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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주민인 작가의 Author Visit 행사

저희 동네 주민이자 도서관 사용자께서 최근에 책을 출판하셨어요. 독립출판이기에 제가 책을 구입하는 vendor에서 팔질 않아 작가께서 도서관에 책을 기증하셨습니다.


책의 이미지는 Amazon.com에서 가져왔어요


작가가 우리 도서관 가까이에 살고 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순 없죠. 공공장소에서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에 눈치가 보이는 요즘의 상황이지만 그래도 책이 크리스마스에 관한 동화책이니 12월에 "작가와의 만남"을 기획해 보았습니다.


동네 주민이니 당연히 대면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면 좋았을텐데 아직은 저희 도서관은 실내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기에 부득이하게 Zoom으로 진행을 했습니다.


우선 작가에 대해 소개를 하고 이번에 출판된 책을 직접 읽어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이후에 제가 질문을 하고 작가가 답변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의 질문은

1. 이 책을 쓰게 된 아이디어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2. 이 책을 쓰는데 얼마나 걸렸나요?

3. 책을 출판하는 것은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나요?

4. 언제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나요?

5. 글을 쓰지 않을 때는 어떤 일을 하는것을 좋아하나요?

6. 가족들은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6개의 질문을 제가 쭉 이어서 한건 아니고 중간에 아이들이 손을 들고 질문을 하면 아이들의 질문을 우선적으로 물었어요. 행사에 초대할 때 작가에게 질문이 있으면 가지고 오라고 했었거든요. 아이들이 손을 들면 그 질문을 먼저 묻는 형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아이들이 했던 질문 중 좋았던 것은 "책을 만들때 글을 먼저 쓰나요? 아님 그림을 먼저 생각하나요?" 였어요. 작가께서 놀라워하면서 대답해 주셨어요. 두 번째 책이자 먼저 읽었던 크리스마스 책은 자신은 글만 쓰고 그림은 다른 사람이 그렸지만 앞으로 읽어줄 예정인 첫 책은 그림과 글을 둘 다 했는데 책에 대한 아이디어는 먼저 생각하고, 주인공의 얼굴을 그린 후,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답변해주셨어요.


Q&A를 마치고 그의 첫 책인 "When Good Fruit Goes Bad"의 스토리타임을 가졌습니다. 라이브로 읽어주지는 않고 유투브 동영상을 보여줬어요.

https://youtu.be/ynfljChPiZ8


긴 책이지만 아이들이 재밋게 들었어요.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주인공 캐릭터를 직접 그림을 그려보고 제일 재미있었던 장면을 써보기도 했습니다. 3학년 언니를 따라 참석한 한 유치원 학생이 손을 들더니 "내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저도 작가래요." 이렇게 소리쳐서 얼마나 귀여웠는지 몰라요.


작가께서 세 명의 아이들을 양육하는 stay-at-home daddy이셔서인지 아이들과 소통을 너무 잘 하셔서 제가 별로 할 일이 없이 잘 진행되었습니다. 작가의 큰 아들과 같은 반에 있는 아이가 참석했어요. 그 아이에게는 작가란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닌 내 친구의 아빠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동네 주민이라서 더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사서들을 위한 업무 팁

도서관에서 작가를 초청하는 행사를 진행하는 방법은 취지와 상황에 따라 다양합니다. 이미 네임밸류가 있고 출판한 책이 많은 작가의 경우 사실 저희 도서관처럼 작은 동네 도서관의 경우에는 예산상 초청하기가 어렵습니다. 도리어 학교가 예산이 더 많기 때문에 학교에서 초청할 가능성이 높지요. 그런 작가의 경우 자신의 책을 홍보한다는 차원이라기보다는 "책읽기와 글쓰기의 즐거움"을 아이들에게 알려주려는 취지가 강합니다. 물론 여전히 그 작가의 책이 다시 읽히는 계기가 되기는 합니다. 학교에서 author visit 행사 이후 그 작가의 책을 빌리러 도서관에 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번 도서관 행사처럼 인디 작가들의 새 책을 홍보하는 경우엔 도서관이 고자세가 되기도 해요. 사실 일년에 한 두번은 에이젼트가 없는 인디 작가들이 직접 도서관에 연락해서 행사를 하고 싶다고 하거든요. 씁쓸한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죠. 새 책의 출판을 홍보하던 신인작가와의 author visit을 NYPL에서 근무할때 진행했던 적이 있어요. 그 때는 작가가 강사비를 받지 않고 행사를 진행했어요. 대신 NYPL에서 그녀의 책을 많이 구입해서 참가자들에게 저자 싸인이 든 책을 무료로 제공했어요.


이번 행사도 그렇게 진행하려고했으나 작가의 책이 제가 책을 구입하는 vendor에서 취급하지 않아서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희 도서관은 Amazon에서는 책을 구입할 수가 없거든요. (왜 그런지는 다음 기회에) 그래서 소정의 초청비용을 지불했습니다. 유명한 작가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적은 금액이라 죄송했지만 기꺼이 와 주셔서 감사했지요. 이런게 동네 인심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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