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사서는 만물박사?

상식이 풍부해야 좋은 reference를 제공할 수 있을까?

도서관에는 여러 포지션이 있습니다. 현재 일하는 도서관은 작은 동네도서관이라 조직도는 간단합니다. 도서관 전체를 관리하는 director (관장)과 관장님을 도와서 도서관의 운영을 돕는 운영부서에는 secretary, bookkeepr (나의 월급을 관리해주는)가 계십니다. 도서관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는 Head Librarian, Librarian, Library Assistant, Page가 서열 순서대로 있습니다. 


도서관 시스템에 따라 직급별 업무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전 직장이었던 New York Public Library는 "모두가 모든 일을 할 수 있어야한다"가 원칙이라서 디렉터가 대여창구에 있는 경우도 있고 Library Assistant가 Librarian처럼 도서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현재 뉴저지 도서관의 경우 구인광고에는 아동사서를 구하는 광고였음에도 "필요할때는 대여창구에서 일할수도 있다"라고 적혀있었지만 지난 3년간 대여창구에서 일해 본 적은 없습니다. 직급별 업무가 명확히 구분이 되어있는 편입니다.




서열이 중요한게 아니라 Reference desk에서 reference service를 제공해주는 것은 사서의 고유의 영역입니다. Reference service라 함은 

1) 도서관 이용자가 원하는 책을 찾아주고

2) 책이 없을시 다른 대체자료를 안내하고

3) 우리 도서관에는 없지만 다른 도서관에 있는 책을 요청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 

를 말합니다. 이제는 도서관 자료의 범위를 책으로 한정시킬수없기에 그 범위가 넓어진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때론 원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모르는 사용자에게는 Readers Advisory (추천서비스)를 하기도 하고 또 스스로 자료를 찾기를 원하는 사용자에게는 Instruction (활용 교육)으로 확장될 수 있는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사서란 직업이 모든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의 상식이 있어야 함은 분명합니다. 잔다르크의 위인전을 찾는 아이를 위해 Joan of Arc 정도는 알아야 하고 고대문명에 대한 숙제를 위해 자료를 찾는 아이를 위해 subject term에 ancient civilization 정도는 입력할 수 있는 기본적 reference skill은 필요합니다. 작가 이름을 모르지만 책의 특징을 얘기하면서 특정 작가의 책을 찾아달라는 아이를 도와주려면 아동도서 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요즘 New York Times의 Bestseller 목록에 있는 책을 찾아달라는 학부모를 도와주려면 현재 출판시장에 대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사서의 중요한 미덕은 풍부한 상식이 전부가 아님을 도서관 경력이 쌓일수록 느끼게 됩니다. 도서관의 한 가운데에서 "내가 뭘 읽어야 하나"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아이들에게 a right book을 찾아주는 것이 확장된 reference service라고 정의한다면 사실 책에 대해 파악하는 것 만큼이나 그 책을 읽을 아이들을 파악하고, 그 아이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잘 물어보고, 아이의 관심분야를 편안하게 알아내고, 또 자연스럽게 내가 권한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것이 상식을 쌓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작가나 타픽에 대해 사용자가 물어볼때 당황해하거나 부끄러워 할 필요도 없습니다. "내가 잘 모르는 건데 자세히 말해줄래?" "혹시 스펠링 정확하게 말해줄 수 있어?" "구글링 하려고 하는데 조금 기다려줄래?"라고 솔직하게 말하면 됩니다. 그렇게 해서 새로운 걸 알게 되면 "네 덕분에 오늘 내가 하나 배웠어. 고마워"라고 말해주면 됩니다. 정보를 얻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원하는 정보를 사용자의 손에 쥐어주는 것 뿐 아니라 새로운 정보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도 사서가 해야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만물박사는 당연히 아니지만...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잘 찾아주는 유능한 정보사냥꾼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혹,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주지 못할때 다른 것을 제안할 수 있는 융통성과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해줄 수 있는 친절함을 갖추고 싶습니다. 또한, 아이들에게 너도 곧 나처럼 원하는 정보를 스스로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응원해주는 모티베이터가 되고 싶습니다. 나와 만난 아이들이 life-long learner (평생 학습자)가 되는 것이 저의 궁극적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Nurtured Librarian 후천적 아동사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