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지는 일요일 저녁 7시 30분
가입 조건은 간단했다.
주 2회 정모 중 주 1회 필참이라는 조건, 그리고 연회비 만원.
월회비도 아니고 연회비가 만원이라니, 정말 말 그대로 ‘거저’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몸만 있으면 러닝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큰 착각이었다.
생각보다 러닝에는 준비도, 의지도, 지속할 마음가짐도 필요했다.
그래도 “주 1회 필참” 정도는 어렵지 않았다.
사정이 있으면 미리 이야기하면 된다고 하니 문제 될 건 없었다.
그렇게 나는 5월 첫 정모부터 출석 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동호회 가입과 함께, 또 하나의 ‘도전’도 함께 시작됐다.
9월 20일, 홍성 이봉주 마라톤 10km 코스에 도전장을 낸 것.
나는 예전부터 어떤 걸 시작할 땐, 먼저 목표부터 정하는 스타일이다.
자격증 시험도 늘 접수부터 하고 나서 공부를 시작했듯이,
러닝도 그렇게 먼저 목표부터 정해 버렸다.
러닝을 시작한 이유 중 하나는 첫째 아들의 마라톤 도전 때문이었다.
그래서 남편과 아들도 함께 단체 접수를 했다.
이쯤 되니, 요즘 나의 일상 대화 주제는 러닝, 동호회, 마라톤이었다.
놀랍게도 주변 반응은 꽤 뜨거웠다.
러닝을 시작했다는 말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그렇게 동호회에 함께 가입한 사람이, 남편 외에도 두 명이나 더 생겼다.
교회에서 식사 도중 자연스럽게 러닝 이야기가 나왔고,
내가 마라톤 10km에 접수했다는 말에 함께 있던 집사님의 눈이 동그래졌다.
“저는 항상 생각만 했는데 정말 대단하세요.”
그 말이 끝나자마자, 집사님도 바로 함께 접수를 하셨다.
“그럼 오늘 저녁에 같이 뛰실래요?”
내 제안에 집사님은 “가끔 혼자 뛰곤 했는데, 너무 좋아요!” 하며 흔쾌히 응했다.
그렇게 5명이 모여, 일요일 저녁 7시 30분, 첫 모임을 하게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모임이 매주 지속될지는 몰랐다.
나도 초보지만 동호회에서 배운 기초 자세와 준비운동을
나보다 더 초보인 지인들에게 열심히 알려줬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7km를 완주했다.
마음이 맞는 누군가와 함께 뛴다는 것,
그것이 이렇게 즐겁고 유쾌한 일이라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매주 일요일 7시 30분, 이곳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두 번째 모임에는 교회의 온 가족들이 총출동했다.
몇 가정뿐인 작은 공동체지만, 아이들까지 함께 오니 스무 명은 족히 되었다.
부모들의 손을 붙잡고 온 어린아이들은 그 자체로 신이 났다.
뛰는 건지, 노는 건지 모를 자유로운 풍경 속에서 각자 저마다의 속도로 달렸다.
중고등학생들은 뛰다가, 힘들면 농구를 하다가, 그마저도 지루해지면
“왜 이렇게 뛰시는 거예요?”라며 장난스러운 인터뷰를 하며 웃음을 주었다.
모두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러닝을 즐겼다.
그날 이후 모임 공지를 위한 단톡방을 만들었고
이런 이유로 내가 이 러닝 모임의 방장이 되었다.
모임 이름도 별 고민 없이 어쩌다 러닝을 시작했다는 의미로 지은〈어쩌다 러닝〉
어쩌다 시작된 이 러닝 모임의 이름은 그렇게 내 첫 글의 제목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