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학 낚시

by 박유진

인생에 비유하고는 한다

위태롭게 선 홍학의 긴 다리

관절에 갈고리를 걸어 당기는 행위를

그들은 인생에 비유하고는 한다


수면이 찰랑거린다 분홍빛 깃털이 떠다닌다

묵직하게 잡힌 월척이 팽팽한 줄을 끌어내리고

무게가 향하는 대로 끌려가 물에 빠질 것처럼

그들은 몸을 기울여 힘겹게 줄을 감았다


홍학이다 그것은 홍학

물에 젖은 홍학이 딸려 나온다 갈고리에 걸린 채로

그것은 창백하고 비극적이고 불쌍하며 꺾여있다

안타까운 생명이 또 하나 건져 올라온다


홍학은 할 말이 분명 많을 테다 듣는 이는 없을 테다

그것은 그저 낚인 수확물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

배 아래 깔린 홍학 배 위의 홍학

다리가 걸린 채 물에 쓸려 다니는 행위를


그들은 인생에 비유하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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