병아리인 데다가 작가라고 하기엔 아직도 너무나 부족함이 많아 많이 낯설고 어색했다.
나 역시 처음 글을 쓸 때는 ‘내가? 말도 안돼!’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작가의 꿈에 대해 1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습관적으로 쓰다 보니 어느새 브런치스토리 글이 100편을 넘어섰다.
글을 쓰면서 좋았던 점은, 나 자신과 나의 일상을 되돌아보게 한다는 것이다.
부모님을 한꺼번에 잃었던 상실감과 가족들에 대한 잔잔한 이야기, 그리고 나의 평범한 일상을 한 번 더 되새겨보면서 아프고 힘들었던 마음은 어느새 새살이 차오르듯 조금씩 아물어 갔고 소심한 나였지만 나의 소중한 순간들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더욱 정성들이게 되고 무심히 지나쳤을 아름다운 자연이나 주변 상황들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또한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고 내내 잊고 있었던 아련한 추억을 곱씹는 맛도 있다.
한 편씩 글을 선보일 때마다 몇 번씩 같은 글을 읽으면서 수정하고 메모하고 정리해야 되는 번거로움과 두통을 동반한 눈이 빠질 것 같은 고통과 탈모의 증상을 간간이 느끼지만 내가 바라보고 느끼는 나의 세상들을 표현하는 과정과 수고들이 무척 소중하게 생각되었다.
여행을 다녀와서도 다시 추억하는 마음으로 그때그때 느꼈던 감정과 사진들을 정리하다 보면 내가 잠시 머물렀던 장소와 순간들 역시 무척 감사하고 귀하게 여겨졌다.
나는 그저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것들을 묵묵히 표현할 뿐 아직도 작가라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는다.
하지만 문학작품을 공모한다는 안내문을 보게 되면 한번 도전해 보고 싶고 이왕이면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해 보기도 한다. 나의 분신과도 같은 공든 작품들이 하나씩 늘어나고 아직도 쓰고 싶은 것들이 많아지는 요즘에는 점차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 내고 싶다’는 작은 소망도 가져본다.
가끔은 글감이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도 하고 한 번씩 게으름이 스멀스멀 밀려오는 때도 있지만 그래도 나의 적성을 찾은 듯 나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과정들이 즐겁기까지 하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오만 잡동사니 수식어를 모두 덧붙여 어설픈 글을 만드느라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되었는데 그래도 처음 시작과 비교하면 글솜씨가 많이 나아진 것 같기도 하다.
최근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동아리 숙제 '소설 쓰기' 때문에 밤늦은 시각까지 불을 밝히며 고전분투 중이다. 글을 쓰기 위해 여행을 한다거나 두문불출하면서 인고의 고통을 느끼는 진정한 작가들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했다.
좀 더 욕심을 내자면, 생각지도 못한 복권이 당첨되듯 여기저기 공모한 글이 당선된다거나 훗날 예쁘게 발간된 나의 책을 안고 가족들과 증명사진을 남기고 싶다. 그리고 이왕이면 나의 글이 어느 누군가에게는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로가 되고 작가가 되고 싶은, 또는 지친 마음에 꿈틀꿈틀 작은 희망을 일으키는 긍정의 씨앗이 되기를 바래본다.
진정한 작가의 길은 아직도 멀게 느껴지지만 조금씩 천천히 가다 보면 언젠가 맑은 햇빛이 ‘쨍’하고 밝게 비춰주는 날도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된다.
지금까지 꾸준히 잘 버텨온 나 자신을 칭찬하고 오늘도 난 "어서 자자"는 남편의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고 졸린 눈을 비벼가며 나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