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를 보러 갔다가 우연히 멋진 턱시도를 입은 고양이와 마주쳤다.
인기척이 나는데도 놀라는 척 한 번 하지 않는 것을 보니, 바닷가 마을의 주민에게 길러지는 고양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의 윤기 나는 까만 털을, 하얀 새알심 같은 작은 발을, 통통한 꼬리를 한 참을 바라봤다. 정말 예쁜 고양이라서 아마도 따뜻할 작고 복실한 몸을 살짝 안아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날은 작은 고양이의 몸을 따라 진한 그림자가 질 정도로 볕이 좋은 날이었다.
고양이는 가만히 햇살을 받다가 갑자기 벌러덩 누워서 등을 흙바닥에 비벼대기도 했다.
고양이가 무얼 하는지는 몰라도 그 순간 고양이가 기분이 퍽 좋다는 것은 알겠어서 나도 괜히 마음이 좋았다.
그날 고양이를 멀찍이서 10분쯤 바라보다가 조용히 사진을 찍고 돌아선 게 전부인데도, 그때의 겨울 여행을 생각하면 사진 속 고양이부터 떠오른다. 새파란 바다를 등지고 햇살을 가만가만 받던 고양이.
나는 그날 이 까맣고 작은 고양이에게 첫눈에 반해버렸던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