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어버이날이 되면
부모님과 시부모님을 위해
키 작고 앙증맞은 카네이션 화분을 샀다
카네이션을 하루 동안만 달아 드리는 것 보다
이제 막 맺히기 시작한 꽃망울들이 피어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카네이션의 은은한 향기처럼 마음에도 더 오래 남을 것 같아서다
올해도 여지없이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고
어버이날이 돌아왔지만 가장 예쁜 꽃으로 정성껏 준비한 카네이션이
어느 해 부터 하나씩 주인을 잃었다
무척 건강하셨던 분들이 2년 사이에 갑작스럽게 모두 돌아가셨다
이제는 더 이상 나의 수다를 받아 줄 친정 부모님도
자주 티격태격하시던 시부모님도 만날 수가 없다
주인 잃은 카네이션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부모에게 봉양하고자 하나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고사성어가 실감나며 그리움만 더하는 것 같다
지금은 우리 아이들이 카네이션을 사온다
우리도 부모님과 같은 마음. 같은 모습으로
어버이날을 마주하게 되겠지
행여 우리가 나이 들어 멀리 떠나도
다가오는 어버이날을 즐겁게 기억 할 수 있도록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아쉬움 없도록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