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나를 고쳐 쓴다(10)

제10화, 더하기와 빼기는 기본이다

by 오엔디

젊은 시절의 나는 늘 더하기만 원했다.

새로운 경험, 더 많은 호기심 가득한 지식, 보다 넓은 인간관계, 심지어는 손에 잡히는 물건까지.

더하는 만큼 성장하고, 성취하는 것 같았다. 인생은 결국, 더하기의 합으로 완성된다고 굳게 믿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갈수록 작은 진실의 깨달음을 얻게 된다.


다시 내 삶은 더하기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 깨달음은 새로운 도전을 기다려준다.

더하기는 젊음의 전략이지만, 성숙의 고독한 길은 빼기다.

인생의 후반부는 ‘덜어냄’을 통해 진짜 나를 고쳐 쓰는 새로운 시간이다.


관계를 고쳐 쓰다 – 세종의 선택

젊음이란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과 연결시키려는 노력의 산물 아닐까? 하지만 모든 관계를 다 끌어안고 살 수 없음을 스스로 알게 된다.


세종대왕은 집현전 학사 몇 명에게만 신뢰를 주었다. 수많은 대신들 가운데서도, 함께 나라를 바꿀 핵심 인연만 곁에 두었다. 그건 이기적이기보다 무언가를 집중해 이루려는 고도의 성과 전략이다. 나 역시 지금은 진짜 내 이야기를 들어줄 단 몇 명만 남기려 노력한다.


관계를 줄이는 것은 외로움이 아니라, 선별된 친밀함이다. 이것이 관계의 빼기를 통해 나를 고쳐 쓰는 첫걸음이다.


소유를 고쳐 쓰다 – 정조의 절제

나는 한때 소유가 많을수록 더 성공한 삶이라고 믿었던 시절이 있다. 그러나 넘쳐나는 물건이 오히려 내 욕심을 짓 누르고, 늘 마음을 무겁게 하는 족쇄임을 알게 되었다.


정조대왕은 화려한 장식과 사치를 덜어내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그 대신 규장각을 세우고 학문과 제도 개혁에 온 힘을 쏟았다.

불필요한 것을 덜어낸 선택이 결국 백성을 위한 진짜 힘으로 바뀐 것이다.


물건을 덜어내는 일은 단순히 공간을 정리하는 게 아니다. 내 저 깊은 욕심된 삶을 하나씩 정리하는 내려놓기 훈련의 과정이다.

이것이 소유의 빼기를 통해 나를 고쳐 쓰는 두 번째 길이다.


목표를 고쳐 쓰다 – 세이노의 충고

젊은 날에는 목표가 너무나 많았다. 승진, 재산, 명예, 성취. 그러나 욕심껏 리스트를 채워 달리다 보면,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을 놓쳐버리기 일쑤다.


세이노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것을 다 하려는 사람은 결국 아무것도 못하는 무능한 사람이 된다.”


정조 역시 개혁 군주였지만 모든 제도를 고치려 하지 않았다. 그는 규장각 개혁이라는 한 가지 목표에 몰입했고, 그것이 훗날 ‘개혁 군주’라는 이름으로 남았다.


가능한 목표를 최소로 줄이고, 단 하나에 몰입하는 것. 이것이 목표의 빼기를 통해 나를 고쳐 쓰는 세 번째 길이다.


감정을 고쳐 쓰다 – 신영복의 용서

그래도 내 안에는 여전히 많은 짐이 놓여 있었다. 후회, 원망, 두려움. 그것들이 나를 서서히 잠식했다. 신영복 선생은 옥중에서 깨달았다.


“용서란 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가볍게 하기 위한 것이다.”

20년의 수감 생활 동안 그는 원망을 내려놓는 연습을 했다. 감정의 빼기는 곧 자기 구원의 길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 지난 상처와 후회를 덜어내야만 내면의 평화를 스스로 되찾을 수 있다.


감정을 덜어내는 용기, 이것이 감정의 빼기를 통해 나를 고쳐 쓰는 마지막 길이다.


더하기와 빼기의 균형, 그리고 나

더하기와 빼기, 사실상 둘 중 하나만 옳은 것은 결코 아니다.

젊음에는 더하기가 필요했고, 이제는 빼기가 필요하다. 결국 중요한 건 시기를 알아가는 겸손의 지혜가 필요하다.


세종은 사람을 덜어냈고, 정조는 사치를 덜어냈다. 세이노는 목표를 줄이라 했고, 신영복은 감정을 내려놓으라 했다.

네 사람의 다른 길이 결국 하나의 진리를 말한다. 더한 만큼 배우고, 덜어낸 만큼 성숙한다.


이제 다시, 나를 고쳐 쓴다

나는 지금 더하기의 삶을 떠나, 빼기의 삶으로 나를 다시 고쳐 쓴다.

관계에서 불필요한 인연을 덜어내고, 소유에서 집착을 비우고, 목표에서 집중할 것만 남기고, 감정에서 과거의 상처를 조금씩 내려놓는다.

남는 것은 많지 않다. 그러나 그 적음 속에 진짜 내가 있다.


결국 인생의 정수는 더한 것이 아니라, 덜어낸 후에 남은 나 자신이다.

이제 스스로 묻고, 누군가에 대답해 주고 싶다.

당신의 삶은 지금 더하기의 길 위에 있는가, 아니면 빼기의 길 위에서 스스로가 고쳐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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