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ry

송구영신

by 김가장


새 달력을 받고 가장 먼저 확인했던 새해 연휴

빨리 커서 어엿한 어른이 되고 싶었다


강태공처럼 하릴없이 합격자 발표만을 기다리며

군대부터 가야하나 앞으로 무얼 해야 하나


야심한 밤 행정반 창가에서 바라본 밀레니엄 축포

어른이 되면 어떡하지 아 나 벌써 어른이구나


사흘 밤도 지새운 혈기를 잠재운 보신각의 종소리

이제는 눈앞에 펼쳐진 꽃 길만 걷자


가지많은 나무에 바람 잘날없고 열매는 주렁주렁

보기엔 좋은데 어깨는 무겁다


다 털고 훌쩍 떠나 바라본 속초의 일출

이제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절망속을 헤메이다 벼랑끝에서 발견한

싱그럽고 청초한 도라지꽃 한송이


영원히 시들지 않게 물과 거름이 되리라

너는 그대로 그저 꽃을 피우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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