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차만 보다 보면
그 차가 세상의 전부가 된다
너무 붙으면
브레이크등밖에 안 보인다
빨간 불만 보고 사는 사람이 있다
늘 누군가의 멈춤에 맞춰 사는 사람
조금만 물러서면
옆 차선이 보이고
다른 속도로 달리는 사람들이 보인다
나보다 느린 사람이
틀린 게 아니었다
시야는 마음의 너비다
끼어들기를 당하면 화가 난다
그런데 내가 끼어들 때는
이유가 있었다
급했고, 어쩔 수 없었고, 미안했다
사람들은 저마다 그렇게 달린다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추월당하는 것도
추월하는 것도
결국 같은 도로 위의 일이다
목적지가 다르면
속도도 달라야 한다
남의 속도에 맞추다
내 길을 잃는다
그리고 가끔은
그냥 창문을 내릴 것
지도에는 없는 냄새가
그 도로에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