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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설쓰는 하루 Jun 16. 2024

죽지마! 강아지, 나랑 같이 살자

나에겐 좀 신기한 강아지.


언젠가 이별을 해야하는 강아지가 있다. 그리고 죽음을 심산치 않게 생각하는 주인이 있다.

강아지가 뭐 다 똑같은 강아지이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글에 등장하는 '식빵이' 는 좀 신기한 강아지이다. 카메라를 알아보고 카메라로 찍기만 하면, 자신을 찍는다는 걸 알아서 잘 봐주지도 않고 남자어른과 할아버지들을 무서워하는 경향이있어 나를 보호하기 위해 야무지게 짖는다. (이럴 때만) 평소엔 엄청 얌전한 강아지다. 좋아하는 건, 책산이다.(산책_산책을 알아들어서 책산이라고 말했더니 이젠 책산을 알아듣는다.)


내가 글을 쓰고 있으면, 방문 앞에 노크를 하듯 식빵이가 조용히 온다. 보통 강아지였다면 방문을 긁어서 자신이 왔다고 문을 열어달라고 했을텐데... 식빵이는 그냥 내가 문을 열 때까지 기다려준다. 그냥 가는 걸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지금처럼 이렇게 글을 쓰는 시간이 길어지면, 어느센가 식빵이는 가고 없다.


이렇듯 이글은 식빵이에 대한 이별 감성 에세이다.


식빵이는 올해 5살이고 여아다. 그리고 실외배변을 한다. 하루에 두 번, 못해도 내가 하루에 한번 응가를 하는 걸 봐야 속이 시원하다. 그리고 식빵이를 사랑하는 식빵오빠. (내 전남자친구) 브런치 스토리에 담길 내용은 식빵이와 식빵오빠와의 관계, 그리고 사랑을 담을 예정이다. 식빵이가 아니였음 전남자친구와의 관계도 끊겼을것이다. 나는 아직도 전남자친구를 사랑하고 있다. 우리는 식빵이 영상이라는 면목으로 연락을 이어가고 있다.


식빵오빠는 식빵이의 영상이 없으면 잠을 잘 못잘정도로 불면증을 심히 앓고 있는데, 이제는 내가 1순위가 아니라 식빵이가 1순위라고 식빵이 영상을 저장하기 위해 외장하드 8테라에 휴대폰은 S24울트라512기가를 샀더랬다. 누가 남에 강아지를 이렇게 까지 예뻐 하겠냐만은, 그만큼 식빵이는 남다른 강아지이다. 물론 나와 식빵오빠가 더 애정어린 시선, '우리' 강아지라는 면목이 있기 때문에 더 그렇게 예쁘게 보일 수도 있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희한하게 식빵이는 분위기를 잘 읽는 강아지중에 하나이다. 강아지도 청소하는 분위기, 싸우는 분위기, 칭찬하는 분위기 등 이런 분위기를 읽는다는데 그에 있어서 식빵이는 굉장히 주도면밀한 강아지다. 그래서 식빵이는 다른 강아지들과는 어딘가 다른 면모가 있다. (다음편에서 소개할 예정)


이런 강아지와 평생 실외배변 산책하면서 놀고 싶은데... 나와 식빵이와의 이별 할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슬퍼진다. 하지만 언젠가의 이별을 생각하면서 오늘 하루를 보낼 수는 없다. 그래서 내가 지었다. #이별감성에세이  이별이긴 하지만 평범한 이별이 아닌 것이다. 사랑하는 식빵이와 다시 시작하는 오늘! 그래서 이번 브런치 스토리 제목도 <죽지마! 강아지, 나랑 같이 살자> 식빵이가 나와 함께 살아주는 그날까지. 이별감성에세이는 계속 된다. 


강아지의 핑크색코는 너무 산책을 많이 해서, 까만 코가 다 볏겨져 핑크색이 된 것이다. 강아지가 산책을 좋아하면 좋아했지, 저렇게 코가 볏겨질정도로 하다니! 좀 놀라웠을 것이다. 하지만 난 강아지를 볼때 코부터 확인한다. 이 강아지의 코가 핑크색쪽인지 아님 검정색쪽인지. 나의 기준이지만 나는 핑크색쪽에 많이 있으면 산책을 많이 했다는 증거로 이 강아지는 행복한 강아지라고 판단한다. 그리고 발바닥의 상태도 함께 보는데, 우리식빵이는 거의 날짐승이 따로 없을 정도로 발바닥이 더럽다. 하지만 발바닥이 더러운 강아지는 행복한 강아지이다. 그만큼 산책을 많이하고 돌아다닌 거니까. 


식빵이의 발을 보면, 정말 이 아이와 뛰놀았던 산이고 트랙이고 공원이고 모든 곳이 담겨있는 것만 같아서 기분이 좋다. 실제로 식빵이 발은 날짐승같다.(ㅎㅁㅎ) 발톱을 자르는 것을 무서워해 정기적으로 발톱을 자르러 미용실에 가야했고, 그러지 않을때는 긴 발톱으로 거실바닥을 총총총총 하면서 걸어다닌다. 처음엔 강아지에 관심없고 귀찮기만 하시던 아빠도 총총총총 소리가 듣기 싫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총총총총 소리를 듣고는 웃으신다. 나는 식빵이의 총총총총 발걸음 소리가 나중엔 얼마나 사무칠지 지금도 가슴아프다.


그래도, 그래도 식빵이와의 귀여운 추척을 이 이별감성에세이에 담고 싶다.

사무치게 아파도, 힘들어도 피하지 말고.


강아지는, 강아지는, 나와 

계속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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