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달력을 받고 가장 먼저 확인했던 새해 연휴
빨리 커서 어엿한 어른이 되고 싶었다
강태공처럼 하릴없이 합격자 발표만을 기다리며
군대부터 가야하나 앞으로 무얼 해야 하나
야심한 밤 행정반 창가에서 바라본 밀레니엄 축포
어른이 되면 어떡하지 아 나 벌써 어른이구나
사흘 밤도 지새운 혈기를 잠재운 보신각의 종소리
이제는 눈앞에 펼쳐진 꽃 길만 걷자
가지많은 나무에 바람 잘날없고 열매는 주렁주렁
보기엔 좋은데 어깨는 무겁다
다 털고 훌쩍 떠나 바라본 속초의 일출
이제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절망속을 헤메이다 벼랑끝에서 발견한
싱그럽고 청초한 도라지꽃 한송이
영원히 시들지 않게 물과 거름이 되리라
너는 그대로 그저 꽃을 피우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