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너머 숲이 여린 갈노란색으로 변한다.
오솔길 낙엽들이 소리 없이 둥글고
한 마리 길고양이가 먹이를 기다린다.
밤이 되면 쓸쓸한 가로등 불빛만 비친다.
바람이 쓸어내린 숲에는 고요만 남고
나뭇잎 사이사이에 가을 햇살이 지나간다.
따스한 햇살이 나의 가슴에 안기고
가슴 시린 발라드로 쓸쓸한 마음을 녹이면
햇살의 자애로움에 눈물이 고인다.
맑은 시냇물에 햇살이 비친다.
노란색 넓은 잔디에 외로운 은행나무를 배경으로
미래의 추억을 위해 서있는 우리들에게
“웃어 보세요! 웃어 보세요~”
외치는 스마트폰을 든 여인의 목소리가 들리지만
웃음에 익숙하지 못한 삶을 살아온 과거와
요즈음 웃을 일이 없는 현실에
쓸쓸한 가을 햇살이 비친다.
유럽을 정복한 알렉산더 대왕이 길모퉁이 둥근 원통 속에 살고 있는
존경하는 철학자 디오게네스에게 소원을 묻자.
"지금 당신이 따뜻한 햇볕을 가리고 있으니
옆으로 비켜 주는 게 소원"이라고 한다.
시골 장터 노점에서 야채 파는 할머니에게 어느 손님이 모두 사겠다는 요구를 거절한다. 이유를 물어보니? 여기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과 인사도 해야 하고, 가난한 사람에게는 더 싸게 팔아야 하고, 무엇보다 오후에는 시장 바닥에 내리쬐는 가을 햇살을 사랑하기 때문이란다.
따뜻한 봄 햇볕, 눈부신 여름 햇빛, 따스한 가을 햇살은, 자연의 선물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창 너머 숲에 눈이 내린다.
순간 모든 화려했던 색을 하얀색이 지워 버린다.
내일부터는 겨울 햇살이 우리의 고달픈 인생을 달래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