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후회가 남지 않도록, 마지막 도전

by 위니 wini


사실, 앞서 밝힌 포부 이전에 많은 일들과 과정이 따랐다. 그렇게 다짐하고 미래를 설계하기까지 부딪히고 깨지던 시간의 여정을 거쳐서 오게 되었던 것이다. 자개 공방을 떠올린 후, 나름대로 구상을 계속해서 이어갔지만 직업으로 바로 전향하지는 않았다. 자개로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슴 설레는 반짝거리는 마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잠시 뒤로 했다.


그 연유는 이전에 해오던 공간 디자인에 대한 아직 배우지 못한 것들에 대한 갈증, 묵혀두었던 답답한 호기심에 여전히 나는 미련을 두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까닭이다. 나는 새로운 방향의 도전을 하기 이전에 앞서, 현재 직업에 대한 마지막 기회를 주고자 했다. 그래야 미련도, 후회도 없이 깔끔하게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나 힘들어했지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다시 한번 부딪혀보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은 늘 주거 디자인만 하다가 상업 공간 디자인은 접해보지 못했기에 일단 경험해 보고 그 뒤에 판단하자는 생각이었다. 당시에 내 마음은 지금까지 해온 일이 정말 나와 적성에 안 맞는 것인지 단판을 짓지 못해 제대로 부딪혀보고 생각해 보자는 쪽이었던 것이다. 경험해 보지 못한 상공간 분야를 해보고 멈출지 말지 결정하는 것이 내게 미련과 후회를 가장 적게 남길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늘 해보고 싶었던 상업 공간을 해보면 오히려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여태 몰랐던 미지의 세계를 경험해보고 싶은 갈망, 묵혀두었던 궁금증으로 인한 미련 등으로 나의 마음은 확고했다. 전공자로서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은 채로 그만두는 것은 스스로도 후련하지 않을뿐더러 찝찝할 뿐이었다. 헛된 시간이 되지 않도록 잘 갈고닦고 배워서 이후의 나의 집이 되었든, 나의 사업 공간이든 스스로 설계부터 시공까지 다 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었다.


지금 여기서 다시 도전하는 건 경력자로 이직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것저것 다른 경험을 해보고 몇 년 뒤에 “아, 그때 좀 더 해볼걸.”, “과거의 미련이 자꾸 생각나 나를 갉아먹는 것 같아.” 하며 그제야 다시 돌아가려 해 봤자 경력 단절로 더욱 힘들 것임을 예상했다. 그러니 지금은 정말 내게 마지막 용기와 다름없었다. 마지막 힘을 쥐어짜 내 다시 부딪혀볼 용기. 그래도 아니다 싶어 포기할 땐 포기하더라도 스스로에게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을 용기. 미련과 후회를 남기지 않고자 각오한 용기. 최선의 선택이라 믿었던 용기. 그렇게 나는 8개월 만에 다시 새 직장으로 이직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역시 후회 없다. 많은 고행이 있었지만 그로 인해 지금의 내가 되었다. 헤매던 시간 속에서 발견한 깨달음, 스스로 부딪혀 발견한 그 깨달음은 더없이 소중하고 소중하다.



토요일 연재