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아침엔 머리 위로 벚꽃 잎 하나가 떨어졌지요
여름의 점심엔 붉어진 얼굴을 손을 흔들어 식혔고
가을의 저녁엔 단풍으로 눈동자를 물들이다가
겨울의 밤에 추위로 떨면서도 우리는 늦은 아침인사를 했습니다
인사하세요, 반갑게 인사하세요
때 늦은 안부에도 아무런 의문을 품지 않았던 당신은
언제나 해 질 녘을 등지고 이쪽으로 허연 손을 흔들었는데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역광은 당신의 표정을 가렸지요
은색으로 빛나는 보드라운 억새풀 속에서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달리던 그 모습은
바람이 불어 꼭 짐승의 보드라운 털이 날리는 듯했습니다
모음이 곁을 떠나면 영영 남이 되는 것처럼
당신은 다시는
언젠가 더 넓은 갈대밭으로 간 뒤 나를 찾지 않을 것이어서
나는 시린 손발을 비비며 봄을 기다리지 못하였고
우리는 늦은 아침인사에 의문을 품지 않았습니다
인사하세요, 반갑게 인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