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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효명 Apr 30. 2024

마라톤은 나의 인생. 내 삶, 내 생활 자체입니다.

나의 코치님, 마라토너 이선춘 인터뷰 2

나의 첫 번째 마라톤 스승님 이선춘 코치의 인터뷰를 이어가 본다.  


고교졸업 후 서울시청육상팀(서울시립대 입학)에 입단하여 실력을 쌓았다. 4년 후 제일제당 마라톤팀으로 스카우트되어 진정한 마라톤인생이 시작. 그곳에서 진정한 마라톤 훈련을 하게 되었고 열심히 커리어를 쌓는 중 팀해체가 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운동을 포기하지 않고 고항팀 영주시청, 군복무를 위한 상무(국군체육부대) 입단, 제대 후 구미시청팀을 거쳐 2002년 다시 서울시청팀에 재 입단한다. 선수생활과 10년간 플레잉 코치로 재직 후 2018년 은퇴했다.


1. 오랫동안 마라톤 선수를 하셨으면 후배들을 가르치는 욕심이 생기지 않았나요?

그렇죠. 그래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코치를 하는 플래잉 코치 생활을 했어요.


*플래잉 코치 : 코치를 주로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 경기도 뛸 수 있는 선수로도 등록되는 것, 정식 코치이면서 정식 선수 


2. 선수와 코치중 어떤 것이 본인과 더 잘 맞았나요?

저는 코치생활이 더 힘들었던 거 같아요. 코치라는 자리가 선수와 감독의 중간자리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고충을 다 들어주고 감독의 요구도 맞춰줘야 했기 때문에 위치에서 주는 스트레스가 많았어요. 상하관계에서 중간입장이었죠. 아마 회사생활하시는 분들도 많이 느끼실 거예요.  팀이 있었으면 감독이 되었겠죠. 팀이 해체되고 나니 감독이 되고자 하는 마음도 접었죠. 그리고 아마추어 코칭길로 나갔어요. 그때부터 아카데미를 운영했어요.


  고등학교 1학년 1988년부터 2018년까지 선수생활과 지도자 생활을 계속했다. 30년을 대한민국 육상의 길 위에서 달려왔다. 감독이 될 뻔했던 기회를 놓쳤지만 그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한번 더 기회가 찾아오면  놓치지 말고 이번에는 꼭 잡으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3. 코치생활을 오래 하셨는데 혹시 기억에 남는 제자가 있었나요?

올림픽도 보내고 세계선수권대회도 많이 보냈죠. 1500m 선수를 발굴해서 마라톤을 우승시킨 적도 이었어요. 김효수 선수도 기억에 남고 현재 영천시청 감독으로 재직 중인 황준석 선수도 있었죠.


4. 개인적인 질문인데 마라톤우승하면 상금이 있잖아요. 그건 본인이 다 가지는 거겠죠?

그렇죠.

-운동선수로서 경제적인 생활은 어땠는지?

대회상금도 있고 팀상금도 있어요. 그리고 서울시청 근무 시에는 월급도 나왔고 뭐...


5. 프로선수들만 지도하다 아마추어선수들을 지도할 때 차이점이 많이 있을 거 같아요. 저도 아마추어지만 솔직히 코치님이 무슨 말하는지 못 알아들을 때도 많거든요.

맞아요.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는 더 디테일한 코칭이 필요해요. 프로는 선수관리 프로그램을 잘 돌리면 성적도 나오고 선수들의 장단점만 잘 파악해서 장점은 키우고 단점은 보완하면 성적을 낼 수 있잖아요. 체계적인 훈련방법도 짜여있으니 프로가 더 편하고 쉽게 가르칠 수는 있어요. 만들어진 주기대로 물 흐르듯 끌고 가면 되니 선수들 지도 시는 어렵지 않아요. 하지만 대한민국은 성적 지상주의기 때문에 특히 운동선수들에게는 더 그렇죠. 선수 스카우트 자체가 힘들고 운영면에서도 힘든 점들이 조금 있었죠.


6. 지금은 마라톤 붐이 일어나서 아마추어 선수급 마라토너들이 굉장히 많아요. 아마추어들에게 조언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우리나라 아마추어 선수들이 일단은 큰 문제점이 프로선수들처럼 훈련도 많이 하고 빨리 뛰려고 하는 성향이 강해요. 즐기면서 뛰어도 충분히 기록 단축이 될 수 있는데 너무 많은 것을 빠른 기간에 얻고자 하니 부상도 많이 오고 부상이 오면 관리가 어려워 또 포기하는 분들도 있어요.


-맞아요. 부상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코치님 수업을 들으면

"저 어디 아파요. 어디가 부상이에요."

그러면 무조건 쉬라고 하는데 저는 쉬면 조금 불안하거든요. 진짜 쉬어도 되는지요?

요즘 사람들이 러닝에 중독되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안 뛰면 불안하고 부상인데 뛰면 성취감을 많이 느끼죠. 제가 볼 땐 훈련방식에도 오류가 많고 또 아마추어들이 아마추어들을 가르치는 경우들이 많아 마라톤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상식들이 많아요. 저는 코칭은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 같은 전문가들이 목소리를 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7. 지난번 서울국제마라톤(동아마라톤)에서 시각장애인 김정호 선수와 함께 뛰는 사진이 인스타 메인에 올라왔어요. 저도 응원했어요. 그 얘기를 잠깐 해볼까요?

저는 은퇴 후 8년 만에 풀 마라톤 도전을 한 거였고 김정호선수는 5년 만에 도전하는 대회였어요.


-긴장하거나 힘들지는 않았나요?

저의 기록이 아니라 상대방의 기록과 안전이 중요했기에 육체적으로 힘들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두 분의 만남이 궁금해요.

3년 전 개인적으로 김정호 선수에게 문의가 들어왔어요. 저도 그전에는 시각장애인 선수가 있는지 몰랐어요. 그 당시에는 그 선수도 파트너가 있어서 저는 훈련 프로그램만 제시해 준 상황이었어요. 주법교정도 간단히 들어갔고요. 가톨릭 마라톤 클럽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하는 프로그램에서 가이드 러너를 붙여주는 봉사활동에 참가하는 분들이 있었어요. 김정호 선수도 그분들의 도움을 받아 마라톤을 시작하게 되었죠.


-김정호 선수의 주법이 교정이 들어갈 만큼 안 좋았나요?

당시 다른 러닝 아카데미에서 배운 경우라 그 주법이 좋지 않다고 얘기할 순 없지만 오래 달리려면 교정이 필요했죠.


-당시 본인의 주법이 있는데 고치기 힘들고 거부반응이 있었을 텐데요.

그렇죠. 저의 주법을 받아들이는데 2년 정도 걸렸고 지금도 고쳐나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당시 선수의 주법은 빠르고 저는 피치가 느린 편이라 피치속도 때문에 서로가 힘들었어요. 그걸 고쳐주기 위해서 같이 훈련을 시작했어요. 이제 3년 만에 기록이 나오는 거죠. 당시 김선수는 잘 뛰긴 했으나 발전성에서는 글쎄요.

저는 미래를 위해서 주법 변경을 요청했고 받아들이고 하나씩 만들어 갔어요. 그때 선수의 기록이 10km에 39분 정도였으니 나쁜 편은 아니었어요. 체력이나 기술적인 부분이 모두 약한데 주먹구구식으로 뛰기만 했던 거죠. 주법이 갑자기 바뀌니 적응할 때는 기록에 욕심을 버려야 했죠. 과도기가 조금 있었어요. 그걸 이겨내고 지금은 5년 만에 마라톤도 도전하고 서브 3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서로가 힘들었을 텐데 그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내신 코치님과 선수가 대단해 보입니다.

그때부터 시각장애인 마라톤에 관심을 가지고 현재 팀을 운영 중에 있습니다. <Sun Try>라고 가이드러너와 선수들을 같이 교육하고 있죠.


8. 코치로서 아카데미 운영자로서 앞으로 계획이 있나요?

정확한 코칭을 더 전파하고자 유튜브도 열심히 만들고 있고 엘리트 체육이었던 마라톤을 아마추어에 맞게 강도양을 잘 조절해서 누구나 쉽게 부상 없이 즐겁게 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고자 합니다.


-전국적으로도 운영을 하실 계획인가요?

그렇죠.

사실 마라톤이 90년대 이후 침체기이긴 합니다.


-문제점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해결점이 있을까요?

마라톤에서 한국선수들이 더 많이 발굴이 되려면 학교체육부터 다시 발전되어야 합니다. 바닥부터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야 되는 거죠. 초등학교에서 1000명 정도의 선수가 나와야 피라미드식으로 우수한 선수들을 발견할  수 있어요. 또한 현재 상황에서는 아마추어 선수를 발굴해서 프로화 시키는 것, 그리고 육상팀을 클럽화 시키는 것, 학교체육에 방과 후 프로그램 같은 것도 개설을 해서 운영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맞아요. 육상이 모든 운동과 훈련의 기본인데 육상이 저평가되는 게 아쉽게는 해요.

기초종목육성에 정부에서도 교육청에서도 더 힘을 실어줘야 해요. 학교마다 육상부를 만들어서 현재 육상선수출신들의 일자리도 창출이 되면 좋겠죠.


-코치님의 역할이 크네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지겠어요


9. 왜 달리시나요?

마라톤은 나의 인생이죠. 배운 것이 마라톤이고 내가 제일 잘하는 것도 달리기니깐요. 나의 인생, 나의 일부분인 거죠. 내 삶, 내 생활 자체입니다


10. 후회하시지는 않나요?

전혀요. 오히려 사람들에 의해 달리고자 하는  동기부여를 많이 받아요. 힘들 때도 있지만 지금 제 인생을 단단하게 만들어준 좋은 경험이었죠.

지금 아마추어 러닝 아카데미가 많이 활성화되어있고 배우고자 하는 러너들이 많으십니다. 올바른 현상으로 전문 러닝 아카데미에서 배우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도 열심히 제 코칭을 전파해야겠죠.


  마라톤 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 번 메이저 급 마라톤 대회를 신청할 때마다 대기시간이 1시간 정도 걸리고 신청하기도 힘들어 성공하면 박수를 쳐준다. 이제 마라톤을 시작한 지 2년 차 되는 나에게 30년 이상을 선수와 코치생활을 하고 계신 코치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도 평생 달리고 싶다는 생각을 든다. 늘 한결같은 코치님이 존경스러워지는 순간이다. 늘 그의 인생을 응원한다. 모든 우주의 기운이 그에게 쏟아져 반짝반짝 빛날 인생을 기대하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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