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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효명 May 07. 2024

오늘도 달릴 수 있음에 항상 감사해요.

무식하게 달렸어요. 부상은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

 처음 마라톤 클럽에 가입했. 하늘 같은 선배님이 한분 계셨. 반갑게 인사해 주셨고 A그룹에서 앞질러 가다 다시 D그룹(제가 속한 그룹)으로 와 이야기도 나누고 다시 A그룹으로 휙~ 어느 순간 사라졌다. 마라톤 초보가 보기에 범접할 수 없는 스피드를 갖고 계셔서 ‘친해질 수 없는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작년 여름 클럽에서 여름밤 장거리 훈련을 끝낸 후 간단하게 콩나물 국밥집에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 그는 호텔에서 일했다고. 반가운 마음에

저도 호텔에서 일했었어요. 그때가 2000년도쯤이었나?”

어느 호텔?”

“**호텔?”

헐... 대박. 저도요. 저 그때 34층 라운지에서 일했었는데…….”

전 그 맞은편에 일했었어요.”

  그렇게 우리는 같은 시간 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있었다. 그때부터 나에게 후배라고 잘 챙겨주시고 달리기에 대한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이것이 인연이라. 잠시 그 시절로 돌아가 그의 모습을 상상했다. 본 듯 안 본 듯 기억이 흐릿하다. 그는 어떻게 마라톤을 시작했을까?      


1. 마라톤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나요?

 벌써 마라톤 한지가 15년? 지금 딸이 중1이니 그쯤 되었네요.      


 마라톤 하고 딸이랑 무슨 관계인지요?

 제 나이 40에 늦둥이를 갖고 시작했으니 15년이 된 거죠.ㅎㅎ

술을 너무 좋아해서 건강이 좋지 않았어요. 종합검사를 받아보니 중증 지방간, 콜레스테롤 수치 거의 종합병원 수준이었어요. 제일 고통스러운 건 비염이 너무 심해 출근부터 퇴근할 때까지 *요리하면서 계속 재채기를 했어요.

*직업이 요리사입니다     


 늦둥이 소식에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생각해 아파트 헬스클럽을 등록했어요. 남들 뛰는 거 보고 트레드밀에 올라갔는데 100m 뛰는 것도 못 뛰었죠. 그 당시 몸무게는 82~3kg, 허리는 36인치 정도였어요. 지금 몸무게가 67~8kg 정도 수치도 다 정상이니 성공한 거죠.

     

 트레드밀에서 1km까지 달릴 수 있게 되고 조금씩 거리도 늘렸어요. 마침 회사에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한 친구가 마라톤 자랑을 해서 그 덕에 첫 대회를 갔는데 10km에 48분 기록이 나왔죠.     


~대박인데요. 첫 대회에 48분이면 진짜 잘한 건데요~

 네. 그래서 친구랑 동호회 사람들이 기록을 보고 난리가 났어요. 그 뒤로 평내동에 살 때였는데 동네와 호만천, 천마산에서 연습했어요. 그냥 무식하게 뛰어다녔어요. 거리는 하프이상은 뛰지 않았지만 시간 날 때마다 주 3회 정도 계속 연습했어요. 그 해 JTBC 풀 마라톤 신청을 했죠. 그 당시는 아무것도 몰랐어요. 지금은 SNS나 인스타 등 정보를 얻는 곳이 많았는데 그때는 그냥 무식하게 도전한 거죠.     


완주는 하셨죠? 기록이 어떻게 될까요?

  첫 풀이었는데 기록이 3시간 48분 나왔어요.

연습도 안 했고 신발이 뭐가 좋은지도 모르고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무식했죠.     


첫 기록에 서브 4를 하셨으면 마라톤에 소질이 있었던 거 아닐까요?

 아니에요. 풀 뛰고 나서 거의 움직이지 못했어요.

타이맥스 시계를 보고 뛰었는데 그 당시는 GPS가 없어서 본인 달리기 페이스를 모르지만 힘들어도 걷지는 않았어요.

     

회사에서 난리 났겠는데요.

 네. 회사에서 영웅이 되었죠.

그런데 회사일이 바빠 정작 동호회는 활동을 많이 못하긴 했어요.     


2. 그럼 동호회 활동은?

 당시 지역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은 했어요. 첫 풀을 성공적으로 뛰고 10년 넘게 같은 동호회에서 활동했어요. 제가 어렸을 때 다리를 다쳐서 한쪽 다리가 2센티 정도 짧아요. 뛸 때 자세가 이상하다고 사람들이 말할 때마다 신경 쓰이고 좋지는 않았죠. 페이스 맞는 사람들끼리 팀을 정해주면 그 그룹에서 같이 달려야 하는데 성격상 뛰다 보면 무식하게 혼자 튀어나가 욕도 많이 먹었죠. 그놈의 독립군 정신 때문에…….


 동호회에서 제가 제일 어렸어요. 나이 드신 분들이 많다 보니 인사 꼬박꼬박 하는 것도 예의는 맞는데 편하게 뛰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었죠. 10년간 거의 막내자리였어요. 마땅히 다른 곳으로 갈 클럽도 없었죠.     


 그래서 새로운 마라톤 클럽을 만들었죠. 제가 그 클럽에서 들어가서 인연이 된 거죠?

당시 클럽을 새로 만들 때도 마라톤 모임들이 활성화가 많이 안 됐죠. 자유로움을 추구하면서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부담 없이 뛰고 싶은 클럽을 만들고 싶었어요. 당시 이 지역에 신도시가 들어오고 앞으로 지역이 더 커지겠다는 생각에 클럽을 만들자 생각하고 실천에 옮겼어요. 당시가 5년 전이고 지역에 마라톤 클럽들이 생겼죠. 제가 사는 지금 동네에 달리기 인구가 늘어나고 마라톤을 알리는 것에 저 덕도 조금 일조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 마라톤 클럽이 있는데 새로 만들겠다고 하면 반발이 조금 있었을 텐데요.

 다른 마라톤 팀을 만든다고 얘기했을 때 반대도 많았고 욕도 많이 먹었죠. 당시 육상회장님도 만나고 조언을 얻어서 결국은 만들었죠.     


3. 처음마라톤 할 때는 비염이 오히려 마라톤에 안 좋았을 텐데 방해가 되지 않았나요? 단점으로 작용했을 건데요.

아니요. 달리다 보면 콧물이 흐르니, 왜 저희 달리면 콧물이 막 나오잖아요.  오히려 나쁜 염증이 빠져나가는 기분이었어요. 달리기를 하면 몸에 체온이 올라가요. 우리 몸에 1도 체온이 올라가면 몸에 면역이 좋아지고 지방이 타고 연소가 되죠. 오장육부가 특히 장이 원활하게 운동이 되면서 몸에 신진대사가 잘되니 오히려 비염이 완치가 되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재채기부터 시작했는데      


제 동생은 비염수술도 했는데, 낫지 않아 또 재발하던데요.

저도 코골이 수술까지 했어요. 결국 비염도 체질 개선이 되어야 하는 거 같아요. 비염이 완치 돼서 너무 좋았습니다. 일 한때 재채기 안 해도 되고 그거 하나만으로도 너무 좋아서 또 뛰러 나가요.     


비염 말고 달리가 하면서 좋아진 것이 있나요? 

일을 할 때는 굉장히 열정적으로 일을 해요. 그러다 보니 후배들이 못 따라오는 걸 보면 제 스스로가 마인드 컨트롤이 안 되어 굉장히 신경질적이었어요. 그런데 마라톤을 하고부터 마인드를 관리할 수 있게 되니깐 화를 안 내게 되더라고요. 달리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게 되니깐 너그러워졌어요.     


4. 첫 풀을 뛰고 다음대회에 또 나가야겠다. 생각이 드셨죠?

 당시 삼성동에서 일을 했으니 퇴근 런을 했죠. 거기에서 구리까지 주 2~3회 정도 총거리가 17~8km 정도였어요. 저는 근무시간이 남들과 다르다 보니 동호회가입은 시간이 없어서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거기에선 훈련프로그램 정보만 얻고 훈련은 개인적으로 했죠.

매년 마라톤 정보가 없고 찾으려고 하지도 않았고 그냥 마냥 좋아서 뛰니 부상을 계속 달고 뛰었어요.     


어디가 제일 부상이 많았나요?

장경인대 무릎, 종아리 염증, 발바닥부터 어깨까지 부상이 돌고 돌았어요. 그런데 제가 만든 마라톤 클럽에서 코치님을 영입해서 러닝클래스를 만들었어요. 10년 차 정도 된 후 자세교정을 받고 미드풋 연습을 하게 된 후로 신기하게도 부상이 사라졌어요. 달려도 안 아프니 이래서 클래스가 필요한 거구나 생각했어요.     


부상은 그만두거나 쉰 적이 있나요?

지금까지 풀코스 3시간 30분을 기록을 연속 12번 달성했어요. 싱글인 3시간 10분 대도 7번 정도 기록이 있죠. 2018년도 아킬레스 부상이 왔어요. 그때 푹 쉬었어야 하는데 조금 뛰면 또 아프고 뛰면 또 아프고 악순환의 연속이었어요. 완전히 쉬었어야 하는데 계속 뛰고 싶었어요.

     

 지난번 이선춘 코치님도 조언해 주셨는데 아프면 달리지 말고 휴식도 훈련이라는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달리지 말고 푹 쉬어라. 맞아요. 마라톤만 하다 보니 해 놓은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부상이 왔을 때 내려놓고 제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나이가 들어도 해 놓은 게 없어 이때가 기회다 싶어 재테크 공부를 좀 했어요. 부동산에 관심을 두고 지금 사는 동네에 아파트를, 이미 분양이 끝난 곳도 많아, 급매로 나오는 게 있나 계속 알아봤죠. 그래서 돈은 없지만 좋은 가격으로 지금 사는 곳에 터를 잡았죠. 부상이 전화위복,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부상이다 그러면 조급해하지 말고 내가 못했던 거 돌아보면서 준비하면서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생각하면 좋을 거 같아요.     


5. 서브 3의 꿈은 이 루실 건가요?

 작년 3시간 4분 기록, 올해 동아 마라톤 때는 3시간 7분 기록이 나왔어요. 이제는 서브 3 기록 욕심은 포기하고 즐기려고 합니다.     


달리고 싶어 하는데 그게 될까요? 서브 3을 포기하는 게?

  2년 전 철인 대회를 위해 자전거를 장만했어요. 대회 준비를 채 하기도 전에 사고로 대퇴부 골절이 되었어요. 병원에 있으면서 그 공간에 있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죠. 그때가 아마 인생의 또 다른 터닝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제가 할 일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어요. 90살까지 산다고 보면 현재 직장에서만 만족할 수는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퇴사를 생각했어요.


퇴원하자마자 목발을 짚고 다녔어요. 뛰고 싶은데 못 뛰니 답답하더라고요. 그래도 러닝클래스에 참석해 목발 짚은 채로 계속 걸었어요, 하루에 15km 정도 목발 짚고 걷고 거의 한 달 만에 뛰어다녔어요.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조깅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부상 3개월 만에 제 페이스를 찾고 그 해 제마(JTBC마라톤) 3시간 4분에 들어왔어요.    

 

우와. 거의 인간 승리의 스토리인데요.

당시 병원에서 계속 운동하라고 했거든요. 일종의 재활이었죠. 그런데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은 일반인들하고 정신력 자체가 틀린 거 같아요. 그게 받쳐주니 골절, 진짜 아팠어요. 지금 생각해도 당시는 너무 답답하고 힘들었어요.     


6. 철인은 포기하셨나요? 자전거 사고가 크게 나면 보통 포기를 하던데요?

 지금 다시 자전거 슬슬 라이딩을 계획하고 있어요. 장비 다시 준비하고 오늘 속도계와 헬멧이 배송됩니다. 집에 있으면 답답하기도 하고 정적인 운동 말고 액티브한 게 좋더라고요.      


7. 풀코스 뛸 때 너무 힘들다 생각으로 포기한 적이 있나요?

  2017년 자라섬 마라톤 때였어요. 지금까지 풀코스를 30~40번 뛰었는데 완주를 했는데 걸은 기억 거의 없어요. 제 모토가 <마라톤 할 때는 걷지 않는다>입니다.

그 대회에서 한 10km 후반쯤 달렸을 때 뱀이 보고 깜짝 놀라 점프를 하다 다리에 쥐가 났어요. 그 뒤 계속 쥐가 멈추질 않고 양쪽 다리에서 계속 나 결국 걷뛰 걷뛰 하다 나중에는 걸어 들어왔죠. 마라톤 하면서 걸어본 것이 그때가 처음이라 기억에 많이 남아요. 한번 걷다 보면 계속 걷고 싶어 져요. 그럼 안되죠.     


하하~저는 계속 걷뛰 걷뛰 인데 뜨끔하네요. 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8. 작년 겨울에 싱글을 목표로 동호회 2분이랑 같이 연습을 많이 하셨잖아요.

같이 톡 방을 만들어 매주 주말에 장거리 30km 정도 10번 뛰었어요. 그 멤버 중 한 분은 싱글에 성공하셨어요. 저는 실패했죠.     


이유가 뭘까요?

대회 때 제 페이스가 아니라 욕심에 서브 3 페이스메이커를 끝까지 쫓아갔어요. 저는 초반 5km를 제 페이스보다 낮춰서 달리고 후반에 강한 스타일 이에요. 그래서 페이스를 보면 전반보다 후반이 더 좋고 치고 올라가는데 결국 페이스메이커에게 말렸죠. 그러다 보니 경기 초반부터 힘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 분과 거리가 멀어지면 거리감에서 주는 스트레스가 밀려왔어요. 초반에 제 속도에 달리다 보면 20km쯤 러너스 하이가 잠깐 오고 속도가 쭉 나오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25km부터 속도가 오히려 떨어졌으니...... 다시 한번 더 기회가 주어지면 저의 페이스대로 달릴 겁니다.


이번에 같이 훈련하면서 느낀 것이 있어요. 우리가 무조건 빨리 뛴다고 해서 빨라지는 게 아니라 천천히 많이 뛰면 빨라집니다. 30km를 달린다고 하면 절대 빠르지 않은 속도인 5분 후반, 6분 초반으로 연습을 했어요. 하지만 마지막 1~2km를 남겨두고는 포인트 훈련이라고 스피드를 조금 냈어요. 이렇게만 연습 꾸준히 해도 싱글은 가능할 거 같아요. 대회 1~2주 전에 스피드 훈련 해주시고.

결국 마라톤은 장거리 싸움 이에요. 잘 뛰고 빨리 뛰고 싶지만 천천히 마일리지 쌓아가기가 가장 기본인 거 같아요.


예전 이선춘 코치님 해주신 말이 이번 훈련할 때 와닿고 계속 생각났어요. 내가 훈련할 때 달리기는 80%만 하라고 그래서 다음 날 또 뛸 수 있는 체력을 남겨두라고. 그런 걸 몰랐을 땐 연습 시 5km 반환점 돌면 5km 전력질주하고 다음 날 힘들어서 못 뛰고 그랬는데 지금은 다음날 또 뛰어도 대미지가 전혀 없어요. 너무 좋아요. 풀코스 준비 시 마음가짐은 ‘내가 오늘만 뛰는 게 아니다 내일도 뛴다’라는 생각이 중요해요.     


9. 마라톤 전 코스를 다 뛰어 봤잖아요. 어떤 코스가 제일 힘든 가요?

 10km요. 초반부터 후반까지 다 힘들어요.  저에겐 제일 쉬운 게 풀코스예요. 기록을 내려고 하니 10km가 제일 힘드네요.     


기록욕심을 버리면 좋은데, 10km는 그래도 욕심이 조금 나시나 봐요.

혹시 기억에 남는 대회가 있나요?

2017년도였나? JTBC 풀코스 대회 후 손기정 마라톤 대회 10km를 몸풀기용으로 신청해서 나갔어요. 마음을 비우고 갔죠. 그날 2km쯤 갔나? 여성 주자 3명이 너무 잘 달려요. 그 모습이 보기가 좋아 쫓아갔어요. 그런데 달려도 너무 잘 달려요. 마지막에는 결국 놓치긴 했어요. 그런데 그 바람에 10km 연대별 1등을 했어요. 마음 비우고 간 대회인데 입상까지 했죠.     


10. 앞으로도 계속 뛰실 거죠??

사업을 하다 보니 오늘도 달릴 수 있음에 항상 감사해요. 장사하면서 제가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온 것이 이 모든 것이 마라톤 덕분입니다. 제가 받은 에너지를 손님한테도 줄 수 있고 어려운 일도 멘털이 안 무너지게 관리할 수 있는 힘이 생기니깐요.

사실 마라톤 아마 남들처럼 빨리는 아니어도 평생 할 거 같아요.     



11. 혹시 지금 시작하는 사람들, 아니면 마라톤을 하시고 계신 분들께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결국 기록싸움인데 가끔 인스타를 보고 느끼지만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운동, 일, 가정 이 3가지 살면서 중요한 것인데 발랜스가 맞춰야 해요. 지금 젊은 사람들은 너무 운동에만 빠져 있는 거 같아요. 아이들을 키우는 사람들은 사실 이때가 다시 오지 않는 기회예요. 아이들은 계속 커가고 사실 같이 놀 수 있는 시기가 다시 오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가족과 놀고 가족이 자는 시간에 많이 뛰어요. 지금은 크루 위주로 뛰니깐 그 모임시간에 맞추려고 하면 가족 시간이 줄어드는 건 당연해요. 그런 현대인들의 모습이 아쉽습니다.

마라톤을 하면서 생긴 취미가 캠핑입니다. 캠핑 가서도 뛰기는 하는데 최대한 가족들과 다 놀고 자는 시간에 동네 한 바퀴 뛰러 가죠.     


12. 본인에게 마라톤이란??

활력이다. 젊게 사는 비결이다. 얼마 전 제 동창들을 만났는데, 다들 늙었더라고요. 저를 부러워해요.      


13. 마라톤 시작하시라고 조언해 주시죠?

그런데 제 나이 이제 70년생이니 뭔가를 시작한다는 게 쉽지 않아요. 그것도 마라톤을 시작한다고 마음먹는 거 자체가 어려운 일이죠.   


마라톤 시작한 초보들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자주 뛰어라~       


14. 버킷리스트, 이루고자 싶은 꿈이 있나요?

철인 3종 도전하기. 철인 준비하다가 사고가 났는데도 살짝 욕심이 나요. 사람들이 철인에서 가장 힘든 게 마라톤이래요. 그런데 저는 그게 되니. 올해 자전거를 타보고 후반기에 수영을 배우려고 합니다. 수영도 어릴 때 놀던 기억이 있으니 되겠죠.     

예전 어떤 교수님이 우리 몸을 위해 하지 말라는 3가지가 있었어요. <100km 울트라, 풀코스 3시간 30 이내 뛰는 것 , 철인> 이 3가지를 하면 부정맥이 오고 수명을 단축시킨다고. 그런데 100km 울트라 빼고 다 하고 있죠.ㅎㅎ     


15. 지금 너무 몸매가 날씬하신데 식단관리는 따로 안 하시나요?

안 해요. 먹고 싶은 거 맘껏 먹고 대회 시 카보 로딩 일주일하고 안 합니다. 술을 좋아해서 몸도 망가졌지만 지금은 술을 마시기 위해서 달린다고 저는 애주가예요. 한 달에 거의 28일을 술을 마실걸요.ㅎㅎ


군대도 1호차 훈련병, 40세까지 운동을 해본 적이 없던 그는 40세에 생긴 늦둥이로 인해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동기부여가 생겼다. 불혹에 아이가 생기자 마냥 반가울 수 없는 노릇이었고 낳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까지 했다고 한다. 그때 정신이 번쩍 들어 한 생명을 책임지기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다. 자기 밥그릇은 자기가 들고 태어난다고 둘째가 이 집에 잉태된 이유는 에너지 있고 열정적인 아빠가 태어나는 계기가 되었을지도.     


16. 언니(아내)도 지금 마라톤 열심히 하잖아요. 풀코스 준비 안 해요?

런 교실에는 나가고 동호회 활동도 하는데 풀코스는 생각이 없나 봐요. 딸도 달리기에 재미 붙여 대회를 같이 신청하려고 해요. 가족마라톤을 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근데 언니는 어떻게 시작한 건가요?

동호회를 하면서 지인들이 생기고 같이 있다 보니 사람들이 좋아서 조금씩 뛰니 재미있다고 해서요. 취미를 같이 하니 부부 사이도 좋아지고 가족들도 같은 취미를 가지니 좋죠.     


이번에 제가 서울 하프 마라톤을 하고 결승점을 보면서 생각했다. 그래도 마라톤은 골인 지점이라도 있지 우리 인생은 골인 지점이 없다. 어디가 끝인지도 모르고 달려 나갈 뿐. 앞으로 우리 인생의 끝에 뭐가 있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나의 마라톤 그리고 인생선배님 항상 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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