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빛 어린 나뭇잎들의 반짝임이 가득한 5월!
동네 골목길에도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여러 색깔의 장미가 가득하다.
백장미. 흑장미. 붉은장미. 노란장미. 분홍장미. 보라장미. 주황장미...
장미를 볼 때마다 생각나는 추억들이 여럿 있다.
화창한 봄 날, 온 가족이 장미축제에 갔던 일, 장미 종류가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던 일, 장미 모양과 색깔들이 너무나 다양해서 특이한 장미꽃마다 둘러앉아 사진 찍던 일, 장미 꽃 잎 하나 몰래 따다가 책 속에 고이 간직했던 기억 등
따스한 햇살 아래 담장 가까이에서 하늘거리는 장미꽃들도 누가 누가 더 예쁜지 가리기 위해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한껏 뽐내는 것 같다.
가녀린 소녀의 긴 생머리처럼 차분히 늘어뜨린 넝쿨 장미
숨바꼭질 하듯 높은 담장 너머로 빼꼼히 고개 내민 붉은 장미
한 가지에 꽃송이가 너무 많아 부끄러운 듯 고개 숙인 연분홍 장미
아치형 울타리 타고 여기 저기서 반갑게 손 흔드는 소담스러운 장미 등
가는 곳마다 환한 미소로 반겨주는 꽃길 지나니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가 되겠다.
주위를 달콤하게 물들이는 코끝 간지럽히는 은은한 향은 덤!
한동안 꽃에 취해 향기에 취해 발걸음도 룰루랄라~
부드러운 바람결에 일렁이는 장미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포근해지는 것 같다.
오늘은 가벼운 발걸음 이끄는 어여쁜 장미에 관한 시 하나 끄적거리는 여유를
가져본다.
출근 길 담장 안 울타리에
빼꼼히 고개 내민 붉은 장미들이
반갑게 나를 반긴다
‘오늘도 힘내세요~’
길을 나서는 낯선 이방인에게도
부끄러운 듯 고개 숙이며
수줍은 마음을 내비친다
‘좋은 하루 되세요~’
해질녘 바쁜 걸음 재촉하는 이들에게도
여전히 밝고 환한 모습으로
토닥토닥 따스한 위로를 보낸다
‘오늘도 수고했어요!’
흐드러지게 핀 장미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스치는 바람에 살짝 쿵! 꽃잎 떨구고
꽃송이 가득 진한 향기 나누며
애써 살가운 위로와 잔잔한 미소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